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KI 프리즘] “어산지가 감옥에서 사망한다면...피카소, 렘브란트, 워홀의 명작들을 파괴하겠다” 한 예술가의 경고
[WIKI 프리즘] “어산지가 감옥에서 사망한다면...피카소, 렘브란트, 워홀의 명작들을 파괴하겠다” 한 예술가의 경고
  • 최정미 기자
  • 승인 2024.02.15 06:13
  • 수정 2024.02.15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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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드레이 몰로드킨의 ‘데드맨 스위치’ 프로젝트 금고. [사진=몰로드킨 파운드리(Foundry) 스튜디오]
안드레이 몰로드킨의 ‘데드맨 스위치’ 프로젝트 금고. [사진=몰로드킨 파운드리(Foundry) 스튜디오]

프랑스 예술가 안드레이 몰로드킨이, 위키리크스 설립자 줄리안 어산지가 감옥에서 사망하면 총 4,500만 달러 가치의 미술 작품들을 파괴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그 중에는 렘브란트, 피카소, 앤디 워홀 등의 작품들이 포함돼 있다.

14일(현지시간) 영국 방송 스카이뉴스(Sky News) 등에 따르면, 몰로드킨은 자신에게 기부된 이 명작들을 29톤 금고에 넣어 놨으며, 두 개의 저장통과 연결시켰는데, 통 하나에는 산성 분말이 채워져 있고, 다른 통에는 촉매제가 들어 있다. 두 물질을 금고 안에 쏟아 넣으면 반응을 일으켜, 금고 안의 모든 작품들을 크게 훼손시키게 된다는 것이다. 

그는 자신의 계획을 ‘데드맨 스위치(Dead Man's Switch)’ 프로젝트라고 이름 붙였는데, 원래 손을 떼면 장치가 작동되거나 멈추는 것을 뜻하는 말이다. 몰로드킨의 데드맨 스위치 계획은 어산지의 아내 스텔라 어산지의 지원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어산지는 2010년, 내부고발자 첼시 매닝으로부터 받은 이라크전과 아프간전, 외교와 관련한 미 정부 기밀문서들을 위키리크스 사이트에 공개했고, 이로 인해 미국의 전쟁범죄 및 비리가 전 세계에 폭로됐다.

미국 송환에 맞선 마지막 상소의 승인 판결을 기다리고 있다. 이에 미 정부는 어산지를 방첩법 위반으로 기소하고 영국에 송환 요청을 했다. 현재 어산지는 영국의 벨마시 교도소에 수감돼 있다.

미국은 매닝이 문서를 유출할 때 공모했다고 주장하지만, 어산지는 이를 전적으로 부인하고 있다. 어산지의 변호사는 어산지의 최후 상소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어산지의 생명이 위태롭게 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원래 러시아인지만 푸틴에 반대하고 망명한 몰로드킨은 스카이뉴스에 “많은 전쟁이 벌어지고 있는 이 재앙적인 시기에 예술품을 파괴하는 것이 한 사람의 생명을 파괴하는 것보다 훨씬 더 금기시 되고 있다. 어산지가 수감된 이후 표현의 자유, 발언의 자유, 정보의 자유가 더욱 더 억압받기 시작했다. 나는 지금 이것을 매우 강하게 느끼고 있다”라고 말했다. 

프랑스에 있는 몰로드킨의 스튜디오에 있는 이 금고는 오는 16일에 봉인되며, 한 박물관으로 옮겨질 것이라고 한다.

또한 이 금고에 24시간 타이머가 세팅되는데, 매일 리셋해 주지 않으면, 통 안의 물질들이 금고 안으로 들어가게 된다는 설명이다. 매일 어산지와 가까운 사람 누군가가 그가 살아있음을 확인하고 타이머를 리셋해야 한다.

밀라노의 갤러리 소유주 지암파올로 아본디오는 스카이뉴스에, 처음에는 몰로드킨의 계획에 반대했지만 결국 피카소 작품을 그에게 기부했다고 말했다.

그는 “세상에는 피카소 작품 하나보다는 어산지가 있는 것이 더 의미있기 때문에 몰로드킨의 제안을 받아들였다. 나는 낙관주의자라 이 작품을 빌려 줬다. 어산지가 풀려나면, 작품을 돌려받을 수 있다. 피카소의 작품은 10,000에서 1억 달러에 달하지만, 사람의 생명을 논하는 데에 ‘0’의 개수가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몰로드킨에게 자신의 작품 중 하나를 기부한 예술가 프랑코 B는 스카이뉴스에 “내가 소중히 생각하는 것에 헌신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나는 내 스튜디오 구석에 있는 것을 기부한 것이 아니다. 자유와 검열에 대해 말하고 있는 내게 매우 소중한 작품을 기부했다. 이는 어산지가 한 일과 그가 겪고 있는 것에 비하면 작은 것이다”라고 말했다. 

어산지의 아내 스텔라는 이 프로젝트가 한 사람의 생명과 예술 중 어느 것의 파괴가 더 금기시 돼야 되느냐는 질문을 하고 있다며, “진짜 타겟은 어산지가 아니라 대중의 알 권리와 권력에 책임을 물을 수 있는 미래이다. 민주주의가 승리하면, 어산지의 생명과 함께 예술은 지켜질 것이다”라고 말했다.

[위키리크스한국 = 최정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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