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도서 소변보고 욕설까지…쿠팡 '블랙리스트'가 필요했던 이유
복도서 소변보고 욕설까지…쿠팡 '블랙리스트'가 필요했던 이유
  • 박영근 기자
  • 승인 2024.03.04 11:16
  • 수정 2024.03.04 16: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방화·성추행·노상방뇨·절도…쿠팡서 일용직 사건 사고 발생
쿠팡 블랙리스트, 부당 노동행위 vs 효율적 업무 '갑론을박'
"언론 보도 두려워 관리자가 지시·통제 점점 포기하는 듯"
물류센터 화장실 휴지에 방화, 관리자를 금속 재질로 폭행, 스마트폰 등을 바지에 숨겨 절도, 여사원 뒤에서 신체 접촉해 성희롱을 저지르는 등의 사건이 쿠팡서 발생했다. ⓒ쿠팡 

최근 쿠팡이 노동자의 취업 제한을 목적으로 '블랙 리스트'를 만들었다는 의혹을 받으며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특히 한 매체는 지난달 'PNG 리스트'라는 쿠팡 내부 자료를 입수해 16,450명의 취업 제한자가 있었다고 폭로했다. 이들은 '정상적인 업무수행 불가능' '건강 문제' '직장 내 성희롱' '반복적 무단 결근' '음주운전' 등의 이유로 명단에 올랐다고 언론은 보도했다. 

결정적으로 해당 문건에 총 100여 명에 달하는 기자와 PD도 블랙리스트에 올라가 있었다. 이에 전국언론노조는 최근 성명을 통해 "블랙리스트는 노조 조합원과 내부 공익제보자의 취업을 막고 쿠팡 관련 탐사보도를 했거나 업무 환경의 문제를 지적한 언론인의 취재를 차단하려는 목적으로 보인다"며 "이는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이자 조합원에 대한 부당 노동행위"라고 규탄했다.

그렇다면 보도 이후 쿠팡 내부 직원들의 분위기는 어떨까. 쿠팡에서 4년째 근무중인 한 직원은 4일 "회사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진퇴양난에 빠졌다"고 말했다. 근무자 A씨는 "센터에서 근무하다보면 별별 사람들이 다 온다"면서 "어느날은 한 남성이 멀쩡하게 생겼는데 복도에서 소변을 보고 있었다. 너무 깜짝 놀라서 소리를 지르자 도망가더라"고 입을 열었다.

A씨는 "알고보니 그 남성은 정신적으로 이상이 있었던 사람이었다. 하지만 약을 먹으면 상태가 나아졌다"면서 "약 먹고 정상인 상황에서 채용된 이후, 약 기운이 떨어지면 정신적으로 이상 행동을 보인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법으로는 약 먹고 정상이 되는데도 채용을 거부하면 문제가 되기 때문에 난감했다"고 털어놨다.

또 다른 근무자 B씨는 잠입 취재한 언론에 대한 의문점을 던지기도 했다. B씨는 "센터는 하루하루가 정말 바쁘다"면서 "고객 주문을 받기 위해 한시도 쉴 틈 없이 일에 집중하는데, 잠입 취재한 기자들은 목적 자체가 다르기 때문에 우리로썬 '업무 효율'이 떨어지는 셈이다. 이런 상황을 다 알면서도 회사는 그럼 기자들을 이력서가 들어오면 채용해야 하는 것이냐"고 반문했다.

B씨는 이어 "일용직 분들 중에는 일 하러 들어와놓고 관리자가 지시하면 폭언을 하거나 이행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며 "하도 언론에서 쿠팡이 잘못했다고 보도하다보니, 이젠 관리자도 이런 일용직 분들을 보더라도 '괜한 소란 만들지 말고 넘어가자'는 분위기가 이뤄지고 있다. 이게 과연 올바른 방향이 맞는지 의문이 든다. 소비자에게 24시간 내 빠른 배송을 이행하기 위해선 철저한 시스템에 따라 움직여야 한다. 이게 무너지면 소비자들에게도 피해가 이어질 것"이라고 꼬집었다.

[위키리크스한국=박영근 기자]

bokil8@wikileaks-kr.org


  • 서울특별시 마포구 마포대로 127, 1001호 (공덕동, 풍림빌딩)
  • 대표전화 : 02-702-2677
  • 팩스 : 02-702-1677
  • 청소년보호책임자 : 소정원
  • 법인명 : 위키리크스한국 주식회사
  • 제호 : 위키리크스한국
  • 등록번호 : 서울 아 04701
  • 등록일 : 2013-07-18
  • 발행일 : 2013-07-18
  • 발행인 : 박정규
  • 편집인 : 박찬흥
  • 위키리크스한국은 자체 기사윤리 심의 전문위원제를 운영합니다.
  • 기사윤리 심의 : 박지훈 변호사
  • 위키리크스한국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위키리크스한국. All rights reserved.
  • [위키리크스한국 보도원칙] 본 매체는 독자와 취재원 등 뉴스 이용자의 권리 보장을 위해 반론이나 정정보도, 추후보도를 요청할 수 있는 창구를 열어두고 있음을 알립니다.
    고충처리 : 02-702-2677 | 메일 : laputa813@wikileaks-kr.org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