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레이다] 'RE100·CDP' 탄소중립 나선 산업계… "제조업으론 한계 뚜렷"
[재계 레이다] 'RE100·CDP' 탄소중립 나선 산업계… "제조업으론 한계 뚜렷"
  • 최종원 기자
  • 승인 2022.02.03 09:18
  • 수정 2022.02.04 0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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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년까지 탄소 감축 40% 목표
재생에너지 100% 전환 'RE100'
온실가스 정보 공개하는 'CDP'
제조업 중심 산업 구조에서
탄소저감 힘들다는 지적도
석탄화력 발전소 [AP/연합뉴스]
석탄화력 발전소 [AP/연합뉴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는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경영이 보편화되고 있는 가운데, 탄소중립이 기업 경영에 주요 의제로 떠올랐다.

3일 탄소배출관련 업계에 따르면 일부 기업은 사용하는 전력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대체하는 RE100 캠페인과 기업의 온실가스 관련 정보를 공개하는 CDP에 참여하고 있지만, 여전히 대부분의 경제단체들과 기업들은 제조업 기반의 산업구조 탓에 정부의 '온실가스 감축목표(NDC) 상향안'에 반발하고 있다.

대통령 직속 탄소중립위원회는 지난 10월 2030년까지 국가 온실가스를 2018년 온실가스 총배출량 대비 40% 감축하고, 2050년 '제로'(0)를 달성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전세계 138개국이 탄소중립 선언‧지지에 나선 상황에서 에너지 공급과 전달, 소비 등의 전 과정을 재생에너지 중심으로 전환키로 한 것이다. 구체적으로 노후석탄 발전 24기를 2034년까지 폐지하고, 석탄발전 상한제도를 민간 발전으로까지 확대하는 등의 방법으로 2050년에는 석탄발전을 완전히 중단할 계획이다.

재생에너지 전환의 일환으로 기업에서는 RE100 도입이 가팔라지고 있다. RE100은 Renewable Energy 100(재생에너지 100)의 약자로 기업에서 사용하는 전력의 100%를 재생 에너지로 대체하는 것을 뜻한다. 이산화탄소를 배출한 만큼 흡수해 총량을 0으로 만드는 탄소중립이 글로벌 시장의 새로운 기준으로 대두한 데 따른 것이다.

다국적 비영리기구 The Climate Group과 CDP(Carbon Disclose Project, 탄소정보공개프로젝트)의 파트너십으로 2014년 9월 UN 기후정상회의에서 도입됐다. CDP에서 인정하는 친환경 발전원은 태양광, 태양열, 풍력, 수력, 지역, 바이오매스, 바이오가스, 그리고 그린수소를 활용한 연료전지이다.

RE100 참여를 선언한 기업은 세계적으로 애플과 구글, 페이스북, 마이크로소프트, GM 등 총 320개가 넘는다. 이중 구글, 레고, 애플, 페이스북 등 기업이 RE100을 달성했다. 국내에선 △SK㈜ △SK텔레콤 △SK하이닉스 △SKC △SK머티리얼즈 △SK실트론 △SK아이이티테크놀로지 △아모레퍼시픽 △LG에너지솔루션 △한국수자원공사 △고려아연 △KB금융지주 △미래에셋증권 △롯데칠성음료 등 기업이 가입을 선언했다. 

CDP는 영국의 비영리 국제조직으로써 세계 각국 기업을 대상으로 환경 정보를 공개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제공하고 있다. 투자자를 대신해 주요 기업의 온실가스 관련 정보를 공개하도록 요구하고 공개된 정보에 근거해 각 기업의 온실가스 관련 리스크를 파악해 투자 결정의 자료로도 쓰인다. 2008년 CDP 한국위원회가 정식 활동을 시작하면서 국내에서도 중요도가 높아졌다.

로이터에 따르면 2015년 파리 기후협정 이후 CDP에 등록한 기업의 수는 5532개에서 1만3132개로 두 배 이상 증가했다. 2020~2021년 동안에는 코로나19로 인해 공시 속도도 지속적으로 증가해 38%나 성장했다. 국내기업의 경우에도 지난해에 전년 대비 CDP 공시기업 숫자가 116곳이나 증가했다. 2020년엔 224개 기업이 CDP에 정보공시를 했으나, 작년엔 340개 기업이나 됐다. 기후변화 대응 부문에서 최고등급인 A등급을 받은 기업은 현대글로비스, SK텔레콤, KB금융그룹, LG유플러스 등 4곳이었다.

7일 오후 서울 강남구 코엑스 아셈볼룸에서 열린 '탄소중립 산업기술 콘퍼런스'에서 김상모 산업통상자원부 산업기술융합정책관(왼쪽 네번째)과 발표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출처=연합뉴스]
지난해 12월 7일 오후 서울 강남구 코엑스 아셈볼룸에서 열린 '탄소중립 산업기술 콘퍼런스'에서 김상모 산업통상자원부 산업기술융합정책관(왼쪽 네번째)과 발표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출처=연합뉴스]

산업계가 탄소중립에 동참하고 있지만 제조업 중심의 산업구조인 탓에 감축부담이 높고, 탄소배출 저감 기술 역량 부족 등 어려움도 많다는 의견이 나온다. 전국경제인연합회(이하 전경련)가 지난해 12월 국제비교를 통해 한국 산업의 탄소감축 여건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한국 산업은 ▲제조업 중심의 불리한 산업구조 ▲짧은 감축기간으로 높은 감축부담 발생 ▲주요 업종의 최고수준 효율성으로 추가 감축 여력 부족 ▲차세대 핵심 탄소감축 기술의 수준 열위 ▲재생에너지·그린수소 경쟁력 부족이라는 5중고에 처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의 제조업 비중은 2019년 GDP 기준 28.4%이고, 이중 철강·화학·정유·시멘트 등 탄소다배출 업종의 GDP 비중은 8.4%에 달한다. 이는 G5(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일본) 대비 각각 약 2배(14.4%, 4.2%) 수준에 달한다. 

전경련 측은 "기간 내 획기적 탄소감축 기술 확보가 어렵다는 점을 고려하면, 제조업 분야에서 탄소를 감축하려면 생산량을 줄이거나 해외로 사업장을 이전하는 것 외에는 마땅한 방법이 없는 상황"이라며 "한국은 주요국에 비해 탄소감축에 따른 경제위축과 일자리 감소 충격이 더 클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밝혔다.

또 한국 산업부문 탄소배출량 정점 연도는 2014년부터이므로 2050년까지 감축 기간이 36년이다. 반면 G5는 독일 1990년, 영국·프랑스 1991년, 미국·일본 1996년이 정점 연도로 2050년까지 감축 기간이 54년~60년이다. 우리나라는 해당 국가 평균보다 약 20년 이상 짧은 기간 안에 탄소감축을 추진해야 해 그만큼 높은 부담을 안게 된 상황이다.

전경련은 지난 10월에도 2030년 온실가스 40% 감축안에 대해 "기존 목표인 2018년 대비 온실가스 26.3% 감축에서 13.7% 높아진 것으로 기존 목표보다 50% 이상 상향된 것"이라면서 "2030년까지 8년밖에 남지 않은 가운데 획기적인 온실가스 감축 기술이 적용되기 불가능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달성하기 힘든 무리한 목표치"라고 지적했다.

[위키리크스한국=최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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