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줌인] 우크라이나 전쟁 지지부진...러시아인들의 군 신뢰도 추락
[우크라 줌인] 우크라이나 전쟁 지지부진...러시아인들의 군 신뢰도 추락
  • 최석진 기자
  • 승인 2023.11.25 06:37
  • 수정 2023.11.25 06: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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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22년 5월 9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퇴역 군인들과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지난 2022년 5월 9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퇴역 군인들과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우크라이나 전쟁이 예상보다 오래 끌면서 러시아 국민의 군에 대한 신뢰도가 금이 가는 조짐이 보인다고, <유로뉴스>가 여론조사 결과를 인용해 보도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국민에게 속전속결을 약속했었다. 그러나 침공 개시 거의 2년이 지난 지금 전쟁은 끝이 보이지 않고 있다.

갤럽(Gallup) 여론조사는 러시아 국민의 군에 대한 신뢰도가, 아직은 우려할 정도는 아니지만, 다소 추락한 사실을 보여주었다. 

미국 여론조사 업체인 갤럽은 조사 결과를 놓고 몇 주 만에 끝내리라 예상되던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러시아가 신속하게 승리하지 못한 것이 자국 군대에 대한 러시아인의 신뢰도를 ‘다소 손상’시켰다고 분석했다. 

갤럽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전쟁의 차질은 러시아 국민의 “불만을 촉발”시키고 있다.

지난해 2월 러시아의 침공으로 발발한 우크라이나 전쟁이 약 2년간이나 이어지면서 현재까지 러시아군과 우크라이나군 모두 사상자가 급증했다. 

이후 러시아 당국이 9월 30만 명에게 부분 동원령을 내리자 전국적으로 시위가 일어났다. 이후 모스크바는 2023년까지 군 규모를 30% 이상 늘리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올 여름 갤럽 조사에 응한 러시아인 4명 중 3명(75%)은 군을 신뢰한다고 답했는데, 이는 침공 개시 당시의 80%보다 감소한 수치였다. 

그런데 이 같은 하락 추세는 어느 한 계층에 국한되지 않았다. 이번 가을에 접어들면서 남녀노소, 빈부격차를 가리지 않고, 군에 대한 불신 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만약 2024년에도 군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계속 하락한다면 이는 아직도 승리하지 못하고 있는 전쟁에서 여론의 지지를 유지하는 데 큰 타격이 될 수 있다.”

갤럽은 웹사이트에서 이렇게 밝혔다. 

러시아 지도부에게는 우크라이나 전쟁이 지지부진하면서 러시아 국민의 사기를 유지하는 것도 중요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작년 모스크바에서 열린 동원령 반대 시위 [사진 = 연합뉴스]
작년 모스크바에서 열린 동원령 반대 시위 [사진 = 연합뉴스]

군에 대한 신뢰가 떨어지는 이유는?

이번 갤럽 여론조사에 따르면 군에 대한 러시아인들의 신뢰는 여전히 “​강력”해서, 성인 4명 중 3명이 군을 신뢰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22년 실시된 유럽 언론의 조사 결과에서 아직은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고 갤럽은 설명했다. 

동시에, 이번 조사 결과에 따르면 군에 대한 신뢰가 균열 조짐을 보임에도 불구하고 다른 공공 기관들에 대한 러시아인의 신뢰도는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 금융 기관, 사법 시스템에 대한 신뢰는 2023년에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데, 갤럽은 세 기관 모두 관련 여론조사 개시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갤럽은 홈페이지에서 “다른 국가 기관들에 대한 신뢰도가 크게 높아진 반면 군만이 이러한 추세를 거스르는 것은 주목할 만하다”고 썼다. 

“러시아인들의 자국 군대에 대한 신뢰가 약해지는 원인은 러시아의 정치적 리더십과 군사적 리더십에 대한 인식 사이의 괴리가 점점 더 커지는 데에서 찾을 수 있다.”

갤럽은 이렇게 주장했다.

한편, 갤럽은 2006년부터 2018년까지 러시아 사람들은, 국가 지도자에 대한 지지도와 상관없이, 군에 대한 신뢰에 있어 비슷한 경로를 따랐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2018년 이후부터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러시아 지도층에 반대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군에 대한 신뢰가 무너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추세는 2023년에도 계속되었으며, 국가 지도자를 반대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군에 대한 신뢰도는 2006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40%)으로 떨어졌다고, 갤럽은 자세히 밝혔다.

“바그너 그룹의 실패한 쿠데타는 군 장악력과 정치 지도자로서 높은 인기를 유지하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권위에 대한 중대한 공개 도전으로, 이러한 신뢰도 하락에 한몫했을 것이다.”

갤럽은 이렇게 분석했다.

러시아 용병 조직 바그너 그룹은 충격적인 쿠데타를 일으키며 모스크바로 진군하다가 반란 의사를 접었었다. 푸틴 대통령과 바그너 지도자 예브게니 프리고진 사이에 거래가 이뤄진 뒤 쿠데타군의 중도 포기가 이뤄졌던 것이다. 프리고진은 이후 비행기 추락 사고로 사망했다.

일반적으로 권위주의 정권에서는 여론조사가 어려울 수 있다. 크렘린은 반전 사상을 잔인하게 진압하고 전쟁을 지지하는 홍보에 수백만 달러를 지출하고 있기 때문에 여론조사는 정확한 현실을 반영하지 못할 수도 있다. 

실제로 일부 여론조사에서는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지지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나지만, 다른 조사들에서는 50:50으로 나오기도 한다.

[위키리크스한국 = 최석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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