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증권 결산] '엎친데 덮친' 증권가...침체의 늪 떠나가는 증권맨들
[2022 증권 결산] '엎친데 덮친' 증권가...침체의 늪 떠나가는 증권맨들
  • 장은진 기자
  • 승인 2022.12.29 18:16
  • 수정 2022.12.29 18: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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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증권가. [사진=연합뉴스]
여의도 증권가. [출처=연합뉴스]

 

올해 증권가는 한마디로 '엎친 데 덮친 격'을 여실히 보여준 해였다. 글로벌 금리 인상으로 주식 시장이 좀처럼 부진을 탈출하지 못한 가운데 강원도 레고랜드 디폴트(채무불이행) 여파로 채권 시장마저 마비되는 등 큰 어려움을 겪었으며, 영업이익 반토막에 대규모 감원한파까지 이어졌다. 올 한해 국내 증권업계를 흔든 이슈들을 정리해봤다. [편집자 주]

◆ 레고랜드發 돈맥경화, 채권시장 흔들

레고랜드 사태는 지난 9월28일 강원도가 강원중도개발공사의 기업회생을 신청하면서 도가 보증했던 레고랜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이 기한이익상실에 처했던 사건이다. 이로 인해 지방정부가 보증한 A1 보증채권의 신뢰도가 급락했고 회사채 시장으로 위기가 번지면서 단기금융시장의 자금경색이 가속화됐다. 자금경색이 심화되자 정부와 대형사에서 발벗고 나섰다. 정부와 한국은행은 급히 50조원 이상의 유동성 공급 프로그램 가동을 골자로 하는 자금시장 안정 방안을 발표했다. 또 미래에셋증권·메리츠증권·삼성증권·신한투자증권·키움증권·하나증권·한국투자증권·KB증권·NH투자증권 등 9개 대형 증권사는 각각 500억원씩 총 4500억원을 각출해 '제2 채안펀드'를 설립했다

 기업들의 잇단 상장 철회…IPO시장 급냉

증시 부진 속 투자심리가 얼어붙으면서 상장을 준비 중이던 기업들이 줄줄이 기업공개(IPO)를 철회했다. IPO시장 냉각으로 기관투자 수요예측부터 부진한 결과를 내면서 제값을 받기 어려워진 기업들이 상장을 포기한 것이다. 실제 올초 현대엔지니어링이 상장 계획을 접었고 5월 태림페이퍼, 원스토어, SK쉴더스 등이 줄줄이 수요예측에서 고배를 마셨다. IPO 성수기로 주목받던 11월에도 바이오인프라와 밀리의서재, 제이오 등이 상장 계획을 미루거나 취소했다. 연내 시기를 저울질하던 케이뱅크, 컬리, 골프존카운티 등은 내년 상장을 기약하고 있다. 다만 이마저도 상장 시점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삼성전자 시총 121조원 증발…코스피 부진 

글로벌 긴축 기조와 경기 침체 우려 등으로 올해 코스피시장 시가총액이 370조원 이상 쪼그라들었다. 대장주인 삼성전자의 시총은 지난해 말 467조원에서 올해 346조원으로 121조원이나 줄었으며, SK하이닉스도 100조원에서 56조원대로 미끄러졌다. 대표 성장주 네카오(네이버‧카카오)도 무너졌다. 지난해 3위였던 네이버는 삼성바이오로직스에 자리를 빼앗긴 뒤 9위로 밀려났다. 6위였던 카카오는 '경영진 스톡옵션 먹튀 논란', '쪼개기 상장', '카카오톡 먹통 사태' 등 각종 리스크를 견디지 못하고 아예 시총 10위 밖으로 밀렸다.

[출처=카카오페이]
[출처=카카오페이]

◆ 쪼개기·먹튀 등 상장 대비 주주보호책 강화

카카오가 그동안 자회사 물적분할로 재미를 본 사실이 공론화되면서 '쪼개기' 상장에 대한 제재가 강화됐다. 이번 논란으로 물적분할 자회사 상장 시 모회사 주주피해를 막기 위한 보완책이 마련됐다. 물적분할에 대한 이사회 결의 시 △3일 내 목적, 효과, 주주보호방안 공시 △분할 반대 주주들을 위한 주식매수청구권 도입 △신설 분할법인 상장 심사 시 기존 주주의 동의 여부를 상장심사 항목에 추가했다. 뿐만 아니라 스톱옵션 행사로 차익실현 후 먹튀한 '카카오페이 경영진'들로 인해 관련 부분도 재정비됐다. 스톡옵션 전환 주식도 의무보유 대상으로 지정해 상장 직후 스톡옵션 행사 주식을 일정 기간 매도할 수 없도록 하는 형태로 개선됐다. 

◆ 증시부진에 거래대금 급감...'얼어붙은 투심'

주식 시장의 약세장이 이어지면서 개인투자자들이 증시에서 빠져나가며 투자자예탁금 감소세가 지속됐다. 투자자예탁금은 주식투자 열기를 나타내는 지표로,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투자자예탁금 평균액은 46조6745억원으로 전월 대비 1조9465억원이 감소했다. 지난 10월 투자자예탁금 평균액은 48조6190억원으로 지난 2020년 7월 46조590억원 이후 2년 3개월 만에 50조원 이하를 기록한 후 감소세는 지속하고 있다. 일 평균 거래대금 상황도 심각하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3분기 일평균 주식결제대금이 전년동기대비 29.6% 감소한 1조3500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분기 대비 11.4% 줄어든 것이다.  올 초 3000선 턱밑에서 출발했던 코스피는 2100선까지 꼬꾸라졌다. 최근에는 2400~2500선을 회복했지만 얼어붙은 투자심리로 여전한 불안한 상태다. 

◆ 실적 부진한 증권사, 역대급 감원 칼바람

증권사들이 지난해 역대급 실적을 거둔 것과 달리 올해 반토막 난 실적을 기록하면서 대규모 감원 등에 돌입했다. 특히 올해 구조조정은 중소형 증권사뿐만 아니라 대형증권사까지 번져 주목받고 있다. 실제 KB증권은 지난 15일까지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다. 1982년 12월 31일 이전 출생 정규직원을 대상으로 진행된 이번 희망퇴직은 2020년 이후 2년 만이다. 이에 앞서 다올투자증권과 하이투자증권도 정규직 직원 대상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다. 희망퇴직 외에 조직 및 사업을 축소하는 모습도 포착되고 있다. 케이프투자증권은 법인부와 리서치사업부를 폐지했다. 다올투자증권은 알짜 계열사 다올인베스트먼트를 매각하며 자금 수혈에 나서고 있다. 영업점 통폐합도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 올해 3분기말 기준 증권사 영업점은 전년 동기 대비 11개 감소했다.

최근 가격 폭락으로 전 세계 코인시장에 충격을 준 한국산 가상화폐 루나와 테라USD(UST)의 발행사인 테라폼랩스가 새 버전의 루나 코인 출시를 강행하려는 가운데 국내 거래소들은 새 코인을 상장해줄 계획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달 27일 오후 서울 서초구 빗썸 고객센터에 최근 폭락한 루나 코인의 시세가 표시되고 있다. d연합뉴스]
최근 가격 폭락으로 전 세계 코인시장에 충격을 준 한국산 가상화폐 루나와 테라USD(UST)의 발행사인 테라폼랩스가 새 버전의 루나 코인 출시를 강행하려는 가운데 국내 거래소들은 새 코인을 상장해줄 계획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출처=연합뉴스]

◆ 테라·위믹스 등 가상자산시장 신뢰 붕괴

올 한해 가상자산시장은 신뢰성 붕괴로 가치가 급격히 추락했다. 5월 한국산 코인 루나·테라 폭락사태를 시작으로 11월에는 미국 암호화폐거래소 FTX가 파산, 12월 위믹스 사태가 이어졌다. 가상자산시장 붕괴로 입은 손실도 막대하다. 루나·테라 폭락 사태 당시 증발한 시가총액은 50조원대다. 또 루나·테라가 각종 코인거래소에서 퇴출당하면서 28만명의 투자자가 77조원의 손실을 봤다. 위믹스 코인은 주식시장에도 영향을 줬다. 거래소에 제출한 코인 유통량이 실제 정보와 달라 퇴출된 위믹스 코인은 국내 게임사인 위메이드가 발행한 코인다. 코인 퇴출로 위메이드 주가 역시 일주일 만에 20% 급락했다.

 퇴직연금에 '디폴트옵션' 도입

퇴직연금 사전지정운용제도(디폴트옵션)가 올해 7월부터 본격 도입됐다. 디폴트옵션은 가입자가 별다른 운용지시를 하지 않으면 미리 정한 방법으로 퇴직연금을 운용하는 제도다. 디폴트옵션이 도입되면서 DC형과 IRP 고객의 선택권이 넓어졌다. 고객들은 디폴트옵션 상품 중 고·중·저위험 MP(모델 포트폴리오) 상품을 골라 투자할 수 있게 됐다. 다만 이는 개인이 직접 운용 중인 DC형과 개인이 퇴직연금 전용 계좌에서 직접 운용 중인 IRP형에 한해서만 적용된다. DC와 IRP 가입 근로자의 선택을 받기 위해 38개 퇴직연금사업자가 총 318개의 상품을 제안한 결과 고용노동부의 심사에 통과한 상품은 259개로 집계됐다. 승인율은 81%로, 나머지 59개 상품은 승인받지 못했다. 정부는 퇴직연금사업자가 내년 초까지 최소 7개에서 최대 10개 상품을 승인받을 수 있도록 심의위원회를 상시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적립 금액, 운용성과 등 상품에 대한 주요 정보는 내년 4월에 공시된다.

◆ 대체거래소 설립 본격화…'넥스트레이드' 출범

대체거래소(ATS) 설립 작업이 본격화돼 법인인 '넥스트레이드(Nextrade)'까지 출범됐다. ATS는 한국거래소의 매매체결 기능을 대체하는 다양한 형태의 증권거래 시스템이다. ATS가 한국거래소가 경쟁 구도를 이루게 될 경우 수수료 인하와 거래 속도 개선, 거래 시간 확대 등을 기대할 수 있지만 현재 사업성을 확신하기 어려워 설립이 지지부진한 상태다. 그나마 올해 금융투자협회와 대형 증권사를 중심으로 대체거래소 설립을 위한 준비법인 출범단계까지 도달했다. 

◆ 금투세 2년 유예…대주주 양도세는 논의 중

주식과 파생상품, 펀드 등의 매매를 통한 소득이 연 5000만원을 넘으면 최고 27.5%(지방세 포함)의 양도소득세를 부과하는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시행이 2년 유예됐다. 이에 따라 개인 투자자들 15만명가량이 당장 내년으로 다가온 과세를 면하게 됐다. 또  배우자나 부모·자식 등 가족 지분을 합산해 계산하는 기타 주주 합산 규정은 폐지될 전망이다. 주식형 상장지수펀드(ETF)나 주가연계증권(ELS)·파생결합증권(DLS) 양도소득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로 비과세가 유지된다. 다만 대주주 양도세 완화 논의는 매듭짓지 않은 상태다. 현재 여야는 대주주 양도세 종목당 보유액 요건을 10억원에서 100억원으로 상향하는 정부안을 두고 논의 중이다. 

[위키리크스한국=장은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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