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임 8개월 만에 대표직 내려와…후속절차 16일 이사회에서 결정
황현순 키움증권 사장이 영풍제지 사태에 책임을 지고 결국 대표직에서 물러났다.
9일 키움증권은 황 사장이 대규모 미수채권 발생에 대한 도의적 책임을 지기 위해 이사회에 자진 사임 의사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키움증권은 지난달 18일 이후 영풍제지 주가 폭락으로 고객 위탁 계좌에서 미수금 4943억원이 발생했고, 이 중 610억원을 반대매매로 회수한 데 그쳤다. 소액 회수에 그치면서 키움증권은 약 4333억원의 손실을 떠안게 됐다. 이는 상반기 지배주주 순이익(4248억원)을 뛰어넘는 규모다.
앞서 키움증권은 올해 상반기에도 '라덕연발(發) 무더기 하한가 사태'에 휘말려 한차례 곤혹을 치룬 바 있다. 여기에 하반기 영풍제지 사태까지 겹쳐지면서 경영진들의 '리스크 관리' 역량을 지적하는 의견도 잇달았다. 업계에서는 황 사장을 비롯한 임원진들이 경질될 것이란 관측도 있었나 키움증권 측에선 확인된 바 없다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황현순이 이사회에 자진 사임을 청하면서 업계 관측이 사실화 됐다.
황 사장은 2000년 창립 멤버로 키움증권에 합류한 지 23년 만에 회사를 떠나게 됐다. 1967년생인 그는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한국장기신용은행 등을 거쳐 키움증권에 입사했다. 이후 중국현지법인장과 투자운용본부장, 전략기획본부장 등을 역임한 뒤 지난해 키움증권 사장에 선임됐다.
황 사장은 올해 3월 3년 임기로 재선임되며 회사 내 입지를 확인했으나 두 번째 임기를 시작한 지 8개월 만에 물러나게 됐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이달 16일 개최되는 이사회에서 황현순 대표의 사임 의사에 따른 후속 절차를 논의할 예정"이라고 답했다.
[위키리크스한국=장은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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