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선 집권 눈 앞?”…푸틴, 나발니 급사 당일 기계공장서 열띈 연설
“5선 집권 눈 앞?”…푸틴, 나발니 급사 당일 기계공장서 열띈 연설
  • 김주경 기자
  • 승인 2024.02.18 18:58
  • 수정 2024.02.18 1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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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정치적 숙적 나발니 사망에 환호 넘친 표정 지어
WP “푸틴 공장 연설서 앞으로! 성공! 새 국경!” 강조
서방국가, 푸틴 재집권하면 야권세력 추가 탄압 가능성
CNN “나발니, 푸틴에 위협적 존재…이름 직접 호명 자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8일(현지시간) 크렘린궁에서 터커 칼슨 미국 폭스뉴스 전 앵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EPA ·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8일(현지시간) 크렘린궁에서 터커 칼슨 미국 폭스뉴스 전 앵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EPA ·연합뉴스]

푸틴 대통령의 최대 정적으로 평가받는 알렉세이 나발니가 시베리아 감옥에서 급사한 당일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기계공장을 찾은 것으로 전해졌다.

17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포스트(WP)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나발니가 사망한 16일 러시아 서부 도시 첼랴빈스크의 한 기계공장을 방문했다고 보도했다.

WP 보도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공장 내 노동자들과 학생들 앞에서 미소를 띤 채 연설했고 기술 진보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날 푸틴 대통령은 자신에게 존경을 표한 한 젊은 노동자에게 “앞으로! 성공! 새 국경으로!”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교정당국이 나발니가 사망했다고 보고했을 때 푸틴 대통령은 환호하는 것처럼 보였다”고 전했다.

다만 푸틴 대통령은 이날 방문한 공장에서 노동자들에게 나발니 사망을 별도로 언급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이외 푸틴 대통령은 대외적으로도 나빌니 사망에 대해 침묵하고 있다. 러시아 정치권에서는 나발니의 존재감이 그만큼 컸기 때문이다. 광범위한 네트워크를 구축해 대규모 반정부 시위를 이끌고 소셜미디어에서 지속적으로 정권을 압박했던 것이 대표적이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러시아 영사관 앞에서 나발니를 추모하는 집회가 열렸다. [사진=AP/연합뉴스]
독일 프랑크푸르트 러시아 영사관 앞에서 나발니를 추모하는 집회가 열렸다. [사진=AP/연합뉴스]

17일 미국 CNN 방송 보도에 따르면 “푸틴은 나발니를 그동안 정치적 숙적으로 여겼다”고 언급했다. 그동안 푸틴 대통령은 나발나의 실명도 언급하지 않았던 것도 그 이유에서다. 그동안 푸틴 대통령은 나발니를 ‘그 사람’, ‘블로거’, ‘베를린의 환자’ 등으로 부르며 그의 실명을 입에 올리지 않았다.

CNN은 나발니 의문사와 관련해 "러시아의 절망적인 정치 지형에 더 어두운 그림자가 많이 드리워지고 있다"며 "야권 지도자의 죽음은 러시아에 시대의 종말을 의미한다"고 평했다.

현재 러시아는 대선을 한달 앞두고 푸틴 대통령의 승리가 확실시되는 분위기다. 이변이 없는 한 푸틴 대통령이 다음 달 대선에서 5선에 성공하면 2030년까지 집권하게 된다.

WP는 “많은 것들이 푸틴이 원하는 방식으로 움직이고 있다”고 평가하며, 전세계 국가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지원 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고, 전쟁에서도 우크라이나 군인들의 퇴각 가능성을 점쳤다.

실제로 미국 의회에선 하원 다수당인 공화당 강경파 등의 반대로 우크라이나에 대한 추가 원조 예산안 처리가 지연되고 있는 실정이다.

러시아 국방부와 외신 보도에 따르면 17일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주 내에서 격전지인 아우디이우카를 완전히 장악했다. 우크라이나군은 수개월간 아우디이우카를 사수하려 총력전을 벌였으나 탄약 부족 등으로 러시아군의 거센 포위 공격에 버티지 못한 것이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승전고를 울리기 전인 지난 9일 푸틴 대통령이 터커 칼슨 전 폭스뉴스 앵커와 진행한 인터뷰 영상도 공개됐다. 2022년 2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푸틴 대통령이 직접 나서 서방 언론인과 가지는 첫 인터뷰다. 그만큼 푸틴 대통령의 자신감을 보여준 대목이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022년 5월 9일 러시아 중앙 모스크바의 붉은 광장에서 열린 전승 기념식의 퍼레이드를 지켜보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022년 5월 9일 러시아 중앙 모스크바의 붉은 광장에서 열린 전승 기념식의 퍼레이드를 지켜보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정치권 일각에서는 푸틴 대통령이 5선 집권에 성공하면 향후 러시아 내 야권 세력에 대한 탄압이 더 거세질 것이라는 우려섞인 전망도 나온다. 더 나아가 나발니 사망을 계기로 서방이 개입하면 혼란을 부추길 수 있다고 우려해 내부 단속을 더 옥죌 수 있다는 얘기다.

러시아의 독립 정치분석기관인 R.폴리틱의 타티아나 스타노바야는 푸틴 대통령이 러시아 내 남은 야권 세력에 대한 추가 단속에 나설 것이 분명해 보인다며 “푸틴 입장에선 서방 개입의 위험은 여전히 매우 심각하다고 볼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서방국가들도 푸틴 대통령의 독재에 우려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비롯한 서방 지도자들은 나발니 사망의 책임을 푸틴 대통령에게 돌리며 맹비난을 이어가고 있다. 서방 언론에서도 푸틴 대통령의 철권통치가 강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위키리크스한국=김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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