대한항공이 내년까지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고 2년간 별도 자회사로 운영한 후 '대한항공' 브랜드로 통합하겠다는 일정을 밝혔다.
우기홍 대한항공 사장은 31일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갖고 이 같은 내용의 아시아나항공 인수·통합(PMI) 계획에 대해 설명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통합 시기는 당초 6월 말로 예정돼 있었다. 하지만 각국의 기업결합심사와 통합 저비용항공사의 운영방안 등 난제에 연기되는 분위기다.
특히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기 위해선 한국, 중국, 일본, 대만, 베트남, 태국, 유럽연합(EU), 미국, 터키 등 9개 경쟁당국의 승인이 필요하다. 하지만 현재 대한항공은 터키 한 곳을 제외한 8개 국가의 승은을 얻지 못한 상태다. 대한항공에서는 올해 안으로 나머지 8개국으로부터 승인받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구체적인 승인 시점을 단정하기는 어렵다.
뿐만 아니라 양사는 지상조업사, 마일리지 통합, 중복노선 정리 등 조정 작업도 필요한 상태다.
대표적인 예로 대한항공은 '토파스', 아시아나항공의 경우 '아시아나세이버'를 각각 별도의 항공 예약·발권 계열사를 가지고 있다. 두 계열사의 경우 각각 계약을 맺은 해외 합작 파트너사마저 다른 상태이기 때문에 쉽지 않은 통합 작업이 될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우기홍 사장은 "아시아나항공 자회사 편입 후 통합 전 양사 별도 운영 기간에는 코드쉐어 등 협력 가능한 방안을 모색할 예정"이라며 "검토한 바로 양사 통합 후 운항시간대 재구성 시, 현재와 동일한 공급을 제공하기 위해서는 항공기 소요대수가 약 10% 절감돼 효율성 제고가 가능하다"고 답했다.
이날 기자 회견에서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통합작업 뿐만 아니라 양사가 거느린 저비용항공사(LCC) 3곳에 대한 운영방안도 나왔다. 진에어, 에어부산 에어서울 등 3곳으로 나눠진 양사의 LCC 항공사들은 하나로 합쳐진다. 다만 통합 LCC를 한진칼 자회사로 둘지, 대한항공 자회사(한진칼 손자회사)로 둘지는 정해지지 않은 상태다.
다만 진에어를 대한항공 자회사로 내린 뒤 에어부산과 에어서울을 합병하는 방안과 한진칼의 자회사로 만들어 대한항공의 형제회사로 두는 방안 사이에서 고민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통합 LCC 본사 위치 대해서는 우기홍 사장마저 말을 아꼈다.
우 사장은 "지금 시점에서 통합 LCC의 본사 위치를 말하기에는 이른 감이 있다"며 해당 질문에 선을 그었다.
통합 후 인력 구조조정에 대해서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실사를 통해 확인한 양사 중복 인력이 1200여명이지만, 매년 발생하는 정년퇴직·사직과 자연감소율을 고려하면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게 대한항공 측 주장이다.
대한항공은 준비 기간인 2년 동안 안전운항체계 준비, 정보기술(IT) 시스템 통합, 조직 및 회계제도 통합, 상용고객 우대제도 통합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 과정에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영향이 완전히 사라진다면 3000억~4000억 원의 시너지 효과도 가능하다고 회사측에서는 보고 있다.
우기홍 사장도 "통합 시 부문별 인력 재배치 등을 통해 인위적인 구조조정 없이 인력을 운영하겠다"면서 "PMI로 수용해서 고용불안이 없도록 최우선으로 노력할 것"이라는 입장을 고수했다.
[위키리크스한국=장은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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