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KI 프리즘] 美, 하루평균 확진 30만명 '최고치' 경신…아시아로 공포 확산

미국에서 오미크론 변이의 확산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연일 새 기록을 쓰고 있다.

CNN 방송은 미 존스홉킨스대학 데이터를 인용, 미국의 7일간 하루 평균 신규 코로나19 확진자가 30만886명으로 집계됐다고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에서 코로나19가 가장 극심했던 지난겨울의 기록(25만1천989명·1월 11일)을 뛰어넘은 것은 물론 연일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 이후 최고치를 갈아치우고 있는 것이다.

독자적으로 통계를 내는 뉴욕타임스(NYT) 데이터도 이날 7일간의 하루 평균 신규 확진자가 30만명을 넘어선 것으로 분석됐다.

NYT는 또 29일 하루동안 발생한 신규 확진자가 48만8천명을 넘어서며 하루 확진자 수로도 팬데믹 이후 최다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지난 겨울의 하루 최다 확진자 기록의 거의 2배에 달하는 것이다.

이 신문은 실제 하루동안 발생한 신규 확진자수는 월요일인 27일에 더 높았지만 이는 성탄절 연휴 기간 보고되지 않은 데이터가 포함되면서 부풀려진 것이어서 기록으로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또 최근 1주일간 200만명이 넘는 신규 확진자가 나왔고, 50개 주 가운데 15개 주와 자치령에서 팬데믹 이후 최대 확진자 기록을 썼다고 NYT는 전했다.

그동안 비교적 확산세가 덜한 아시아 국가들은 미국의 확산세에 초비상이다. 미국과의 이동이 많을 수 밖에 없는데다 전 세계 인구의 대부분이 집중돼 있는 아시아 지역들에서 전염력이 강한 오미크론 확산은 필연적일 수 있다는 의견들이 나오고 있다.

현재는 입국 시 격리 강화와 널리 일반화된 마스크 착용이 아시아 지역에서의 오미크론 확산을 늦추고 있다. 한국과 일본, 태국은 지난 가을 코로나 규제를 완화했다가 최근 재빨리 다시 강력한 조치를 내렸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앞으로 몇 주가 중요하다고 말하고 있다. 일본의 정부 코로나대책분과 회장 오미 시게루 박사는 속도가 붙으면 오미크론 확산이 급속도로 빨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초 재앙적인 코로나19 확산을 겪였다가 겨우 일상으로 돌아온 인도에서는, 700건 이상의 오미크론 확진이 보고되면서 다시 공포에 떨고 있다.

인도에서는 항체가 생겼는지 확인하기 위한 선별조사가 정기적으로 실시되고 있다. [출처=더컨버세이션]

인도의 수도 뉴델리는 크리스마스와 신년 모임을 소규모로만 허용하고 다른 지역들도 자가격리와 영업점포들의 백신패스 도입 등의 규제들을 발표했다.

많이 붐비기로 유명한 뉴델리의 찬드니 초크 시장에서 이번 주 많은 사람들이 마스크를 쓰지 않고 다녔다고 보도됐다. 이 지역에서 단거리 운송수단 릭샤를 모는 마헤시 쿠마르는 승객들이 오미크론의 존재를 믿지 않아 걱정된다며, “그들은 바이러스의 존재를 믿지 않지만, 나는 무섭다. 나에게는 아이들과 가족이 있다. 나에게 무슨 일이 일어난다면 그들을 누가 돌볼 것인가”라고 말했다.

코로나19 대휴행에 여러 차례 대응해 온 호주는 지난 수요일 오미크론이 너무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고 발표했다.

현재 오미크론 확진자 수는 한국이 500명 이상, 일본이 300명 이상, 태국이 700명을 넘었다. 중국은 오미크론 감염에 대한 정확한 집계는 보고되고 있지 않지만 8명 이하로 AP는 보도했다.

필리핀에서는 4건의 오미크론 감염이 보고됐는데, 성탄절을 맞아 사람들이 쇼핑몰과 성탄 미사에 몰린 것으로 전해진다. 일부 병원들은 코로나19 병동을 해체하기 시작했는데 시기가 너무 일르다는 지적이 있다.

일본은 모든 입국자들에 대해 코로나 검사를 실시하고 양성 결과가 나온 사람들 모두를 자가격리하도록 하는 조치로 오미크론의 확산을 늦추고 있었으나, 지난 주 오사카와 교토 지역에서 첫 지역 내 감염이 확인되면서 장벽이 무너졌다. 전문가들은 검사를 확대하고 부스터샷의 속도를 높이며, 병상을 더 확보하는 등 정부가 오미크론에 대비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

일본 도쿄의 도심 풍경 / 연합뉴스

오미 박사는 “오미크론은 증상이 약할 수 있다고 믿고 싶으나, 빠른 속도의 감염은 환자의 수를 배로 빠르게 늘리고 병원들이 마비될 수 있다”고 말했다.

모더나 백신으로 부스터샷 접종이 시작된 대만은 음력설 대규모 귀성 이동이 있기 전에 3차 접종을 할 것을 적극 권하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이 중국과 아시아의 많은 개발국가들이 중국이 만든 백신을 사용해서 이에 대한 효과에 의구심을 제기하고 있다고 AP는 전했다.

화이자, 아스트라제네카, 또는 모더나로 부스터샷 접종을 하면 다소 떨어지기는 하지만 그래도 오미크론에 대한 보호 효과가 있다는 예비 연구 결과가 있는 반면, 아직 정식 보고는 되지 않았으나 홍콩 대학교 연구에 따르면, 중국에서 널리 사용된 시노백 백신은 심지어 부스터샷을 맞아도 오미크론에 대항할 수 있는 항체가 충분히 생성되지 않는다고 AP는 보도했다. 홍콩은 시노백과 화이자 백신을 제공하고 있다.

시노백 측은 입장 표명을 하고 있지 않지만, 중국 당국은 중국에서 만든 백신들이 효과가 있다고 말하고 있다. 중국 정부의 최고위 전염병학자 종 난샨 박사는 “우리의 불활화 백신(inactivated vaccine)은 여전히 상당히 믿을 수 있고 여러 항원들에 작용한다. 따라서 오미크론에 전혀 효과가 없는 것은 아닐 것이다”라고 말했다.

중국 백신에 의존한 일부 국가들에서 부스터샷은 다른 백신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고 한다.

중국의 시노백과 시노팜을 사용한 태국은 부스터샷으로 아스트라제네카와 화이자를 제공하고 있다. 시노백을 주로 접종한 인도네시아는 의료 종사자들에게 모더나 부스터샷을 제공하고 있다. 1월에 일반인들을 상대로 부스터샷을 시행할 계획이지만 어떤 백신을 사용할 것인지는 아직 전해지지 않았다.

중국은 베이징 동계 올림픽을 앞두고 아주 강력한 조치로 감염 확산을 차단하려고 하고 있다.

중국 당국은 지난 주 천 3백만 인구의 시안 지역을 봉쇄했다. 이곳에서는 수백명이 델타 변이에 감염됐는데, 지난 월요일에는 이 지역 내 사람들 모두 검사가 끝날 때까지 자택 격리에 들어가도록 명령했다.

갑작스런 이동 금지령에 소셜미디어 상에는 시안 주민들의 불만이 터져나왔다. 많은 이들이 인스턴트, 가공 식품 등에 의존하고 있는데, 며칠 동안 어떻게 신선 식품 등을 공급받을 수 있을지 등을 걱정한 것으로 전해진다.

중국은 입국자들에 대해 지역에 따라 수 주 간의 격리 조치를 취하고 있는데 3주가 일반적인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중국으로서는 올림픽을 위해 어떻게 제로 코로나19 정책을 펼칠지가 큰 문제다. 현재까지 알려진 규정에 따르면 선수들은 지정 구역을 벗어나서는 안 되고, 그 외 대표단과 기자, 현장 스태프는 매일 코로나 검사를 받아야 한다.

[위키리크스한국= 최정미 기자]

prtjami@wikileaks-kr.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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