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약&비전] 롯데손보, 체질전환 잠시 멈춤?…장기 줄고 특별계정 늘어난 이유
[도약&비전] 롯데손보, 체질전환 잠시 멈춤?…장기 줄고 특별계정 늘어난 이유
  • 김수영 기자
  • 승인 2023.06.22 17:16
  • 수정 2023.06.23 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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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 비중 줄었는데 CSM은 오히려 확대…줄였던 특별계정도 다시 증가
“장기 중 보장성 집중 결과…연말 퇴직연금 이동 중 연초들어 유입된 것”
롯데손해보험 본사 내부. [출처=롯데손해보험]
롯데손해보험 본사 내부. [출처=롯데손해보험]

장기보험 중심으로 체질전환을 선언했던 롯데손보가 일시적인 정체기에 접어들었다. 전체 원수보험료 가운데 장기보험의 비중은 눈에 띄게 감소한 반면 특별계정 비중은 큰 폭으로 늘어난 것인데, 작년 말 줄였던 퇴직연금 물량 일부가 다시 유입되면서 발생한 현상으로 판단된다.

롯데손보는 올해 1분기 794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렸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105억원) 대비 약 7배 이상 증가한 수치로, 작년 적자(△400억원)였던 투자부문 손익이 FVPL(당기손익-공정가치측정금융자산) 평가차익과 처분익이 크게 늘어난 데 따른 것이다.

보험사의 금융자산은 크게 ▲FVPL ▲FVOCI(기타포괄손익-공정가치측정금융자산) ▲AC(상각후원가측정금융자산)로 구분된다. 금융자산에 대한 기존 회계기준(IAS39)에서 FVPL에는 단기채권·주식 등 당기손익인식증권이 포함됐고 FVOCI에는 매도가능자산, AC에는 만기보유자산이 포함됐다.

IAS39에서는 금융자산 평가가치의 변동이 자본에만 반영됐지만 IFRS9에서는 매도가능자산이 FVPL·FVOCI에 나눠서 인식되고 평가가치 변동이 자산 뿐 아니라 손익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게 됐다. 기존에는 재무상태표(BS) 상 변화만 촉진하던 평가가치 변동이 손익계산서(IS/PL)에도 반영될 수 있게 됐다는 얘기다.

작년 1분기 376억원이던 FVPL 평가익은 올 1분기 643억원까지 늘었고, 30억원이던 FVPL 처분익은 408억원까지 확대됐다. 이에 따른 투자부문의 손익은 580억원으로 큰 폭의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반면 보험영업손익은 작년 544억원에서 올 1분기 470억원으로 감소했다. 대부분 손보사들의 보험영업실적이 전반적인 손해율 상승으로 악화된 점을 감안하면 문제는 아니다. 하지만 장기보험의 비중을 낮춘 것은 이례적이다.

작년 말 롯데손보의 장기보험 규모는 2조88억원(원수보험료 기준)으로 전체 원수보험료(4조7686억원) 중 42.1%를 차지하고 있었지만 올해 들어 이 비중은 30.7%(5165억원)까지 쪼그라들었다.

올해부터 IFRS17이 적용되면서 각 보험사들은 장기보험의 비중을 확대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해오고 있다. 3년 이상 계약이 유지되는 상품으로 분류되는 장기상품은 계약기간이 길고 비용부담이 상대적으로 적어 CSM 확보에 가장 유리한 상품군으로 여겨진다.

이 때문에 장기보험의 규모는 일반적으로 CSM규모와 약한 정(正)의 관계를 갖는다. CSM은 최선추정부채(BEL), 위험조정(RA)과 함께 보험부채를 구성하는 항목 중 하나로 계약기간에 걸쳐 발생할 미실현 이익을 말한다.

하지만 장기보험의 비중이 감소한 롯데손보의 CSM규모는 오히려 늘었다. 올해 초 1조8005억원이던 CSM은 3월 말 1조8949억원(+5.2%)까지 확장됐다.

롯데손보 측은 장기보험 중에서도 보장성보험에 집중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롯데손보 관계자는 “올해 1분기 처음으로 분기 원수보험료가 5000억원을 넘었는데 이 가운데 상당 부분이 장기보험 중에서도 보장성보험에 집중돼 있다”라며 “작년에 사업비 투자를 늘리면서 보장성 판매를 늘렸고, 그 결과 CSM이 증가한 것”이라고 말했다.

장기보험의 비중이 감소한 것과 관련해서는 “특별계정과 별개로 일반계정 기준으로 보면 장기보험의 비중은 오히려 증가한 것이 맞다”라고 말했다.

한편 작년 말 감소했던 특별계정의 비중은 다시 큰 폭으로 늘었다. 작년 말 특별계정(퇴직연금)에 포함된 원수보험료 규모는 2조4394억원으로 전체 원수보험료의 약 51.2%를 차지하고 있었지만 올해 1분기 들어 이 비중은 64.7%(1조887억원)까지 늘었다.

IFRS17에서 퇴직연금은 자산-부채 듀레이션 관리에 용이하고 큰 자금을 유치할 수 있어 작년 회계전환을 앞둔 보험사들의 막바지 경쟁에 불이 붙었다. 롯데손보는 과거 롯데그룹에서 떨어져 나오며 그룹의 퇴직연금 물량을 안고 있던 탓에 포트폴리오 상 퇴직연금의 비중이 높은 편이었다.

높은 퇴직연금 비중을 갖고 있던 롯데손보는 일부 물량을 덜고 장기상품 비중을 늘리기 위해 작년 퇴직연금 출혈경쟁 당시 타 금융기관보다 낮은 금리를 설정했다. 증권사와 생보사들은 7~8%대의 수익률까지 제시했지만 롯데손보는 5% 초반의 수익률을 제시하면서 2021년 말 9조6027억원이던 퇴직연금 적립금은 작년 말 6조1903억원까지 약 35.5% 감소하기도 했다.

올해 들어 퇴직연금 비중이 다시 증가한 것은 연초 퇴직연금 연장수요가 반영된 탓이다. 6월과 연말에 퇴직연금 갱신시기가 도래하지만 대부분의 물량은 연말에 몰려있고 이에 따라 연초에는 새 물량이 유입된다.

롯데손보 관계자는 “1분기에는 퇴직연금 연장 수요가 밀리면서 비중이 증가하는 경향이 반영된 것”이라며 “포트폴리오 상 장기보장성 비중을 높이는 추세가 계속 유지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위키리크스한국=김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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