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투데이] 홍콩 경제를 끌어내리고 있는 중국...'국제금융의 허브' 명성 끌어내리다
[월드 투데이] 홍콩 경제를 끌어내리고 있는 중국...'국제금융의 허브' 명성 끌어내리다
  • 최정미 기자
  • 승인 2024.03.15 06:22
  • 수정 2024.03.15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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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전경 [사진 = 연합뉴스]
홍콩 전경 [사진 = 연합뉴스]

코로나, 민주주의 탄압, 미중 무역 전쟁으로 국제 금융 허브라는 홍콩의 명성이 추락하고 있다.

한 때 홍콩을 서방과 중국의 주요 연결 지점으로 보았던 투자자들이 이제는 홍콩을 권위주의적인 중국 본토와 똑같이 보며, 외국계 기업들이 홍콩을 떠나고 있다고 독일 매체 DW가 보도했다.

홍콩 정부의 통계에 따르면, 2019년 이후 홍콩에 지사를 둔 글로벌 기업들의 수가 8.4% 감소했다. 미국계 기업의 경우 그 비율이 더 큰데, 최근 월스트리트의 보도에 따르면, 지난 10년 동안 미국 기업의 3분의 1이 홍콩을 떠났다. 남아 있는 다국적 기업들도 지난 4년 동안 거의 3분의 1 인원 감축을 한 것으로 전해진다.

2020년 중국 국가주석 시진핑에 의해 국가보안법이 발효된 뒤, 홍콩의 입법부는 추가적인 법안을 통과시키려는 움직임에 들어갔고, 인권 단체들은 홍콩 내 반체제가 모두 제거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중국의 국가보안법으로 홍콩은 이미 민주화 시위를 진압하고, 수백 명의 운동가들을 체포했으며, 독립 언론기관들을 폐쇄시켰는데, 홍콩에서 통과될 추가적인 법안들은 반 중국 개인 및 기업, 시민사회를 보다 쉽게 표적화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이에 많은 외국인 투자자들이 우려하고 있다.

미국의 홍콩 주재 총영사 그레고리 메이는 최근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일부 미국 기업들이 데이터 보안 문제와 중국의 인터넷 검열 때문에 홍콩을 방문할 때 대포 휴대폰 및 노트북을 사용한다고 말했다.  

미 국무부는 최근 홍콩의 새 국가보안법이 국가 기밀과 외부 간섭이라는 포괄적이며 모호한 정의로 적용되며 체제 비판을 침묵시키는 데 이용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캐나다 프레이저 연구소(Frazer Institute)의 경제적 자유 연구 센터의 연구원 매트 미첼은 DW에 “결사, 집회, 표현의 자유를 억제하려고 한다면, 법규와 경제에 부작용을 일으킬 것이다”라고 말했다.

지난 해 프레이저 연구소와 미국의 카토 연구소(Cato Institute)는 2023년 인권 자유 지수 조사에서 홍콩을 조사 대상 지역 165개 중 46위로 평가했다. 지난 번보다 17위 낮게 하락했는데, 현재 군부가 장악하고 있는 미얀마를 제외하고 가장 큰 폭으로 하락한 것이다.

미첼은 “46위로 떨어진 것에는 많은 것이 가려져 있다. 코로나로 모든 국가들이 일부 자유를 제한한 2021년 데이터를 포함하고 있기 때문이다. 홍콩의 순위가 더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라고 말했다.

또한 경제적 자유 지수에서, 홍콩은 이 지수가 생겨난 이래 줄곧 1위였지만 그 자리를 싱가포르에 내주고 2위로 밀려났다. 스스로를 ‘아시아의 스위스’라고 칭하는 싱가포르에는 4,200개의 다국적 기업들이 들어가 있다. 반면 홍콩은 1,336개이다.

기업들의 탈홍콩 결정은 미중 갈등 속에서 중국과 거리를 둬야 하는 필요성에서 나오는 것이기도 하다. 이러한 정서는 미국이 인공지능 개발을 위한 최첨단 반도체를 중국으로 수출하는 것을 금지하면서 더 고조되고 있다.

한편, 싱가포르를 비롯한 다른 아시아 국가들은, 동맹국 중심으로 공급망을 만들겠다는 미국의 최근 프렌드쇼어링(friendshoring) 정책의 혜택을 보고 있다고 모건 스탠리의 전 아시아 회장 스티븐 로치는 말했다.

로치는 최근 파이낸셜 타임즈에 낸 논평을 통해 미국의 정책 변화가 미국과 중국 중 한 쪽을 선택하도록 홍콩의 아시아 동맹들을 압박하고 있다고 말했다.

로치가 ‘홍콩은 끝났다고 말하려니 고통스럽다’라는 제목의 논평에서 현재의 홍콩 증시의 부진을 지적하며, 홍콩과 중국에 당혹스러움을 일으켰다고 DW는 보도했다.

홍콩 항셍지수는 현재 2018년 사상 최고점에서 약 50% 낮은 17,000선이며, 중국으로 반환된 1997년보다 겨우 100포인트 높을 뿐이다. 반면, 미국 증시는 연일 신고가를 경신하는 랠리를 보이고 있다.

홍콩대학교 아시아 글로벌 연구소 소장 탕헤이와이는 DW에 “홍콩 금융의 다섯 기둥을 보면, 주식 시장 외에 다른 네 기둥은 채권 시장, 보험 섹터, 자산 운용, 은행 섹터로 성장해 왔다”며, 자신의 연구를 통해 홍콩에 젊고, 교육 수준이 높은 인력의 순유입이 있는 것을 알 수 있고, 중국과 분리된 홍콩의 법률 시스템은 계속 독립적이고 투명하고 공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홍콩이 앞으로도 계속 중국으로의 관문뿐 아니라 다른 아시아 및 중동 국가들로 가는 문이 될 것이라며, “홍콩이 끝났고, 더 이상 활기차지 않으며, 중국과 그 밖의 세계를 위해 중요하지 않다고 말하는 것은 이르다”라고 말했다.

한편, 중국 정부가 서방에 맞서 자체적으로 프렌드쇼어링을 선택하면서 홍콩이 글로벌 사업을 하는 중국 기업들을 위한 중대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보는 이들도 있다.

영국의 캐피털 이코노믹스(Capital Economics)의 아시아 수석 이코노미스트 마크 윌리엄스는 DW에 “홍콩은 국제 금융센터에서 중국 회사들을 위한 오프쇼어링 허브로 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전에는 중국 회사들을 놓고 다른 글로벌 금융센터들과 경쟁했었지만, 중국 기업들이 런던 또는 뉴욕에 상장하는 것을 경계하면서, 홍콩은 이런 중국 기업들이 지정학적 압력에서 안정을 주는 유일한 글로벌 금융센터가 됐다”고 말했다.

[위키리크스한국 = 최정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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