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KI 시선] 아픔 딛고 尹대통령과 '깐부' 맺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WIKI 시선] 아픔 딛고 尹대통령과 '깐부' 맺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 박영근 기자
  • 승인 2023.12.20 14:55
  • 수정 2023.12.20 14: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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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대통령, 검찰총장 시절 이재용 실형 이끈 검사들 격려
이 회장, 국정 농단 항소심에서 억울함에 눈물 삼키기도
석방 3년 째, 떡볶이·술자리·엑스포 등으로 현 정부 지지
尹대통령과 ASML 방문해 반도체 공급망 안전 성과 달성

윤석열 대통령이 '국정농단 특검' 수사팀장이던 시절, 그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실형 선고에 공을 세운 파견 검사들에게 전화해 노고를 치하했다. 4년 간의 수사 끝에 이 회장을 감옥에 넣을 수 있게 된 것에 대한 소회가 남달랐다는 것이다. 그러나 시간이 흐른 지금, 윤 총장은 대통령으로서 이 회장과 폭탄주·떡볶이를 나눠 먹고 반도체 사업을 챙기는 '깐부'가 됐다. 

윤 대통령은 지난 6일 부산항 국제 전시컨벤션센터에서 개최된 '부산시민의 꿈과 도전' 간담회를 마치고 대기업 총수들과 함께 부산 국제시장을 찾았다. 이 회장은 이 자리에서 윤 대통령과 함께 떡볶이와 오뎅을 먹으며 담소를 나눠 눈길을 끌었다. 이 회장은 이날 시민들이 자신의 이름을 부르고 환호하자 환한 미소를 지으며 '쉿'하는 제스처를 보이기도 했다. 윤 대통령이 있는 자리에서 자신이 윤 대통령보다 더 도드라지지 않기 위한 겸손한 태도를 나타낸 것으로 풀이된다. 

윤 대통령과 이 회장은 함께 술자리도 가졌다. 이 회장을 비롯한 재벌 총수들은 지난 11월24일 프랑스 파리 방문 당시 모 식당에서 술과 함께 저녁 식사를 한 것으로 전해진다. 저녁 식사에는 소주와 맥주가 곁들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모 그룹 관계자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저녁 8시부터 밤 10시까지 '소폭'을 마신 것으로 알고 있다. 다만 얼마나 마셨는지는 확인이 어렵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이 회장은 지난 12일 윤 대통령과 함께 네덜란드 ASML 본사를 방문해 '차세대 반도체 제조 기술 R&D 센터' 건립 MOU를 맺고 오는 성과를 달성했다. 삼성전자는 이번 방문으로 '하이 뉴메리컬어퍼처 EUV'에 대한 기술 우선권을 획득해 반도체 공급망을 더 공고히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회장도 출장 이후 "이번 방문 성과는 반도체가 거의 90%였다"고 말하며 함께 귀국한 경계현 디바이스솔루션 부문장의 등을 여러 번 토닥였다. 

사실 과거를 살펴보면 이 회장과 윤 대통령의 관계는 마냥 웃을 수 만은 없다. 언급했듯 윤 대통령은 총장 시절 이 회장의 실형을 이끌어내기 위해 고군분투한 인물이었기 때문이다. 윤 대통령은 이 회장이 실형을 선고받자 4년간 수사를 함께 한 파견 검사들과 통화하며 기쁜 소감을 숨기지 않았다는 후문도 있다. 동아일보는 2021년1월19일자 기사를 통해 "윤 총장이 검사들에게 활 걸어 '우리가 정말 힘들었지만 보람된 일을 했다'며 '옛날 생각이 났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고 보도했다.

이 회장에게 2018년 항소심을 통해 집행유예 판결을 내렸던 당시 서울고법 정형식 판사는 판결 이후 각종 언론과 정치권으로부터 모진 비난을 받았다. 한 매체는 정 판사가 이 부회장의 1심 변론을 담당했던 법무법인 태평양 송우철 변호사와의 관계를 언급하며 '법조계에 만연한 사적 관계나 전관예우에 의한 판결이 아니냐는 합리적 의심을 가능케 했다'고 힐난하기도 했다. 

누구도 탓하지 못한 채 감정에 북받쳤던 이 회장은 최후 진술때 내내 눈물을 흘렸다. 이 회장은 별세한 부친 고(故) 이건희 삼성전자 전 회장을 언급하며 "앞으로 어떤 일이 있더라도 개인적 이익을 추구하는 일을 결코 하지 않겠다"며 이를 갈았다. 

자신을 감옥에 넣은 핵심 인물과 손을 잡는다는 건 쉽지 않을 선택일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회장은 사적 감정보단 회사를 위한 결단을 내리면서 현 정권에서도 회사에 실익을 가져다줬다. 특히 윤 대통령은 떡볶이 회동·저녁 술자리·네덜란드 방문 이후 지난 18일 과거 이 회장에게 집행유예 판결을 내렸던 정 판사를 신임 헌법재판관으로 임명했다. 삼성전자 입장에선 이 회장의 석방의 기틀을 마련해 준 정 재판관에게 마음의 빚까지 덜게 된 셈이다. 

[위키리크스한국=박영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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