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재계 결산] 물러설 곳 없는 롯데, 순혈주의도 깨부쉈다
[2021 재계 결산] 물러설 곳 없는 롯데, 순혈주의도 깨부쉈다
  • 장은진 기자
  • 승인 2021.12.30 07:43
  • 수정 2021.12.30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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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진한 계열사에 외부출신 영입…BU서 HQ체제로 탈바꿈
창사이래 첫 희망퇴직·직급 간소화 등 세대교체 기반 마련
[사진제공=롯데그룹]
[사진제공=롯데그룹]

롯데그룹이 제대로 독기를 품었다. 지난 11월 임원이사를 단행해 부진한 계열사 대표들을 쳐내고 외부인재들을 영입했다. 그 결과전통 롯데 출신인 강희태 부회장이 경질되고 30년 간 P&G에 몸담았던 김상현 전 홈플러스 대표가 롯데쇼핑의 대표이사(CEO)에 선임됐다.

1979년 롯데쇼핑 출범 이후 백화점, 대형마트, 편의점, 홈쇼핑 등 롯데그룹의 유통 부문을 총괄하는 수장에 '비(非)롯데맨'이 임명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 롯데, '빠른 추격자' 체제로 인사 조직 재편

새로 선임된 김상현 대표는 P&G의 평사원으로 시작해 아시아태평지역 총괄 사장, 미국 본사 신규사업담당 부사장까지 지내는 등 P&G에서 아시아인으로 가장 높은 곳까지 올라간 입지적 인물이다. 때문에 백화점 출신이 장악해왔던 기존 조직에 강도 높은 '메스'를 들기 적합한 인사로 평가를 받고 있다

실제 김 신임 대표는 취임한 직후 2차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다. 대상은 8년 차 이상 직원 1200여 명이었으며 희망자는 130여 명으로 확인됐다. 그 외에 과감한 사업 정리도 이어갔다. 적자를 면하지 못하던 H&B스토어 롭스는 롯데마트 내 숍인숍 형태만 유지하고 모두 닫기로 했다.

롯데쇼핑에 이어 호텔롯데도 외부인재가 유입됐다. 바로 안세진 전 놀부 대표다. 안 대표는 LG그룹, AT커니, 모건스탠리PE 등 호텔업무와 무관한 이력을 가지고 있지만 재무 구조와 사업 전략에 능하단 평가를 받고 있다. 이는 호텔롯데의 상장을 꿈꾸는 롯데그룹의 이해관계와 일치한다.

호텔롯데는 지난 3분기 누적 매출액이 전년 대비 12.4% 증가한 3조1624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전년 -4632억원보다 개선된 -2476억원으로 확인됐다. 적자가 줄어든 것은 긍정적인 신호지만 상장을 위해서는 수익개선이 시급한 상태다. 

■ HQ 체제 도입한 롯데, 체계적·투명 경영 '총력'

빠르게 변화하는 가운데 시장의 변화에 발빠르게 대응할 수 있도록 수장 뿐만 아니라 조직체제까지 탈바꿈한 점도 인상적이다. 롯데그룹는 지난 11월 기존 비즈니스 유닛(BU·Business Unit) 체제를 대신해 헤드쿼터(HQ·HeadQuarter) 체제를 도입하기로 했다.

HQ체제는 기존 BU 대비 실행력이 강화된 조직이다. 사업군 및 계열사의 중장기 사업 전략 수립 뿐만 아니라, 재무와 인사 기능을 보강해 통합 시너지를 도모할 계획이다. 구매, IT, 법무 등의 HQ 통합 운영도 적극적으로 고려하고 있다.

사업군은 출자구조 및 업의 공통성 등을 고려해 식품·쇼핑·호텔·화학·건설·렌탈 6개로 계열사를 유형화했다. 주요 사업군인 식품, 쇼핑, 호텔, 화학 사업군은 HQ 조직을 갖추고, 1인 총괄 대표 주도로 면밀한 경영 관리를 추진할 계획이다. 정보기술(IT), 데이터, 물류 등 그룹의 미래성장을 뒷받침할 회사들은 별도로 두고, 전략적으로 육성할 방침이다.

■ 신동빈 회장, '민첩한 의사결정' DNA 심었다

각 그룹사의 자율 경영, 책임 경영을 강화하고, 롯데지주는 지주사 본연의 업무에 집중할 예정이다. 그룹 전체의 전략 수립 및 포트폴리오 고도화, 미래 신사업 추진, 핵심인재 양성에 주력할 계획이다. 지주사와 HQ·계열사 간 커뮤니케이션 강화를 위해 롯데지주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혁신실 산하 사업지원팀도 신설했다.

롯데그룹은 이번 조직개편으로 각 사업군별로 한층 더 빠른 의사결정 체계를 구축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예컨데 BU체제에서는 계열사가 일정수준 이상의 투자를 집행하기 위해서는 '계열사-BU-지주-신동빈 회장'으로 올라가는 보고체계를 거쳐야 했다. 문제는 BU와 지주 등을 거치다보면 시간이 오래걸릴 뿐만 아니라 기존 투자계획이 다소 축소되는 경향이 나타나곤 한다.

기존 BU가 계열사 관리와 시너지 모색에 초점을 둔 것에 그쳤다면 HQ는 자체적인 의사결정으로 투자도 활발하게 추진할 수 있다. 사업군 총괄대표의 권한과 책임을 키운 배경이다. 여기에 의사결정 체계가 간소화 되면서 롯데의 과감한 의사결정도 기대된다. 특히 변화를 주도하기 위해 영입된 외부인사들이 이를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위키리크스한국=장은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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