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프리즘] 증오 범죄 증가 속에 외국인 비자 취소를 경고하고 나선 영국
[월드 프리즘] 증오 범죄 증가 속에 외국인 비자 취소를 경고하고 나선 영국
  • 최석진 기자
  • 승인 2023.10.31 05:50
  • 수정 2023.10.31 0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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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에서 벌어진 팔레스타인 지지 시위 : 지난 12일(현지 시간) 프랑스 파리의 한 광장에서 팔레스타인을 지지하는 시위대가 시위를 벌이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파리에서 벌어진 팔레스타인 지지 시위 : 지난 12일(현지 시간) 프랑스 파리의 한 광장에서 팔레스타인을 지지하는 시위대가 시위를 벌이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지난 7일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 이후 영국에서 증오 범죄가 증가하자 당국이 외국인들의 비자 취소 요건을 강화하고 나섰다고, 30일(현지 시각) <유로뉴스>가 보도했다.

영국에서 반유대주의 성향의 증오 사건들이 빈발하자 당국이 반유대주의 정서를 부추기는 영국 비자 소지자를 추방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영국 이민부 장관 로버트 젠릭은 반유대주의에 연루된 영국 방문객은 그들의 행동이 “명백한 범죄에 해당하지 않더라도” 비자가 취소될 수 있다고 밝혔다.

젠릭 장관은 잉글랜드와 웨일스 전역의 경찰서장들에게 보낸 편지에서 “표현의 자유는 반유대주의에 대한 무관용을 전제로 합니다.”라고 선언했다.

이어서 그는 “영국 비자는 일종의 특권입니다. 영국 내무부는 엄격한 법 집행과 비자 취소에 머뭇거리지 않을 것입니다.”라고 밝혔다.

이 같은 조치는 지난 10월 7일 하마스의 공격에 맞서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 폭격을 가하기 시작한 이후 유럽과 영국 전역에서 반유대주의 시위가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우리는 이러한 증오 행위를 용납하지 않을 것입니다.”

이러는 가운데 영국 정치인들 또한 국가에 대한 증오를 선동하는 비자 소지자에 대해서도 유사한 조치를 취할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보수당의 사지드 자비드 의원은 총리를 상대로 하는 질의에서 리시 수낙 총리에게 “반유대주의 행위나 기타 증오 범죄를 저지르는 외국인의 비자를 취소하는 조치를 시급히 마련하라”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수낙 총리는 자비드 의원의 주장에 동의하며 “기존 이민 규정에 따라 정부는 공공의 이익에 도움이 되지 않는 사람의 영국 체류를 취소할 권한이 있습니다. 우리는 과거뿐 아니라 지금도 이러한 증오를 용납하지 않을 것입니다.”라고 말했다.

젠릭 이민부 장관은 비자 취소는 적절한 법 절차에 따라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며 비자 취소를 검토 중인 특정 사례에 대해서는 언급을 자제했다. 그러나 그는 테러를 ‘미화’하고 ‘하마스를 찬양’하는 것을 사례로 꼽았다.

이민부 장관은 망명 또는 비자 상태에 있는 동안 인종적 증오와 폭력을 선동하는 것으로 밝혀진 개인은 추방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영국에 증오와 분열을 퍼뜨리는 사람들은 망명 신청자든 비자 소지자든 영국에 계속 있을 권리가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지난주 독일 베를린에서는 유대인의 상징인 '다윗의 별'이 아파트 현관문에 스프레이 등으로 표시되는 사건이 최소 3건 일어났다. [사진 X(옛 트위터) 캡처]
지난주 독일 베를린에서는 유대인의 상징인 '다윗의 별'이 아파트 현관문에 스프레이 등으로 표시되는 사건이 최소 3건 일어났다. [사진 X(옛 트위터) 캡처]

10월 7일 하마스 공격 이후 증가하는 반유대주의 행위들

반유대주의를 억제하기 위한 이 같은 조치는 특히 이스라엘-하마스 분쟁이 심화되는 틈을 타 테러를 조장하고 반유대적 정서를 선동한 사건들이 자주 발생하지 나온 것이다.

영국의 유대인 공동체 안전을 목표로 하는 NGO인 ‘Community Security Trust(CST)’는 10월 7일 하마스의 공격이 있은 지 4일 만에 재산 피해와 폭행을 포함해 89건의 반유대주의 증오 사건이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이는 1년 전 같은 기간에 비해 324%나 증가한 수치다.

반면에 영국 경찰에 따르면 같은 기간 동안 런던 내에서 반이슬람 혐오 사건 또한 증가했다. 영국에서 무슬림에 대한 증오 행위를 조사하는 단체인 ‘Tell MAMA’는 10월 7일부터 10월 24일 사이에 400건의 반무슬림 사건이 접수됐다고 밝혔다. 

10월 14일 런던에서 열린 친팔레스타인 시위에 앞서 런던 경찰청 부국장 로렌스 테일러는 “누구든 폭력이나 증오를 선동할 권리가 없습니다. 불법 단체를 지지하는 행위는 명백히 불법입니다. 하마스나 기타 금지된 테러 단체를 지지하는 깃발을 드는 사람은 누구나 체포될 것입니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영국에서 팔레스타인 국기를 게양하는 것을 포함해 넓은 의미에서 팔레스타인을 지지하는 것만으로는 범죄가 되지 않는다.

젠린 장관은 증오와 국론 분열에 연루된 외국인에 대한 비자 취소 및 추방 절차가 이미 시작돼, 제한된 사례들에 이 조치가 적용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한 잉글랜드와 웨일스 전역의 모든 경찰서장들에게 추가 적용을 위해 관련된 사건을 내무부에 보고할 것을 지시했다.

[위키리크스한국 = 최석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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