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치 역사상 또 한 번의 장면, 바이든 대 트럼프 대선 재대결 시작
미국 정치 역사상 또 한 번의 장면, 바이든 대 트럼프 대선 재대결 시작
  • 유 진 기자
  • 승인 2024.03.07 06:00
  • 수정 2024.03.07 06: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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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미 공화 대선후보 사퇴 발표하는 니키 헤일리 전 유엔 대사 [사진=연합뉴스]

미국 공화당의 대선 후보 경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유일한 '대항마'였던 니키 헤일리 전 유엔 대사가 6일(현지시간) 후보 사퇴를 선언했다.

이로써 트럼프 전 대통령은 공화당 대통령 후보로 확정됐으며, 그 결과 오는 11월 미국 대선은 민주당 소속인 조 바이든 대통령과 공화당 소속인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결로 짜졌다.

지난 2020년 대선에서 맞붙었던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번 11월 선거에서 다시 건곤일척의 대결을 벌이게 됨에 따라 미국의 대선 시계는 4년 전으로 다시 돌아갔다.

헤일리 전 대사는 '슈퍼화요일' 다음날인 이날 자신의 고향인 사우스캐롤라이나 찰스턴에서 경선 중단을 공식 발표했다.

붉은 원피스 차림으로 연단에 오른 헤일리 전 대사는 사퇴 연설에서 "그간 보내준 열렬한 지지와 성원에 감사하다"면서 "그러나 이제는 경선을 중단해야 할 때"라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후회는 없다"며 "비록 나는 더 이상 경선 후보가 아니지만, 우리 나라가 궁극적으로 가야할 방향에 대한 목소리를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해 정치적 재기를 다짐했다.

그는 또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지지 표명 없이 "트럼프는 7월 공화당 후보가 될 것"이라며 "축하하고, 그가 잘되기를 바란다"고만 밝혔다.

이어 "우리나라는 차이로 분열하기에는 너무나 소중하다"면서 "나는 항상 공화당원으로서 당의 후보를 지지했지만, 이 문제에 대해 마거릿 대처는 '대중을 따르지 말고 스스로 결정하라'는 좋은 말을 했다"고 언급했다.

또 헤일리 전 대사는 "트럼프가 우리 당과 우리 당을 넘어서 지지를 받을지는 이제 트럼프에 달려 있으며 그가 그러기를 바란다"면서 "최고의 정치는 사람들과 등을 돌리는 것이 아니라 그들을 끌어안는 것이다. 이제 그가 선택할 때"라고 강조했다.

공화당 경선의 유일한 여성 후보였던 헤일리 전 대사는 사퇴 직전까지 공화당의 '반(反) 트럼프' 구심으로서 기대를 모았지만 강경 보수층을 중심으로 확실한 지지세를 결집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아성을 무너뜨리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그는 전날 버지니아와 텍사스, 캘리포니아 등 15개주에서 동시에 진행된 '슈퍼화요일' 경선에서 버몬트주에서만 승리하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헤일리 전 대사는 출마 당시부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의 고령을 부각하며, 상대당 소속인 바이든 대통령 뿐만 아니라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립각을 세워왔다.

헤일리 전 대사의 사퇴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전례없이 이른 시점에 공화당 대선 후보 자리를 굳히게 됐다.

이에 따라 11월 대선을 244일 앞둔 시점에 민주당 후보로 사실상 확정된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의 본선 경쟁이 조기 점화됐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전날 '슈퍼화요일' 대승 이후 연설을 통해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복수 의지를 다지는 한편 헤일리 전 대사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그는 대신 "우리는 통합을 원한다"며 "우리는 통합할 것이며 이는 매우 빠르게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헤일리 전 대사는 당내 경선 때 대부분 주에서 20~40%에 이르는 지지를 받았다는 점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 입장에선 헤일리 전 대사의 지지층인 온건·중도 성향당원과 여성, 무당층의 지지를 확보하는 것이 본선 경쟁력을 키우는 핵심 과제다.

'마가' 극우층을 중심으로 확실한 지지 세력을 거느리고 있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백악관 복귀를 최종적으로 거머쥐기 위해서는 경합주에서 중도 표심을 어느 정도 확보하느냐가 결국 관건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전날 경선에서 미국령 사모아를 제외한 15개주를 석권한 바이든 대통령에게 본선 구도 조기 확정은 예견된 결과인 동시에 긴 안목으로 볼 때 나쁘지 않은 대결구도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공화당의 컨벤션 효과를 조기 차단하고 본선까지 남은 기간 '트럼프 피로' 효과를 노려볼만하다는 점에서다.

[사진=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바이든 대통령은 헤일리 전 대사의 연설 직후 성명을 통해 "오늘날 공화당에서 대선 출마는 많은 용기가 필요하며, 헤일리는 트럼프에 대해 진실을 말하고자 했다"면서 "트럼프는 헤일리 지지자들이 필요없다고 분명히 했다. 여기에는 그들을 위한 자리가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한다"며 중도 보수층에 구애 의사를 분명히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7일 예정된 국정 연설에서 집권 2기 비전을 공개한 뒤 이를 바탕으로 공격적인 본선 행보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 대통령으로서는 이스라엘 전쟁 이후 급속히 진행되고 있는 아랍계를 비롯한 유색인종 및 진보, 젊은층 등 이탈을 막아 내부 지지층을 결속하고 고질적 약점인 고령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것이 우선 과제로 꼽힌다.

워싱턴포스트(WP)는 "헤일리 전 대사의 경선 포기로 이미 후보 자리가 확실시됐던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권 가도가 한층 선명해졌다"며 "헤일리의 패배는 91개 혐의로 형사 기소된 트럼프의 당 장악력 확대를 반영한다"고 평가했다.

yoojin@wikileaks-kr.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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