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KI 포커스] 일반 소송의 17배…괴로운 방사청, 경쟁업체 투고·소송전에 몸살
[WIKI 포커스] 일반 소송의 17배…괴로운 방사청, 경쟁업체 투고·소송전에 몸살
  • 박영근 기자
  • 승인 2023.08.07 15:13
  • 수정 2023.08.07 17: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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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산 관련 소송 무죄율, 일반 형사소송 대비 17배
"업체 선정되면 경쟁 업체가 진흙탕 싸움 걸기도"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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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위사업청(이하 방사청) 일부 직원들이 프로젝트 이행 과정에서 상당한 스트레스를 호소하고 있다. 정당한 방식으로 기업 입찰을 선정했음에도 경쟁 업체의 잦은 모함과 소송 등으로 업무 수행에 차질을 빚는 사례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한 방사청 직원은 "죽고싶은 심정"이라며 괴로움을 털어놓기도 했다.

7일 방사청이 과거 공개한 소송배상금 지급액 자료에 따르면, 방사청은 ▲2018년 170억8100만 원 ▲2019년 709억7400만 원 ▲2020년 1066억1800만 원으로 소송배상금이 매년마다 수백억 원씩 지출됐다. 소송 건수는 2018년 25건, 2019년 29건, 2020년 26건 등으로 집계됐다. 

올해도 어김없이 방사청은 각종 소송전에 휘말렸다. 특히 최근엔 FFX와 KDDX 사건이 뜨겁다. HD현대중공업은 지난달 한화오션이 한국형 차기 호위함(FFX) 울산급 배치3 5·6번함 건조사업을 수주하자 방사청에 이의신청을 날렸다. 그러자 공교롭게도 이달 2일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중대범죄수사과가 현대중공업의 KDDX 사업자 선정 과정 입찰 특혜 의혹 관련 수사에 나섰다. 

해당 사건 중심에는 방위사업청 고위 관계자 A씨가 지목됐다. 경찰은 2020년 당시 현대중공업이 경쟁업체인 대우조선해양을 0.056점 차이로 제치고 사업자로 선정된 것을 두고 "A씨가 현대중공업에 유리하게 입찰 관련 규정을 바꾼 정황을 최근 확인했다"고 밝혔다. HD현대중공업이 문제제기로 불씨를 당기자 부메랑처럼 리스크가 되돌아 온 것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프로젝트를 담당하는 일부 방사청 직원들은 기업 선정에 앞서 후폭풍을 먼저 우려하는 상황까지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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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 방사청 직원은 "한 기업이 입찰하면 경쟁 업체가 소송 및 투고를 한다"면서 "공정하게 한 기업을 선정해도 경쟁업체에서 '리베이트를 받았다' '해당 업체와 짰다'는 소문을 내면 괴로운 전쟁을 시작해야 하는 것"이라고 귀띔했다. 그는 이어 "이같은 괴로움을 어디 털어놓을 곳도 없다. 외부에 알리면 또 방사청과 입찰업체가 손잡고 경쟁업체 죽이기에 나선다고 프레임을 씌워버리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그렇다고 경쟁업체의 정당한 투고나 소송을 막는것도 무리가 있다. 그간 방사청 전직 고위급 임원이 방산기업에 취업해 영향력을 행사한다던지, 입찰 기업으로부터 뇌물을 받아 기소된 직원들도 있었기 때문이다. 일례로 지난 2014년 차기 잠수함 스텔스 기능 개발 사업과 관련해 방위사업청 전현직 간부들에게 억대의 뇌물을 제공한 방산업체가 적발됐다. 

한 업계 관계자는 "과거 방사청의 한 해 평균 소송 현황은 민사소송 220여 건, 행정소송 120여 건, 형사소송은 약 50여 건에 달했다"면서 "하지만 방산비리 수사 사건 무죄율은 일반 형사 소송의 17배 가까이 됐었다. 주주들에게 손해를 끼칠 수 있는 사안을 묵과하면 경영자의 배임 혐의가 적용되기 때문에 아마도 방산 관련 소송 건수가 더 많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방사청 직원들이 방산 기업들의 거짓 투고나 각종 소송으로 몸살을 앓을 것을 걱정해 잘못된 선택을 하지 않도록 정부 및 방사청이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위키리크스한국=박영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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