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관 줌인] “동남아·아프리카로”…농어촌공사가 전파한 ‘K-농업기술’ 주목
[공기관 줌인] “동남아·아프리카로”…농어촌공사가 전파한 ‘K-농업기술’ 주목
  • 안준용 기자
  • 승인 2024.02.21 08:26
  • 수정 2024.02.21 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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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에 K-농업 전파…‘K-라이스벨트 추진단’ 출범
농어촌공사, K-농업기술 글로벌 확산·수출 전폭 지원
인도네시아·캄보디아·몽골 등에 선진 농공기술 전수
농어촌공사 해외협력. [한국농어촌공사 유튜브 캡처]
농어촌공사 해외협력. [한국농어촌공사 유튜브 캡처]

우리나라의 벼가 아프리카 케냐에 심어지고 농업용수관리 자동화 시설이 캄보디아에 설치된다.

원조를 받는 나라에서 원조를 주는 나라가 된 대한민국은 꾸준히 개발도상국에 ‘K-농업기술’을 전파하고 있다. 생존에 있어 가장 기초적이고 중대한 '안정적인 식량 확보'에 한국농어촌공사(사장 이병호)가 팔을 걷어붙인 것이다.

한국농어촌공사는 이른바 ‘K-라이스벨트’ 구축과 개도국에 농업기술 전수 등을 위해 농림축산식품부(이하 농식품부), 농촌진흥청(농진청)과 협력해 농업 공적개발원조(ODA)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아프리카로 가는 ‘밥심’

한국의 대표적인 농업 ODA 사업인 ‘아프리카 K-라이스벨트’ 사업을 체계적으로 추진하고자 라이스벨트 추진단이 운영된다.

아프리카 K-라이스벨트는 쌀을 주식으로 소비하나 생산량 부족으로 수입에 의존하는 국가들에게 한국의 쌀 자급률 달성 경험 토대로 식량안보를 개선하기 위한 사업이다. 대상국가는 세네갈·감비아·기니·기니비사우·가나·카메룬·우간다·케냐·시에라리온·코트디부아 등 10개국이다.

'K-라이스벨트' 8개국 현황. [자료=농림축산식품부]
‘K-라이스벨트' 8개국 현황. [자료=농림축산식품부]

지도로 보면 해당 국가들은 아프리카 대륙 중앙에 위치해 있어 하나의 벨트를 구축했다. 케이-라이스벨트는 오는 2027년부터 연간 벼 종자 1만 톤을 생산하고 농가에 보급해 고품질 벼를 생산해 3000만 명에게 안정적인 식량공급을 목표로 한다.

이를 위해 다수성 벼 품종 종자 보급 생산단지를 구축하고 거점 생산단지 내 현지 전문가 육성, 농가 교육을 진행하는 한편, 벼 재배단지 확보 및 생산 인프라도 조성한다. 또한, 농진청 벼 전문가를 파견해 기술지도 등을 통해 현지의 벼 전문가를 양성하고 농약·비료, 농기계, 종자 저장시설을 구축한다.

나라별로 종자 생산 및 보급 체계, 종자 등록 등 농업 제도·규제 상황과 시장 유통체계 등을 조사해 보급체계도 만드는 것이 주된 골자다.

지난해 7월 가나, 감비아, 기니 등 아프리카 8개국 장관급 대표들이 ‘K-라이스벨트 농업장관회의’에 참석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해 7월 가나, 감비아, 기니 등 아프리카 8개국 장관급 대표들이 ‘K-라이스벨트 농업장관회의’에 참석했다. [사진=연합뉴스]

정부는 지난해 G7 정상회의 때 국제 식량위기 해결을 위해 K-라이스벨트를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밝혔고 유엔세계식량계획(WFP) 및 아프리카개발은행(AfDB)도 해당 사업에 대한 적극적인 지지와 협력 의사를 표명한 바 있어 이미 국제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사업이다.

지난해 7월 서울에서 개최된 ‘K-라이스벨트 농업장관회의’에서는 사업에 참여하는 아프리카 대표들은 해당 사업이 단순한 자금제공을 넘어 한국의 경험과 기술을 전수함으로써 아프리카가 자립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점에서 차별화되는 의미를 가진다고 평가했다.

추진단 출범 이후 2개월 후인 지난해 10월 시에라리온과 코트디부아르가 추가 합류했다.

정황근 전 농식품부 장관은 줄리우스 마다 비오(Julius Maada Wonie Bio) 시에라리온 대통령과 만나 “시에라리온은 내전을 겪은 국가를 재건하면서 식량자급 달성을 추진한다는 점에서 과거 한국과 유사한 측면이 있다”면서 “이번에 시에라리온이 라이스벨트의 9번째 참여국이 된 만큼, 쌀을 중심으로 농업 협력 기반을 견고히 구축해 한국 농업의 국제 위상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비오 대통령은 “시에라리온은 한국 같은 친구를 찾고 있었다”면서 “한국의 우수한 쌀 종자와 농업 기술 발전 경험을 전수받길 희망한다”고 화답했다.

아프리카 라이스벨트 시범사업 현장. [사진=농림축산식품부]
아프리카 라이스벨트 시범사업 현장. [사진=농림축산식품부]

우리나라가 1961년 아프리카에서 가장 먼저 수교한 국가인 코트디부아르도 1970년대까지 급격한 경제성장을 달성했으나 최근까지 내전의 고통을 겪었다. 한국의 3배가 넘는 국토 면적을 보유하고 있으나 쌀 생산량은 소비량의 50%에 미치지 못해 연간 9000억 원을 쌀 수입에 쓰고 있는 상황이다.

코베난 아주마니(Kobenan Kouassi Adjoumani) 코트디부아르 농업지역 개발식량생산부 장관은 정 전 장관과의 면담에서 “코트디부아르 정부가 최근 내각을 개편해 기존의 농업지역개발부 명칭에 식량생산을 추가할 정도로 식량주권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면서 “쌀 자급을 달성한 한국은 코트디부아르의 롤모델이므로 라이스벨트 참여를 통해 한국의 농업 발전 경험을 상세히 배우고 싶다”고 밝혔다.

농어촌공사와 농식품부는 라이스벨트 사업의 조속한 추진과 용역사, 농기계, 비료, 농약 등 관련 민간기업 및 협회의 아프리카 진출 활성화를 위해 지난 14일 사업 설명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다산 컨설팅, ㈜유신, ㈜건화 등 국내 엔지니어링 20개사가 참석한 설명회에는 라이스벨트 사업 추진 배경 및 규모, 사업 추진 일정, 사업국 현지 여건 등이 논의됐다. 이후 사업 대상자 선정을 위한 입찰 공고를 진행할 예정이며, 절차에 따라 사업자를 선정하여 현지 사업 추진에 박차를 가해 나갈 계획이다.

농어촌공사 관계자는 “라이스벨트 프로젝트를 통해 아프리카의 식량안보와 영양개선에 기여함으로써 기아 종식 목표를 달성하고, 농가소득 증대를 통해 빈곤 퇴치에 기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시아 개도국에 ‘K-농업기술’

농어촌공사가 지난해 5월 캄보디아 수자원기상부 관계자들을 초청해 농업생산기반시설 운영관리 역량강화연수를 진행했다. [사진=한국농어촌공사]
농어촌공사가 지난해 5월 캄보디아 수자원기상부 관계자들을 초청해 농업생산기반시설 운영관리 역량강화연수를 진행했다. [사진=한국농어촌공사]

농어촌공사는 동남아를 비롯한 아시아 개도국에도 K-농업기술을 전파하고 있다. 1967년 해외사업 개척 이래로, 1976년 개도국의 경제발전 및 공사의 해외사업 진출 기반 마련을 위해 공무원을 대상으로 국제 교육을 실시해왔으며, 2017년 국제교육교류센터를 신설하고 수원국의 다양한 수요에 맞춰 신재생에너지, 산림, 축산 등 다양한 분야로 교육을 넓혀가고 있다.

농어촌공사는 지난해 5월 캄보디아 수자원기상부 차관 등 공무원 9명을 초청해 ‘농업용수 및 농업생산기반시설 운영관리 역량강화’ 연수를 진행했다.

농업 ODA의 일환인 이번 연수는 캄보디아의 농업용수 개발 및 관리를 총괄하는 수자원기상부의 요청으로 이뤄졌다. 농어촌공사는 캄보디아의 농업용수·기반시설과 재해 발생 상황 등을 고려해,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시행한 공사 사업 현장 및 재난안전종합상황실, 농업용수관리 자동화 시설 등의 현장 교육으로 수원국에 적용 가능한 공사의 농공기술을 현장에서 체감할 수 있도록 구성해 양국의 농업협력을 강화한 것이다.

캄보디아 수자원기상부 관계자는 전남 장성댐에서 안전진단본부 주관으로 진행된 ‘수리시설 안전진단 시연회’에 참석해 지하 매설물에 대한 CCTV 탐사로봇 조사 등 첨단화된 진단기법을 보며 “공사의 재난 안전 대응을 위한 체계적인 수리시설 관리와 최첨단 안전진단 기술을 캄보디아에 도입하고 싶다”면서 K-농공기술에 깊은 관심을 표명했다.

농어촌공사 관계자는 “다양한 국제교육을 통해 공사의 경험과 기술을 개도국에 전파하고, 나아가 선진적인 K-농공기술 수출 등 해외사업 확대를 위한 기반 마련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농어촌공사가 지난 2022년 5월 인도네시아 '마뗑겡 다목적댐 건설사업'에 대한 실시설계 등 컨설팅 사업 수주계약을 자카르타 현지에서 체결했다. [사진=한국농어촌공사]
농어촌공사가 지난 2022년 5월 인도네시아 ‘마뗑겡 다목적댐 건설사업’에 대한 실시설계 등 컨설팅 사업 수주계약을 자카르타 현지에서 체결했다. [사진=한국농어촌공사]

지난 2022년에는 농어촌공사는 인도네시아 정부에서 발주한 ‘마뗑겡 다목적댐 건설사업’에 대한 실시설계 등 컨설팅 사업 수주계약을 체결했다.

마뗑겡 다목적댐 건설사업은 2019년도부터 실시되고 있는 인도네시아 국가개발계획 중 댐 및 하천분야 토목 엔지니어링 사업의 일종으로, 댐이 건설되면 생활용수 및 공업용수를 비롯해 인근 약 2만ha에 농업용수를 공급할 예정이며 댐을 이용한 발전으로 연간 약 85GWh의 전기생산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농어촌공사 관계자는 이 댐 건설사업이 주목받는 이유에 대해 “공사가 인도네시아에서 연이은 사업 수주에 성공하면서 K-농업기술 수출에 꾸준한 성과를 내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공사는 현재 인도네시아 전역 34만8000ha에 이르는 관개시설과 배수시스템 정비를 위한 사업 컨설팅 용역을 맡아 진행하고 있으며, 인도네시아의 수도 이전계획(누산타라)에 따른 식량 농업계획 수립 및 실행계획 수립 기술지원을 위한 사업에도 수행기관으로 선정된 바 있다.

농어촌공사 관계자는 “1976년 인도네시아 진출한 이후 댐, 관개, 습지개발, 홍수조절 등 분야에서 현재까지 58개 사업에 참여해 성공적으로 수행해 왔다”면서 “공사의 기술력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마뗑겡 다목적댐 사업 또한 계약 기간 내 댐 설계를 완료해 앞으로도 한국의 농업관개 기술력을 세계에 알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6월 몽골 올란바토르에서 개최된 '수의진료 역량 강화사업' 준공식. [사진=한국농어촌공사]
지난해 6월 몽골 올란바토르에서 개최된 ‘수의진료 역량 강화사업’ 준공식. [사진=한국농어촌공사]

몽골과는 ‘울란바토르 수의진료 역량강화 사업’을 통해 지원된 동물진료센터, 진단·치료 장비 등을 지원한다. 해당 사업은 우리나라 수의 진료산업 발전 노하우 지원을 위한 ODA를 말한다.

농어촌공사는 지난해 6월 동물진료센터 구축, 진료장비 지원, 동물 진단·치료 장비 운영 방법 교육, 농장동물 질병예방 및 검진 방법 교육 등을 수행했으며, 이를 토대로 몽골 정부는 한국형 선진 수의 진료 기술을 활용한 본격적인 동물 진료센터 운영에 들어갔다.

몽골은 전통적인 목축 국가로 안전한 축산물 수요는 늘어나는데 비해 가축 질병 사례가 증가하여 어려움을 겪어왔으나, 이번 사업으로 지하 1층, 지상 3층 규모의 동물진료센터를 신축하고 이동식 수의 진료, 전문가 파견·교육 등을 통해 수의 분야 역량 향상의 계기가 마련됐다.

농어촌공사 관계자는 “본 사업을 통한 우리나라 선진 수의진료 경험 전수가 몽골 수의산업 발전의 이정표가 되기를 바란다”면서 “앞으로도 다양한 ODA 사업을 통해 선진화된 K-농업기술 전파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농어촌공사 해외시장 진출 현황. [한국농어촌공사 유튜브 캡처]
농어촌공사 해외시장 진출 현황. [한국농어촌공사 유튜브 캡처]

이처럼 농어촌공사의 선진 농공기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최근 개도국 등 세계 여러 나라에서 고위급 연수 참여가 증가하고 있다. 한국 농업기술 확산을 통해 국제사회의 식량안보 강화에 기여하고, 현장에서 체감하는 혁신 기술을 적용해 농식품 수출도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농어촌공사 관계자는 “K-라이스벨트 등 개도국 지원 사업들 한국 농업의 국제 위상을 한 단계 높이는 사업인 만큼 향후 민관 협력을 통해 사업 성과를 제고해 나가기를 바란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위키리크스한국=안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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