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KI 인터뷰] 김해범 싱크리더 대표 "과투자가 경영 위기 초래…일본서 기회 노릴 것"
[WIKI 인터뷰] 김해범 싱크리더 대표 "과투자가 경영 위기 초래…일본서 기회 노릴 것"
  • 박영근 기자
  • 승인 2024.03.12 18:12
  • 수정 2024.03.12 18: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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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크리더, 이달 日 '히노 자동차'로부터 20억원 확보 예정
동남아 등 해외 진출 준비·800억대 조합 아파트 수주 달성
채권단 앞에 선 김 대표 "20년 간 포기 않고 걸었다" 읍소

지난 2021년, 2000억대에 불과했던 음식물처리기 시장 규모는 지난해 66% 이상 급증하면서 1조 원 규모까지 늘었다. 세인홈시스 싱크리더는 이같은 분위기에 힘입어 가수 겸 배우 이승기를 광고 모델로 선정하고 공격적인 브랜드 홍보에 나서며 빠르게 입지를 다졌다. 동시에 회사는 IT기술을 음식물 처리기에 도입시켜 소비자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 그렇게 승승장구 할 것 같았던 싱크리더가 최근 경영 위기란 비보를 전했다. 

지난 2월22일, 경기도 수원에 위치한 세인홈시스 8층 회장실에서 김해범 대표를 만났다. 김 대표는 '싱크리더'란 로고가 박힌 작업복을 입고 자리에 앉았다. 최근 AS 마비, 경영 위기 등의 사태를 겪으면서 본사와 공장, 채권단과 투자자들을 만나느라 정신없이 하루를 보내고 있다고 했다. 그 날도 지방 공장에서 일본 수출건을 위한 검토를 마치는 등 각종 현장 업무를 마치고 곧바로 올라온 것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사실 2019~20년도 그 무렵엔 회사 경영이 나쁘진 않았습니다. 집밥 시대라서 가격 효율이 조금 떨어지더라도 괜찮았었죠. 코로나가 물러가면서부터 본격적인 위기가 다가오기 시작했습니다. 이런 위기는 저희 뿐만 아니라 다른 음식물 처리기 생산 업체들도 모두 겪었을 겁니다. 회사는 이때 오히려 투자 비용을 늘렸습니다. 제품을 저가, 중가, 고가 형으로 분리해 연구 개발도 활발히 했구요. 또 공장을 인수하고 본사 사옥도 투자하면서 약 80명에 가까운 직원들이 모여들었습니다."

김 대표는 개인돈 및 가수금 20억 원까지 집어넣으면서 연구 개발 및 투자비중을 끌어올렸다고 했다. 동시에 김 대표는 지난 2018년~19년 경 공장과 본사 사옥을 인수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과유불급이었을까. 2018년 38%였던 회사 부채 비율은 2019년 138%, 2021년 1093%로 폭등하면서 점차 악순환에 시달리기 시작했다. 이러한 시점에서 회사는 지난해 4월, IOT와 연계된 '싱크리더K'를 출시했다. 마치 KG그룹의 '토레스'와 같은 역할을 해 줄 것이라고 김 대표는 믿었다고 한다.

"싱크리더K는 단순 음식물 처리기라는 개념을 뛰어넘어 IOT를 접목한 신제품이었습니다. 앱을 통해 외부에서 현재 제품 어디가 문제 있는지, 미생물은 얼마나 남았는지 등을 손쉽게 볼 수 있도록 만든 것이었죠. 웹 개발에만 1억 원을 추가 투자했습니다. 이 제품은 출시 직후 '2023 대한민국 소비자선호도 1위 브랜드 대상 7관왕' 등 각종 수상과 인증을 받았습니다. 직원들도 싱크리더K 출시 이후 '업계를 선도할 수 있을 것'이란 자부심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문제는 홈쇼핑 판매에 대한 효율성이었습니다. 판매는 계속 증가하는데 오히려 수익률은 떨어지다보니 결국 지난해 10월부터 직원들의 월급이 밀리기 시작했습니다."

그는 이같은 경영 위기가 금방 해결될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이미 일본 기업인 '히노 자동차'에서도 지난해 40억 가량의 투자 약정을 맺으면서 지속적인 수출 확대가 이뤄지고 있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이외에도 회사는 말레이시아 히노 자동차 공장을 기점으로 대만, 싱가폴, 말레이시아, 베트남 시장 진출을 위해 밑작업에 들어가고 있었다. 그러나 위기는 쉽사리 발목을 놓아주지 않았다. 회사 보유금이 바닥났다는 소식에 직원들이 하나 둘 씩 떠나면서 퇴직금에 대한 부담감까지 쌓이기 시작한 것이다. 결국 김 대표는 지난 1월 30일, 눈더미처럼 쌓인 부채를 감당하지 못하고 채권단 앞에 섰다.

주식이나 코인도 끝 없는 우상향은 없다. 한 번 바닥을 찍어야 과거보다 더 높은 곳을 뚫어낼 힘을 얻는다. 김 대표는 수천~수 조원 대의 매출을 올리고 있는 미국 음식물처리기 업체들처럼 싱크리더도 여전히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음식물처리기 업체가 될 수 있는 잠재력이 있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김 대표는 '우리나라에서도 세계를 호령할 음식물처리 업체가 태어나지 말라는 법은 없지 않느냐'며 자신의 20년 목표에 변함 없음을 강조했다. 

"판사님 앞에 섰을 때 착잡한 심경이었습니다. 다만 저는 회사가 힘들다고 회사를 매각하거나 지분을 판매할 생각은 없습니다. 그래서 판사님께 말씀드렸습니다. 20년 간 이 사업에 매달려왔고, 어려울 때나 힘들 때에도 절대 포기하지 않았다고. 제 집 한 칸 마련하지 않고 돈을 벌 때에도 오직 제조업체의 본분을 다하기 위해 연구 개발 및 투자에 집중했다고 읍소했습니다. 다시 한 번 기회를 준다면, 현재 조합 아파트 수주 금액이 800억 원 예상돼 있는데, 내년 약 1000억 원을 돌파할 수 있을 것이고. 해외 진출까지 성공한다면 알찬 중소기업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꼭 지켜봐 주시기 바랍니다."

[위키리크스한국=박영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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