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최근 러시아에 탄도미사일 발사대와 수십 발의 탄도 미사일을 제공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간 동해상으로 시험 발사에 그쳤던 북한의 미사일 테스트가 실전 전쟁에 사용되면서 한반도 정세와 우크라이나 전쟁에 어떤 여파를 가져올 지 관심이 모아진다.

7일 우크라이나 하르키우 검찰 대변인 드미트로 추벤코는 지난 2일 러시아가 히르키우 공습에 사용한 미사일 중 하나의 잔해를 공개했다. 추벤코 대변인은 "이 미사일의 종류를 정확히 파악할 순 없지만 크기와 배선장치 등이 기존 러시아산과는 차이가 있다"고 밝혔다.

추벤코 대변인은 잔해 부품 중 숫자 등이 각인됐다고 설명했다. 다만 제작 정보가 흐려진 것으로 보아 의도적으로 제조정보를 지우려 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덧붙였다. 추벤코 대변인은 "러시아 미사일엔 내부 규정에 따라 제조자 등의 정보가 선명히 새겨져 있지만 이 미사일엔 그런 정보가 없었다"고 말했다.

추벤코 대변인은 이같은 자료들을 토대로 북한군이 열병식 등에서 공개했던 미사일과 형태가 유사하다며 북한에서 제공됐을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러면서도 추벤코 대변인은 "아직 해당 잔해가 북한산 미사일이란 확실한 증거가 발견된 것은 아니며, 러시아가 미사일 제조사를 바꿨거나 제3국으로부터 제공받았을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반면 미국 제프리 루이스 미들베리 국제연구소 동아시아 비확산센터 등 일부 미국 전문가들은 우크라이나에서 발견된 미사일 파편이 북한산 KN-23과 동일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좀 더 명확히 분석했다. 안킷 판다 카네기국제평화재단 선임 연구원도 "KN-23 미사일로 보인다"면서 "러시아가 미사일 수량을 고갈시키지 않고 심층 타격 능력을 확대할 수 있게 됐다"고 평가했다.

북한이 우리나라를 향해 발사할 수 있는 탄도미사일의 성능과 살상력을 우크라이나전을 통해 실전 테스트하고 있을 가능성이 점쳐진다. 그간 북한은 동해상으로 탄도미사일 시험 발사를 실시해왔다. 그러나 러시아가 북한산 로켓을 직접 활용하면서 미사일 역량 고도화 측면에서 의미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만약 우크라이나전에 투입된 북한산 미사일 성능에 효과가 있다면 북한과 무기 거래중인 국가에 홍보 역할도 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미 커비 조정관은 우크라이나 자포리자 지역 노지에 떨어진 미사일 정보를 공개하며 "실패라고 판단하기엔 너무 이르지만, 그 미사일이 한 것은 땅에 구멍을 만든 것이 전부였다"고 평가 절하했다.

[위키리크스한국=박영근 기자]

bokil8@wikileaks-kr.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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