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건설 풍향계] 현대건설, 공격 수주보다 신사업 ‘SMR·해상풍력·에너지’ 힘준다
[2023 건설 풍향계] 현대건설, 공격 수주보다 신사업 ‘SMR·해상풍력·에너지’ 힘준다
  • 김민석 기자
  • 승인 2023.02.09 17:42
  • 수정 2023.02.09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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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영준 대표, 2023 주요 경영 방침 발표…“현장 안전관리 당부”
올해 제시한 ‘매출 목표’ 25조 5000억원…전년 比 20.1% 확대
인공지능 적용한 현장 안전 강화…첨단 ‘영상 분석 시스템‘ 도입
도정사업, 내실에 집중…광주 광천·과천 8·9단지 ‘착공’ 본격화
신성장 동력 발굴 분주…원자력·수소 등 에너지 전환 사업 확대
SMR 시장 선점 위한 노력 다각화…설계·건설·해체 등 경쟁력 강화

[편집자주] 침체된 주택시장 경기가 올해 정점을 찍을 것이라는 회의적인 전망이 나오면서, 국내 건설업계는 다시 해외 수주와 신규먹거리 발굴에 집중하는 등 경영전략 새판짜기에 나섰다. 다만 도시정비사업은 예외다. 건설사들이 계묘년 마수걸이 수주에 나서긴 했지만, 움직임이 적극적인 곳은 드물다. 올해 주택사업이 침체국면인 데다 고금리와 높은 건설 원자재 가격이 유지되고 있어 업계가 역대 최대 수주고를 올렸던 지난해만큼 도시정비사업이 활발하지 않을 것이란 관측에서다. 이에 건설업계 상당수는 당분간 위기감이 커질 것으로 예측하고 다가올 유동성 위기에 대비해 ‘리스크 관리 및 재무안전성 확보’를 최우선 경영방침으로 세웠다. 이와 동시에 지속적인 신성장동력 발굴을 통해 기업의 미래를 준비한다는 구상이다. 이에 <위키리크스한국>은 주요 건설사들이 달성했던 지난해 사업 성과를 조명하는 동시에 올해 전면에 내세운 사업 방향에 대해 종합적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싱가포르 투아스 핑거3 매립공사 현장. [사진=현대건설]
싱가포르 투아스 핑거3 매립공사 현장. [사진=현대건설]

현대건설은 지난해 부동산 경기 침체 속에서도 도시정비사업‧해외 건설 수주에서 적지 않은 성과를 거두고 건설업계를 선도하며 ‘건설업계 맏형’으로 불린다. 올해도 긴장을 늦추지 않고 사업 추진에 속도지난해 설정한 목표인 ‘2045 탄소제로’와 현장 안전 등을 목표로 ESG 경영에 앞장선다.

올해는 미분양이나 건설 원자재 가격 인상 등 지난해의 부동산 불황 위기가 이어지는 분위기인 만큼, 건설사들이 허리띠 졸라매기에 나선 가운데 현대건설은 2023년 경영 방침으로 지속 가능 성장‧인류의 꿈과 상상력 실현‧투명하고 공정한 조직 문화 등 3가지를 선정하며, 내실다지기에 입각한 도약으로 가닥을 잡은 모습이다.

윤영준 대표이사가 건설업계 불황에 대비해 어떠한 리더십을 펼칠지도 관심사다. 윤 대표이사는 2020년 현대건설 수장에 오르는 것과 동시에 미래 전략을 수립하고 핵심 상품 정예화를 통해 미래 성장 동력 토대를 구축한 바 있다. 그 결과 2021~2022년까지 지난 2년여에 걸쳐 창사 이래 역대 최고 수주고를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매출도 약 10조를 밑도는 호실적을 달성하며, 탁월한 경영 능력으로 존재감 굳히기에 나선 것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최근 현대건설이 발표한 연간 연결 실적을 잠정 집계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총 매출 21조2391억원·영업이익 5820억원·당기순이익 4850억원·신규 수주 35조 4257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보다 17.6% 증가했으나,영업이익·당기순이익은 각각 같은 기간에 비해 22.8%·12.5% 줄었다. 매출이 증가세를 보인 것은 사우디 마르잔 공사, 이라크 바스라 정유공장, 파나마 메트로 3호선 등 해외 대형 현장 공정에 대한 공사 비용이 실적에 본격적으로 반영되면서다. 게다가 개포 주공 1단지, 힐스테이트 송도 더 스카이 현장 등의 공사 비용 반영도 국내 주택 부문 실적을 견인한 요인이 됐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수주 잔고도 90조 283억원으로 안정적이다. 이는 전년 말 대비 14.3% 증가한 것이며, 약 4.2년치 일감을 확보한 셈이다. 

이 외 현대건설은 글로벌 경기 위축, 금리 인상 등 불확실한 대내외 환경 속에서도  현금 및 현금성 자산(단기금융상품 포함)은 4조 7722억원이며, 순 현금도 3조365억원에 달하는 풍부한 현금 유동성을 유지해오고 있다. 아울러 신용등급 등급 역시 최상위 수준인 AA-등급을 획득한 데 이어 지불능력인 유동비율은 177.6%·부채비율은 111.9%를 기록하며, 탄탄한 재무구조를 유지해오고 있다.

이에 힘입어 올해도 견고한 재무구조와 최고 신용등급을 기반으로 경영 안정성을 유지하고 수익성 중심의 질적 성장을 통해, ‘미래를 선도하는 글로벌 건설리더’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한 상태다. 현대건설이 올해 제시한 매출 목표는 25조5000억원이다. 이는 전년 실적 대비 20.1% 증가한 것이다. 사우디 마르잔 가스처리 공장, 파나마 메트로 3호선 공사 등 글로벌 공사 현장에서 꾸준히 진행되고 있는 공사에 대한 비용을 실적에 반영하는 한편 국내 사업 수주고를 확대해 실적을 달성하겠다는 각오다.

신성장 동력 발굴에도 분주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소음·주변 환경에서 자유로워 비용을 절감하기 쉬운 해상 풍력발전사업 내지 기존 원전에 비해 규모가 작아 설치가 쉬운 SMR(소형모듈원전) 사업 진출을 모색하며, 새로운 먹거리를 찾아 나선 것이다.

현대건설이 개발한 ‘현장 CCTV 영상 분석 시스템‘. [사진=현대건설]
현대건설이 개발한 ‘현장 CCTV 영상 분석 시스템‘. [사진=현대건설]

건설업계 경기 침체에 대비해 과감한 변화와 혁신을 외친 점도 주목할만한 요소다.올해 초 발표한 신년사에서 “고객을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상상 이상의 고객 감동’을 실현하기 위해 서비스 마인드로 철저히 무장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나선 것이다. 아울러 고객 중심 경영 기조 확립을 임직원들에 주문함과 동시에 “안전 이슈는 회사를 넘어 국가 사회적 재난으로 확대될 수 있다는 점을 늘 인식하며 완벽한 안전관리를 위해 현대건설의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고 밝히며 빈틈없는 안전관리를 당부했다.

현대건설은 올해 중점 사업을 추진하기에 앞서 올해 강조한 경영방침 메시지는 바로 ‘안전 관리’다.

이같은 방침에 입각해 인공지능 기술을 바탕으로 ‘현장 CCTV 영상 분석 시스템’을 개발하고 특허 등록까지 마치며 공사 현장 내 안전 강화에 힘쏟고 있다. 해당 기술은 인공지능이 실시간으로 작업자와 건설장비, 현장 내 위험요소 등을 미리 감지해 발생 가능한 위험을 사전에 방지하는 시스템이다. 이와 동시에 CCTV를 통해 송출되는 이미지를 인공지능이 분석해 건설장비 협착사고나 용접 작업으로 인한 불꽃을 정확히 탐지해 화재 위험성을 차단하는 역할을 한다. 이와 함께 작업자의 머리나 손, 목 등 주요 관절의 행위를 분석해 위험 동작을 인식하며, 작업 현장 내 안전 확보에 만전을 기하겠다는 각오다.

현대건설이 개발한 인공지능 무인 안전 서비스 로봇 ‘스팟‘이 터널 현장의 3D 형상 데이터를 취득하고 분석하는 모습. [사진=현대건설]​
현대건설이 개발한 인공지능 무인 안전 서비스 로봇 ‘스팟‘이 터널 현장의 3D 형상 데이터를 취득하고 분석하는 모습. [사진=현대건설]​

인공지능 무인 안전 서비스 로봇 ‘스팟’도 함께 개발해 건설현장에 즉각 도입한 점도 주목할만한 요소다. 4족 보행 로봇인 ‘스팟’은 상부에 다양한 센서와 통신 장비 등 인공지능 기반 소프트웨어를 갖춰 험한 길이나 사람이 접근하기 어려운 사각지대까지 이동이 가능하다. 현대건설은 이 로봇에 자체 개발한 데이터 수집 기술을 접목시켜 레이저 스캐너를 활용한 3D 형상 데이터를 취득하거나 QR코드를 통한 자재·장비 관리 자동화를 이루기도 했다.

한편 지난해 ‘부산 해운대구 우동3구역 재개발사업’ 등 10여개의 도시정비사업을 진행하며 9조원이 넘는 수주고를 기록한 현대건설은 올해에도 도정사업에도 기지개를 켜는 모양새다.

지난해까지는 사업성이 우수한 사업장을 파악하고자 개별공시지가·건축물대장·토지이용계획 정보 등 공공데이터의 수집과 분석에 오랜 시간이 소요돼 사업 속도가 더뎠던 측면이 존재했다. 그러나 올해부터는 빅데이터 기술을 적극 활용해 부동산 데이터 수집 플랫폼을 구축하면서 사업 효율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해당 기술은 인터넷 주소에 접근해 정보를 자동으로 수집·분류하는 작업을 반복하며 데이터베이스에 저장하는 ‘데이터 크롤링’ 방식으로, 정보 수집에 쓰이는 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할 수 있게 된다.

현대건설이 수주한 ‘강선마을14단지 리모델링‘ 조감도. [사진=현대건설]
현대건설이 수주한 ‘강선마을14단지 리모델링‘ 조감도. [사진=현대건설]

이런 노력에 힘입어 올해 마수걸이 수주에 성공했다. 지난달에 고양시 일산서구 일대에 ‘강선마을14단지 리모델링 사업’을 수주한 것. 해당 단지는 수평·별동 리모델링을 통해 지하3층~지상29층 9개동 902가구로 탈바꿈한다. 단지 주변에는 현대백화점·킨텍스·호수공원 등 생활편의시설이 가깝고 내년 GTX-A 노선 개통도 예정돼 입지가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연내에 안전진단과 건축심의, 도시계획심의를 거쳐 사업계획승인을 받고 2025년 착공과 분양을 목표로 사업 추진에 나설 계획이다.

이외에도 광주광역시 광천동 재개발사업, 과천주공 8·9단지 재건축사업 등 지난해 수주한 대규모 사업에 대해서도 착공을 앞두고 있으며, 조만간 사업지 선별해 ‘신규 수주’ 확보에 나선다.

최근에는 울산 중구 B-04구역 재개발사업에 삼성물산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참여하면서 적극적으로 사업권 확보에 나서는 분위기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울산 중구 B-04구역 재개발사업도 조합 측과 입찰 조건을 놓고 이견이 있었지만, 사업성 검토 후 조합과 협의를 거쳐 컨소시엄을 구성해 참여하게 됐다. 향후 국내 재개발·재건축 사업 등 도시정비사업과 해외 수주까지 국내외를 가리지 않고 다양한 사업지에서의 수주를 검토 중에 있다.”고 밝혔다.

제주한림해상풍력 발전단지 조감도. [사진=현대건설]
제주한림해상풍력 발전단지 조감도. [사진=현대건설]

신성장 동력 발굴에도 박차를 가한다. 소음이나 자연 경관 훼손 등에서 자유로운 해상풍력발전이 각광을 받으면서 현대건설도 해양 개발을 집중 연구하는 싱가포르 난양공과대학, 호주 퀸즐랜드대학 등 해외의 대학들과 국제공동연구를 수행해 왔고, 부유식 구조체 관련 산학연구활동을 꾸준히 전개했다. 지난 2018년에는 인천항 국제여객부두에 콘크리트 일체형 부잔교를 준공했고, 2021년 싱가포르 정부가 발주한 콘크리트 부유식 계류장 실증 설계와 제주한림해상풍력 발전단지 구축 공사 등 관련 사업도 수행하면서 향후 다양한 형태의 사업모델을 검토 후 진행할 예정이다.

또한, 해양 건설시장에서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일본 오사카대학과 규슈대학에서 36년간 조선해양공학과 교수로 재직한 가시와기 마사시 명예교수를 영입했다. 가시와기 교수는 일본의 조선해양공학회 회장을 역임하고 도쿄만 입구 요코스카 앞바다에서 거대 해상도시 건설을 위한 ‘메가플로트 실증 프로젝트’의 설계와 기술 개발에 참여한 이력이 있어 현대건설의 해양 인프라 건설 기술과 시너지 효과 창출이 기대된다.

현대건설과 홀텍인터내셔널이 공동개발 중인 소형모듈원전 표준모델 SMR-160 조감도. [사진=현대건설]
현대건설과 홀텍인터내셔널이 공동개발 중인 소형모듈원전 표준모델 SMR-160 조감도. [사진=현대건설]

한편 소형모듈원전(SMR)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움직임도 분주하다. SMR은 기존 원전보다 규모가 작아 대형 원전을 수용하기 어려운 협소한 지역에도 도입할 수 있는 장점이 있어 최근 건설사들이 높은 관심을 보이는 사업 중 하나다. 현대건설도 다양한 기관과 업무협약 등을 통해 SMR 구축 사업에 발을 들였다. 특히 현대건설은 신규 원전의 설계·건설·해체 등 생애주기를 아우르는 기술을 접목하려는 목표를 세우고 경쟁력 확보를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올해는 대내외 불확실성과 복합 위기가 불어닥칠 가능성이 커진 만큼 조직문화와 체질 개선을 통해 안전과 품질을 최우선으로 하는 고객 중심 경영을 강화해 나가겠다. 원자력·수소 등 에너지 전환 사업에 대한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고 미래도시와 주거환경 개발을 선도하는 한편, 안전과 생산성을 향상시키는 스마트 건설기술 확대를 통해 질적 성장을 이어 가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당사는 올해 신성장동력 사업 포인트를 최근 관심이 높아진 SMR 사업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 신규 원전의 생애주기를 통합적으로 아우르는 기술에 더해 원자력 수소생산 등 원전산업 경쟁력 확보를 최우선 목표로 삼았다. 현재 해체원전 지하수 감시·오염평가 기술, 방사성 오염 토양, 지하수 복원 기술, 부지 규제해제·안전성 평가 기술 등 다양한 원전해체 상용화 기술을 바탕으로 원전 사업을 선도해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위키리크스한국=김민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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