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프리즘] 이미 시작된 엘니뇨로 지구촌 온도가 상승하고 있다
[월드 프리즘] 이미 시작된 엘니뇨로 지구촌 온도가 상승하고 있다
  • 최석진 기자
  • 승인 2023.06.13 06:03
  • 수정 2023.06.13 14: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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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27일 벌써부터 몰아 닥친 폭염 속에 스페인의 세비야 분수에서 몸을 식히는 사람들 [사진 = 연합뉴스]
지난 4월 몰아 닥친 폭염 속에 스페인의 세비야 분수에서 몸을 식히는 사람들 [사진 = 연합뉴스]

‘엘니뇨’로 알려진 지구촌 기온 상승이 태평양 상에서 이미 시작돼 그렇지 않아도 기후변화로 온도가 오르고 있는 지구촌의 열기를 더욱 고조시킬 것이라고, 12일(현지 시각) 전문가들의 분석을 인용해 BBC가 보도했다.

미국 과학자들은 엘니뇨가 이미 시작되었다고 확신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2024년이 지구촌 역사에서 가장 더운 해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한다.

전문가들은 이번 엘니뇨 때문에 지구촌 온도 상승의 결정적 지표가 되는 섭씨 1.5도 상승을 초과할지도 모른다고 두려워하고 있다.

엘니뇨는 나아가 세계 날씨에 전반적으로 영향을 미쳐 호주에 가뭄을 불러오고, 미국 남부에 강우량이 증가하며, 인도의 몬순을 약화시킬 수도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이번 엘니뇨는 내년 봄까지 계속되다가 그 이후에는 차츰 영향이 줄어들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지난 몇 달 동안 연구원들은 엘니뇨 현상이 태평양에서 나타날 것이라는 확신을 점점 굳히게 되었다.

“현재 속도가 빨라지고 있습니다. 우리는 지난 몇 달 동안 엘니뇨 징후를 포착해왔는데, 그 강도 면에서 올해 말에 정점에 이를 것으로 보입니다.”

영국 기상청의 장기예보 담당자 애덤 스카이프는 이렇게 분석했다.

“내년에 지구 온도가 새로운 기록을 갱신할지 모른다는 예측은 충분한 가능성을 근거로 합니다. 이는 이번 엘니뇨가 얼마나 강하냐에 달려 있습니다. 올해 말에 대형 엘니뇨가 발생하면 2024년 지구촌 기온은 새로운 기록을 세울 가능성이 높다는 말입니다.”

엘니뇨는 지구상 어느 곳에서나 관측 가능한 가장 강력한 기후 변화를 일컫는다.

‘엘니뇨 남방진동(ENSO : El Niño Southern Oscillation)’은 그 이름이 의미하듯 고온, 저온, 중간 온도, 이렇게 세 가지 진폭(Oscillation)을 가지고 움직인다.

그 중 ‘엘니뇨(El Niño)’라 불리는 고온 단계는 2년에서 7년 주기로 발생하며, 고온의 해수가 남미 해안에서 해수면으로 상승해 대양을 가로지르면서 퍼져 대량의 열기를 대기권으로 쏟아낸다.

역사상 가장 더웠던 지난 2016년을 포함해 기록적인 고온이 나타나는 해는 대개 강력한 엘니뇨 현상이 발생한 다음 해였다.

전 세계의 기상청은 엘니뇨로 인한 고온 단계가 지구촌에 불어닥칠 시기를 예견하기 위해 다양한 기준을 적용한다.

미국 과학자들의 정의는 바다가 한 달 동안 정상보다 섭씨 0.5도 더 뜨거워야 하고, 대기가 이 열에 반응해야 하며, 고온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는 증거가 있어야 한다.

그런데 이러한 조건이 지난 5월에 이미 충족된 것이다. 관련해서 미국 해양대기청(NOAA)은 성명을 통해 “엘니뇨가 일어날 조건이 갖추어졌다”고 밝혔다.

“신호는 약하지만 엘니뇨 형성 조건들이 감지되기 시작했으며 계속해서 심화될 것으로 확신합니다.”

NOAA의 연구원인 미셸 루흐렉스는 이렇게 주장했다.

홍수 피해를 당한 이탈리아 지역 [사진 = 연합뉴스]
홍수 피해를 당한 이탈리아 지역 [사진 = 연합뉴스]

“우리의 기준치는 지난주에 섭씨 0.8도였는데, 실제로는 이보다 강력했습니다.”

연구원들은 엘니뇨 현상이 예년 기온의 강도를 초과할 확률이 84%라고 확신하고 있다.

그들은 또한 엘니뇨 현상이 최고조에 달했을 때 지구 기온이 섭씨 2도를 초과할 확률이 1/4로 ‘슈퍼 엘니뇨’ 범주에 진입하고 있다고 말한다.

다만 이번 엘니뇨의 영향은 몇 달 뒤 효력을 발휘할 가능성이 높지만, 전 세계적으로 골고루 느낄 것이다.

연구원들은 이번 엘니뇨의 영향에는 호주와 아시아 일부 지역의 건조한 날씨와 인도의 몬순이 약화될 가능성도 포함된다고 밝히고 있다. 그리고 미국 남부는 다가오는 겨울에 더 습한 날씨가 될 것이다. 엘니뇨는 일반적으로 아프리카에서 가뭄의 조건을 강화한다.

경험을 교훈으로 여긴다면, 다가올 엘니뇨로 막대한 인적, 경제적 손실이 초래될 것이다.

1997-98년에 불어닥친 막강한 엘니뇨로 폭풍과 홍수가 발생해 약 23,000명의 사망자와 함께 5조 달러 이상의 손실을 입었다.

나아가 올 엘니뇨로 인해 2016년의 이상고온을 뛰어넘어 2024년을 세계에서 가장 더운 해로 기록할 가능성이 높다.

지구 온도는 현재 1850-1900년 기간의 평균보다 약 섭씨 1.1도 이상을 맴돌고 있지만, 이번 엘니뇨로 이 수치에 최대 섭씨 0.2도가 더해질 수 있으며, 세계를 미증유의 기온을 체험하도록 하고, 파리 기후 협약의 핵심 요소인 지구 온도 섭씨 1.5도 상승이라는 마지노선을 거의 깨뜨릴 수도 있다.

기후 전문가들은 최근 이 마지노선이 일시적으로 무너질 가능성이 향후 몇 년 안에 더 높아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우리는 실제로 향후 5년에서 10년에는 예상되는 기온 상승이 뉴노멀로 자리 잡으며 모든 기준을 이에 맞추는 현상을 목도하게 될 겁니다.”

미셸 루흐렉스 연구원은 이렇게 주장했다.

“그리고 이는 우리가 전에는 가보지 않은 새로운 영역으로 들어서는 문턱이기 때문에 어떤 사람들은 이를 놀라운 일로 받아들일 겁니다. 그리고 엘니뇨는 그것에 촉진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위키리크스한국 = 최석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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