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대란] 대학병원 치료 차질에 환자들 중형병원으로 몰려 '비상'...비대면진료 전면 확대 '파격 조치' 효과 불투명
[의료대란] 대학병원 치료 차질에 환자들 중형병원으로 몰려 '비상'...비대면진료 전면 확대 '파격 조치' 효과 불투명
  • 강혜원 기자
  • 승인 2024.02.24 06:41
  • 수정 2024.02.24 0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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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의 사직서 제출 80% 육박...피로 누적 우려 확산
전공의 집단이탈에 환자 전원·퇴원 (광주=연합뉴스)
전공의 집단이탈에 환자 전원·퇴원 (광주=연합뉴스)

전공의들이 대거 이탈하며 대학병원 치료가 차질을 빚자 환자들이 중형병원으로 몰려들고 있다. 정부는 '비대면진료 전면 확대' 파격 조치를 내렸지만, 대상자가 많지 않아 효과는 불투명한 상태다.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의대증원 정책에 반대한 전공의들의 집단사직이 계속되자 정부는 22일 보건의료 위기로는 사상 처음으로 위기 경보를 최고 단계인 '심각'까지 끌어올렸다.

정부가 주동자에 대한 구속수사 원칙 등 '엄정 대응'을 강조하고 있지만, 집단행동에 나선 전공의의 수는 줄지 않고 전체의 3분의 2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상당수의 전공의가 떠난 의료 현장은 주요 대형병원들이 수술의 30~50%가량을 줄일 정도로 비정상적인 모습이다. 수술과 입원 취소, 진료 연기 등으로 인한 환자들의 불편과 불만은 커지고 있다.

정부는 이날부터 의원급 의료기관과 재진, 주말, 의료 취약지 등에서 허용됐던 비대면 진료를 전공의들의 집단행동 기간에 '전면' 허용하며 장기전에 대비하고 있다.

대형 종합병원에서 전공의들이 대거 떠나면서 의료 공백은 더 악화하고 있다. 서울시내 주요 대학병원은 전공의의 빈 자리에 전임의와 교수를 배치해 입원환자 관리와 응급상황에 대비하고 있다.

신규 환자의 예약을 가급적 제한하고, 수술 30∼50%를 축소해 현재 인력으로 가동한 범위 내에서 병원을 운영 중이다.

일부 병원은 전공의 없는 응급실을 24시간 유지하고자 기존 3교대 근무를 교수와 전임의 2교대 근무로 바꿨다.

서울대병원, 서울성모병원, 서울아산병원도 30∼40%가량, 세브란스병원은 50%가량 수술을 줄였다. 삼성서울병원 역시 수술의 45∼50%가량을 연기하며 대응하고 있다.

일부 대형병원은 소수의 환자만 입원해 있을 정도로 썰렁한 모습이지만, 수련병원이 아닌 더 작은 규모의 2차병원에는 환자들이 몰려들며 또 다른 의료대란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부산의 한 2차병원 관계자는 "인근에 있는 대학병원에서 입원 치료에 대한 문의가 하루 여러 건 들어오고 있다"며 "심부전 환자에 대한 혈액 투석 등 정기적 치료나 예후를 지켜보는 정도의 증세를 보일 경우만 받고 있다"고 말했다.

광주 광산구의 한 중형병원은 하루 평균 200여명이던 내원객이 두배가량 늘기도 했다.

전공의들의 자리는 전임의(펠로)나 교수 등 전문의가 대신하고 있지만, 피로가 누적되는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의료계의 집단행동이 전임의, 전문의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의료 현장에는 이달 말 계약이 끝나는 전임의들이 재계약 여부를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는 얘기가 심심찮게 나온다. 조만간 전임의 신분이 되는 '레지던트 4년차' 사이에서는 전임의 계약을 보이콧하려는 집단적인 움직임도 감지된다.

의대생과 의학전문대학원생들의 집단휴학은 확산세는 일단 멈춘 모양이다. 300명 이상이 휴학계를 철회했지만, 여전히 1만명 넘게 휴학 신청을 해 놓은 상태다.

교육부에 따르면 전날 오후 6시 기준으로 전국 12개 의대에서 49명이 휴학을 신청했다.

19일 1천133명, 20일 7천620명, 21일 3천25명에 이어 총 1만1천827명이 휴학을 신청한 것이다.

그러나 이 가운데 1개교에서 346명이 전날 휴학을 철회해 총 1만1천481명의 휴학계만 남았다.

지난해 4월 기준 전국 의과대학 재학생 1만8천793명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61.1%가 휴학을 신청한 셈이다.

11개교에서는 전날 수업거부가 확인됐다. 해당 학교는 학생 면담, 학생 설명 등을 통해 정상적인 학사 운영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교육부는 22일 40개 대학에 공문을 보내 3월 4일까지 2025학년도 의과대학 정원 증원 규모를 신청해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집단휴학 때문에 대학 측이 학사 일정을 늦춘 사례도 나왔다. 전북대학교 의대는 오는 26일부터 의과대 3, 4학년의 수업을 시작할 예정이었지만, 학생 대부분이 휴학계를 제출하면서 개강을 1, 2학년과 같은 다음 달 4일에 하기로 했다.

kkang@wikileaks-kr.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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