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기업 '나찌 후지코시'의 산업용 로봇을 사용중이던 고성의 한 농산물센터에서 센서를 점검하던 작업자가 로봇 팔에 눌려 압사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경찰은 로봇이 사람을 농산물 박스로 인식해 오작동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13일 경남 고성경찰서에 따르면, 사고는 지난 7일 오후 7시45분 경 고성군 영오면에 위치한 한 농산물유통센터 선별장에서 발생했다. 로봇 설비 점검업체 40대 직원인 A씨는 이날 파프리카를 담은 박스를 팔레트로 옮겨 담는 무인 로봇의 프로그램 업그레이드를 하던 중 사고를 당했다.
해당 로봇의 높이는 약 3m로 대당 가격이 1억3000만 원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진다. 얼굴과 가슴을 크게 다친 A씨는 농산물 선별라인과 로봇 사이에 끼인 채 발견됐다. 그는 당시 이미 의식과 맥박은 없는 상태였던 것으로 파악됐다. 그는 구급대에 실려 경남 진주시 대학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치료 중 끝내 사망했다.
경찰은 A씨가 로봇 센서 작동 여부를 점검하는 과정에서 로봇이 오작동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경찰은 "로봇 프로그램의 문제라기 보다는 센서가 오작동했을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업계 관계자는 A씨의 안전 불감증이 사고 원인이었을 가능성도 언급했다.
나찌 후지코시 로봇을 판매중인 모 업체 직원은 "나찌 후지코시 로봇을 프로그램 업데이트 할 때엔 수동모드로 돌려놓고 모든 업그레이드를 실시한 뒤엔 자동모드 설정 후 멀찌감찌 떨어져서 지켜봐야 한다"면서 "만약 자동모드에서 오류가 발생하면 작동 중지 후 수정해야 하는데, 자동모드로 설정해놓고 그 자리에 있었던 것은 이해가 안가는 대목"이라고 조심스래 입을 열었다.
[위키리크스한국=박영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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