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영과는 전혀 무관한 회사…삼영산업 직원 흡수도 형평성 어긋나"
고 이종환 삼영화학그룹 명예회장이 설립한 타일 제조업체 '삼영산업'이 경영위기를 극복하지 못하고 최근 전원 해고 통보를 날렸다. 노조 측은 "창업주의 과도한 기부가 경영 악화를 일으켰다"고 주장하며 이 명예회장 아들인 이석준 회장의 책임있는 태도를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조영한 삼영 대표는 "삼영산업과 어떠한 관계도 없음으로 지원은 불가하다"며 단호한 입장을 나타냈다.
26일 조 대표는 위키리크스한국과의 인터뷰에서 최근 불거진 삼영산업 해고 통보건에 대해 입을 열었다. 조 대표는 "이미 삼영산업은 몇년 전 부터 경영 위기에 빠져있었다"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명예회장은 그간 계속 사비를 들여 회사를 유지해왔다. 하지만 이 명예회장이 돌아가신 이후 가스료까지 급상승하면서 회사 경영을 유지할 수 없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조 대표는 삼영산업 임원들의 무능한 경영에 대해서도 질타했다. 조 대표는 "삼영산업은 이 명예회장과 그의 측근들이 경영해왔다"면서 "이 분들이 과거 100억 200억씩 흑자 전환해서 이익 나올 때 자금 관리를 잘 해놓고 했어야 했는데, 퇴직금 충당도 안해놓고 안일하게 대응했다"면서 "얼마 전 삼영산업 대표와 통화 나눴는데, '알아서 처리하겠다'고 했다. 퇴직금은 지급되지 않을까 싶다"고 덧붙였다.
삼영산업 일부 임직원을 흡수하는 것에 대해서도 조 대표는 단번에 거절했다. 조 대표는 "업종도 틀릴 뿐더러 삼영산업을 흡수하기엔 리스크가 너무 크다. 이미 삼영산업과 삼영은 관계도 없는데 주가가 갑자기 15% 빠졌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삼영 소속 직원들이 이같은 상황에 처해지면 다른 부서로 어떻게든 보내겠지만, 삼영산업 만큼은 이종환 명예회장과 그의 측근들이 경영해왔기 때문에 형평성에 맞지 않다"고 밝혔다.
이 명예회장과 그의 아들인 이석준 회장은 지난 2021년 경 '경영권 분쟁'에 휩싸인 바 있다. 당시 이 명예회장은 삼영중공업을 직접 경영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러나 이석준 회장이 '삼영이 삼영중공업의 지분이 일부 있기 때문에 마음대로 경영할 수 없다'고 입장을 밝히면서 부자(父子)간 신경전이 불거졌다. 과거 이 명예회장은 아내와 이혼 소송과 각종 성추행 논란 등을 겪었다.
일각에선 이같은 사유로 이 명예회장과 이석준 회장의 관계가 썩 좋지 않을 것이란 시선도 있었다. 한 발 더 나아가 이 명예회장이 자식들에게 재산 줄 바에야 사회에 환원하겠다는 마음으로 거액을 기부한 것 아니냔 의혹도 제기됐다. 조 대표는 이에 "사실이 아니다"라며 단호히 선을 그엇다. 조 대표는 "이 명예회장은 자식들과 사이가 나빠지기 이전에도 사회 환원을 위한 기부를 해왔었다"면서 "돌아가시기 직전 영상도 남기시고 다 화해하셨다"고 귀띔했다.
[위키리크스한국=박영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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