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버스 시대] 대선후보들이 해야 할 게임-‘메이 플라이’
[메타버스 시대] 대선후보들이 해야 할 게임-‘메이 플라이’
  • 정숭호 칼럼
  • 기사승인 2021-09-23 07:12:43
  • 최종수정 2021.09.23 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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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버스 전문가 김상균 교수(강원대, 인지과학)가 만든 ‘메이 플라이(May Fly)’ 게임을 소문내고 싶습니다.

“(함께 하는) 구성원들의 가치관까지 알 수 있는 인생 게임”이라는 김 교수의 설명과 전혀 어긋나지 않는 게임이기 때문입니다. 메타버스 전문가가 게임을 만드는 건 전혀 이상하지 않습니다. 메타버스는 게임이 발전함에 따라 모습을 드러낼 수 있었습니다. 김 교수는 『디지털 지구, 뜨는 것들의 세상-메타버스』 같은 메타버스 책도 쓰고 인류와 게임의 관계를 파헤친 『게임 인류』도 써냈습니다. 『게임 인류』에서 그는 메이 플라이 게임을 이렇게 설명합니다.

<메이 플라이는 20대부터 70대까지 인생을 미리 살아보는 게임이다. 게임 시작 전 플레이어들에게 인생의 가치관이 적힌 카드 일곱 장과 생명 카드 세 장을 나눠준다. 플레이어는 상대적으로 덜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카드를 다른 플레이어의 카드와 교환한다. 게임을 하다 보면 “왜 이 중요한 카드(가치관)를 버리고 왜 이 카드(가치관)를 택하느냐”는 대화가 자연스럽게 오간다.>

카드에 적힌 가치관은 ‘현금 10억 원’ ‘이타심’ ‘긍정 마인드’ ‘풍부한 인맥’ ‘명예’ ‘도전 정신’ ‘유머 감각’ ‘아름다운 외모’ ‘책임감’ ‘창의성’ ‘권력’ ‘동료들의 신뢰’ ‘권력’ ‘허물없는 친구’ ‘뛰어난 화술’ ‘강한 인내심’ 등 25개입니다.

“김 교수는 오랫동안 학생들의 고민을 상담해주면서, 그 상담을 토대로 이 25개의 핵심가치를 뽑아냈다”는 설명이 한 블로그에 있었습니다. 생명카드는 한 장을 갖고 있으면 수명이 5년이 늘어납니다. 세 장을 모으면 15년을 더 살 수 있지요.

‘동료들의 신뢰’ 카드나 ‘허물없는 친구’ 카드를 가진 사람은 이 카드들을 ‘현금 10억 원’ 카드와 바꿀 수 있으며, 다른 가치관 카드를 내주고 생명카드를 한 장 더 가져올 수 있겠지요. 신뢰나 친구 같은 것 없이 5년 더 살면서 현금을 마음껏 쓰겠다는 생각이 든다면 말입니다.

메이 플라이 게임의 ‘가치 카드’. /출처=메이 플라이
메이 플라이 게임의 ‘가치 카드’. /출처=메이 플라이

김 교수는 『게임 인류』에서 이 게임의 효과를 이렇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플레이어는 상대적으로 덜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카드를 다른 플레이어와 교환한다. 게임을 하다 보면 “왜 이 중요한 가치관을 버리고 이 가치관을 택하느냐”는 대화가 자연스럽게 오간다. 단순한 도구를 가지고 단순한 룰에 의해 진행되는 메이 플라이는 평상시에 쑥스러워서 하기 어려웠던 인생의 가치관에 대해 설계한 게임이다. 연령 별로 게임하는 공간을 나누고 이동하면서 문제를 푸는데, 게임의 끝에는 죽음이 기다리고 있다. 마지막 단계는 미리 자신의 묘비명을 적는 것. 이러한 일련의 과정을 통해 플레이어들에게 ‘당신이 살아오면서 했던 선택들이 당신의 인생’이라는 것을 상기시킨다.>

김 교수의 설명은 내가 왜 메이 플라이 게임을 소문내고 싶어 하는지를 말해줍니다. 메이 플라이는 ‘경험을 미리 해보게 해주는 게임’이기 때문입니다. 게임을 하면서, “나는 왜 사는가” “왜 이렇게 사는가” “이것 말고 다른 삶은 없었는가” “이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 “그것을 얻으려면, 또 그렇게 살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를 생각케 해주는 게임이기 때문입니다. 경험만큼 값진 것은 없지요. 하지만 거의 모든 경험은 실제로 겪은 다음에 생겨납니다. “미리 경험해본다” 말은 그래서 모순이기도 합니다. 메이 플라이 게임은 이런 경험을 카드 게임이라는 형식으로 미리 겪게 하고 대처하게 하여 삶에 대한 가치관을 변화/개선 시키는 데 매우 효과적일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김 교수는 이 게임을 기업의 직원 교육용으로 활용해도 좋을 거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요즘 기업은 직원 교육과 마케팅, 업무 생산성을 향상시키기 위해 게임적 요소를 많이 동원한다. 가장 많은 투자를 하는 부분은 교육이다. 한 번에 200명이 넘는 사람들이 참여할 수 있기 때문에 단체 교육에 많이 활용된다. 게임을 시작하기 전 이 게임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것을 이야기하면 기업 임원이나 교사들의 반응은 늘 시큰둥하다. 하지만 게임이 시작되면 플레이어들로부터 “생각할 시간을 더 달라”라는 요청이 쇄도한다. (생략) 메이 플라이는 개인의 진짜 속마음과 가치관이 드러나는 게임이다.>

나는 이 게임을 대선 출마를 노리는 사람들에게도 시켜도 되겠다고 생각합니다. 인신공격 아니면 물에 물탄 듯 했던 말 되풀이하고, 준비가 안 돼 질문도 답변도 ‘버벅거리는’ TV토론보다는 전 국민이 지켜보는 가운데 후보들이 어떤 가치관을 경멸하고 어떤 가치관을 추구하는지, 그의 속마음은 어떤지, 자신의 묘비명에 무슨 말을 남기려는지 알아보는 데 훨씬 도움이 된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May Fly는 ‘하루살이’입니다. 김 교수는 하루에 인생을 다 살아본다는 뜻에서 이 이름을 붙였습니다. 김 교수에 따르면 메이 플라이는 현재는 절판이나 곧 새로운 버전이 나온다고 합니다.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을 쓴 밀란 쿤데라는 경험의 중요함을 문학적으로 갈파(喝破)했습니다. “출생에서 죽음 사이를 잇는 선 위에 관측소를 세운다면 각각의 관측소에서 세상은 다르게 보인다는 것이다. 그 자리에 멈춰 있는 사람의 태도도 변한다. 정말이지 이것은 너무나 분명하다. 아, 너무도 분명하다. 즉 무엇보다도 먼저 그 사람의 나이를 이해하지 않고는 그 누구도 다른 사람을 이해할 수 없다.” 쿤데라의 산문집 『커튼』에 나오는 문장입니다.

/ 정숭호 메타버스 인문경영연구원 이사장 (전 한국일보 경제 부국장, 심의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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