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현 더불어민주당 전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이 15일 당 대표 출마를 선언했다.
국회 정문에서다. 당초 박 전 위원장이 출마 선언을 국회 소통관실에서 가지려 했지만 동료 의원이 이를 막았고, 국회 분수대 앞으로 장소를 변경했으나, 국회 안에서는 현직 의원을 대동하지 않으면 기자회견이 불가해 정문 앞에서 출마 선언문을 낭독하게 됐다.
박 전 위원장은 선언문에서 “민주당을 다양한 목소리를 더 잘 들을 줄 아는 열린 정당, 민생을 더 잘 챙기고, 닥쳐올 위기를 더 잘 해결할 유능한 정당으로 바꾸기 위해 당 대표 출마를 결심했다“고 밝혔다.
그는 “민주당은 청년과 서민, 중산층의 고통에 귀를 닫으면서 세 번의 선거에서 졌다. 그런데도 위선과 내로남불의 강을 건너지 못하고, 당을 망친 강성 팬덤과 작별할 준비도 하지 않고 있다. 민주당이 변하지 않는다면 국민이 불행해진다“고 강조했다.
박 전 위원장은 그러면서 “저 박지현이 한 번 해보겠다. 썩은 곳은 도려내고 구멍 난 곳은 메우겠다. 서민의 한숨을 위로하고 따뜻한 용기를 불어넣는 민주당을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박 전 위원장은 ‘위선과 이별‘을 주장하며 조국 전 법무부장관 사례를 꼽았다. 그는 “조국을 넘지 않고서는 진정한 반성도 쇄신도 없다. 본인이 대표가 되면 조국의 강을 반드시 건너겠다“고 말했다.
그는 청년 관련, “그동안 민주당에 청년은 쓰고 버리는, 잊혀지는 존재였다. 청년민주당을 새롭게 만들고 예산과 인력을 과감하게 지원해 우리당을 지지하는 100만 청년을 결집하겠다“고 부연했다.
현재 박 전 위원장은 권리당원 자격이 없어 내달 28일 전당대회 출마가 불가능한 상황이다. 박 전 위원장은 2월 입당했다.
앞서 당 지도부가 6개월 전 입당한 권리당원이어야 피선거권이 있다는 당헌·당규를 들어 박 전 위원장의 전대 출마 자격에 대한 예외를 허용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다만, 박 전 위원장은 비대위원장을 지낸 자신에게 이미 피선거권이 있고, ‘당무위 의결로 달리 결정할 수 있다‘는 단서 조항에 따라 예외가 인정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박 전 위원장은 전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이재명 의원을 향해 “민주당이 이제 쓴소리하는 청년 정치인을 용인하지 않겠다는 것이 아니라면, 박지현의 출마를 허용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혀주길 바란다“고 적었다.
민주당을 혁신하기 위해 자신을 데려왔고, 쇄신하라며 비대위원장까지 맡긴 사람이 이 의원이니 지금의 상황도 외면하지 말고 나서서 입장을 밝히라는 뜻이다.
박 전 위원장은 이날 이 의원의 전대 출마에 대해서는 “차기 대선에서 대선 후보가 되려면 이번에는 쉬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 (지금) 나오면 당도 그렇고 이 의원도 큰 상처를 입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편, 이 의원은 전당대회 후보 등록 첫날인 17일 당 대표 선거에 출마할 뜻을 피력했다.
[위키리크스한국=이다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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