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갈등] 틱톡 중독?…‘틱톡 금지법’ 美 의회 통과의 의미와 전망
[미-중 갈등] 틱톡 중독?…‘틱톡 금지법’ 美 의회 통과의 의미와 전망
  • 최석진 기자
  • 승인 2024.03.15 06:23
  • 수정 2024.03.15 06: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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틱톡 로고와 미국과 중국 국기 [사진 = 연합뉴스]
틱톡 로고와 미국과 중국 국기 [사진 = 연합뉴스]

미국 내에서 동영상 플랫폼 틱톡 사용을 금지할 수 있도록 하는 이른바 ‘틱톡 금지법(TikTok bill)’이 13일(이하 현지 시각) 하원을 통과했다.

아직 상원과 대통령 서명 절차가 남아있지만 하원의 초당적 지지가 이뤄져 법률로 굳어질 가능성이 한층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

미국 하원은 이날 미국 내에서 틱톡 앱 다운로드를 금지하는 법안을 놓고 표결을 진행한 결과 찬성 352 대 반대 62 표로 통과시켰다. 민주당과 공화당 의원 대다수가 지지를 보내며 초당적으로 법안을 통과시킨 것으로 해석되는 부분이다.

그러나 14일 CNN방송은 미국 내에서 틱톡 사용을 금지하는 일이 생각처럼 쉽지만은 않을지도 모른다며, 이번 법안 통과의 의미와 앞날을 내다보는 보도를 내보냈다.

당신이 틱톡의 팬이라면 이 앱 사용을 금지하는 법안이 수요일 하원을 통과한 뒤 앞으로 어떻게 전 세계와 연결할 수 있을지 걱정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아직 걱정하기에는 이르다.

미국 의회가, 틱톡의 모회사인 중국 바이트댄스(ByteDance)가 미국의 국가 안보를 침해할 수도 있다는 우려와 관련해 이 앱을 규제하는 법안을 통과시키며 제동을 거는 데 진일보를 이루었다. 이 법안은 소셜미디어 플랫폼인 틱톡이 바이트댄스에서 신속하게 분리되지 않는 한 미국의 앱 스토어에서 틱톡을 다운받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적국의 통제 응용 프로그램으로부터 미국을 보호하는 법(Protecting Americans from Foreign Adversary Controlled Applications Act)’이라는 긴 이름이 붙은 이 법안은 지난주 ‘하원 에너지 및 상업 위원회’를 통과한 뒤 수요일에 찬성 352, 반대 65 표로 하원을 통과했다.

약 1억7천만 명으로 추산되는 미국 내 틱톡 사용자들은 이 앱을 금지하면 젊은이들이 영국 왕세자비의 동향과 관련한 최신 동정을 입수할 수 있는 플랫폼보다 훨씬 더 재미있는 플랫폼을 없애는 것을 의미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했다. 

사용자들은 틱톡에서 연결되고, 오락을 즐기고, 정보를 찾고, 돈을 번다. 그렇기 때문에 틱톡의 광팬들 중 일부는 이번 법안 통과가 대두되자 최근 며칠 사이 국회의원들에게 전화를 걸어 법안 통과에 ‘반대’하라는 압력을 넣기도 했다.

물론 틱톡을 대체할 수 있는 다른 플랫폼들이 없는 건 아니다. 거의 모든 주요 소셜미디어 회사는 사용자가 계속 스크롤하도록 하는 틱톡의 강력한 추천 알고리즘, 즉 틱톡 인기몰이의 핵심인 빠르고 짧은 형식의 비디오를 모방하기 위해 지난 몇 년을 보냈다. 그러나 충성도 높은 사용자를 한 플랫폼에서 다른 플랫폼으로 옮기는 것은 말처럼 쉽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틱톡이 하루아침에 미국인 휴대폰에서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다.

이 법안이 실제 법으로 서명되기까지는 수많은 장애물이 도사리고 있으며, 만약 서명된다고 해도 또 다른 법적 문제에 직면하게 될 것이 거의 확실시 된다. 뿐만 아니라 의회에서 통과된 법안이 실제 법으로 제정될 경우 미국에서 이 앱을 매수할 기업이 나타날지도 의문이다. 물론 바이트댄스가 인기 절정의 이 플랫폼을 기꺼이 매각하겠다는 결정을 할 경우에 말이다.

이번 법안에 대해 걱정하는 틱톡 사용자라면 다음 사항을 주의깊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해당 법안(bill)이 법(law)으로 제정될 가능성은 어느 정도?

이 법안이 하원을 통과한 뒤 상원으로 넘어가게 되면서 결과는 더 불확실해졌다.

상원에서의 걸림돌은 이번 법안이 틱톡 사용자들의 원성을 사고 있으며, 이들 중 상당수는 2024년 미국 선거에서 큰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젊은 유권자이기도 하다. 바로 이 부분을 상원의원들은 너무 잘 알고 있다. 일부 틱톡 사용자들은 수요일 하원 표결에 앞서 의원들에게 전화를 걸어 법안 통과에 투표할 경우 다른 후보에게 투표하겠다고 위협하는 동영상을 게시했다.

“통과 과정은 비밀에 부쳐졌고, 법안은 오로지 ‘금지’만을 목표로 무리하게 밀어붙인 결과입니다.”

틱톡 대변인은 수요일 하원 표결 후 성명을 통해 이렇게 주장했다. 

“우리는 상원이 현실을 고려하고, 유권자의 의견을 경청하며, 우리 서비스를 이용하는 700만 중소기업, 1억7천만 명의 미국인에게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깨닫게 되기를 희망합니다.”

이런 상황 때문인지는 모르지만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는 수요일 표결을 위해 틱톡 법안을 상원에 제출하겠다는 약속을 거부했다. 그는 “상원은 법안이 하원에서 넘어오면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딕 더빈 상원 법사위원장도 화요일 이 법안이 위헌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법안이 통과되면 2024년 대선을 앞에 둔 상황에서 제출되면 서명하겠다고 밝힌 조 바이든 대통령을 포함해 정치적 후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젊은 유권자들의 등을 돌리게 하는 것은 올바른 선거 전략이 아닙니다.”

더빈 위원장은 이렇게 말했다.

이는 지난해 11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통령 재직 시의 입장을 뒤집고 틱톡 금지에 반대한다고 밝힌 이유이기도 하다.

여기에다 틱톡 측은 법안이 상원을 통과하고 법으로 서명되더라도 법적 투쟁을 벌이겠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다. 틱톡 측이 수정헌법 1조를 위반했다고 주장한 뒤 몬태나주에서는 유사한 법안이 재판에 계류되면서 실행되지 못하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달 11일(현지 시각) 틱톡 공식 계정에 업로드한 영상에서 “트럼프냐, 바이든이냐”는 질문에 “장난하나? 바이든이다”라고 답하고 있다. [바이든·해리스 선거운동본부 틱톡 캡처]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달 11일(현지 시각) 틱톡 공식 계정에 업로드한 영상에서 “트럼프냐, 바이든이냐”는 질문에 “장난하나? 바이든이다”라고 답하고 있다. [바이든·해리스 선거운동본부 틱톡 캡처]

틱톡 법은 어떻게 작동할까?

법안으로 실행되면 틱톡이 모기업 바이트댄스로부터 분리되는 데 약 5개월의 시간이 주어지며, 분리되지 못할 경우 미국의 앱 스토어에서는 틱톡 앱을 내려받을 수 없게 된다.

관련 법률을 위반하는 앱 스토어는 금지된 앱의 사용자 수에 따라 벌금이 부과될 수 있다. 법률은 금지된 앱의 사용자당 벌금 5,000달러를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틱톡을 계속 방치할 경우 애플과 구글 같은 앱스토어들은 각각 최대 8,500억 달러의 벌금을 물게 될 수도 있다.

바이트댄스가 틱톡을 매각하거나 분사하는 데 동의할지 여부도 불투명하다. 만약 매각하는 결정을 내린다고 해도 틱톡은 앱의 인기에도 불구하고 큰 돈을 지불할 미국 구매자를 찾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미국 증권사 웨드부시(Wedbush)의 분석가인 단 이브스에 따르면 틱톡의 가치는 약 1,000억 달러에 달한다. 그리고 미국의 상당수 주요 빅테크들은 이미 그러한 대규모 인수합병 시도에 걸림돌이 되는 엄격한 규제 조사를 받고 있는 중이다.

뿐만 아니다. 법률 시행에 따라 미국 앱 스토어에서 틱톡을 다운받지 못할지는 모르지만, 사용자 스마트폰에서 기존 앱을 제거하는 것은 실제로 미국에서 어려운 작업이 될 것이다. 더욱이 가상 사설망(VPN) 서비스는 미국 사용자가 다른 국가에서 인터넷에 연결되어 있는 것처럼 보이게 함으로써 미국 사용자가 틱톡 금지 조치를 회피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고 있다.

틱톡 사용자들의 대안은?

사용자가 짧은 형식의 비디오를 만들거나 소비할 수 있는 대체 소셜미디어 플랫폼은 부족하지 않다.

유튜브(YouTube), 스냅챗(Snapchat), 인스타그램(Instagram), 페이스북(Facebook) 및 X도 틱톡을 모방한 스크롤 비디오 기능을 구현하고 있다. 그러나 많은 틱톡 사용자는 경쟁업체가 틱톡을 그토록 매력적으로 만드는 추천 알고리즘을 구현하지 못한다고 지적한다.

많은 틱톡 사용자는 또한 많은 구독자를 틱톡에서 다른 플랫폼으로 전환하는 것이 까다롭다고 말한다. 그리고 플랫폼마다 수익 창출 모델이 다르기 때문에 다른 소셜 네트워크로 이동해야 하는 경우 틱톡의 비즈니스 모델을 재건하려는 크리에이터는 어려움에 봉착할 수 있다.

틱톡만의 독특한 ‘For You’ 페이지는 가입 브랜드들이 다른 앱에 비해 새로운 고객에게 훨씬 더 쉽게 다가갈 수 있게 해준다고, 틱톡 설립자이자 소유주인 나디아 오카모토가 이번 주 CNN에 밝혔다.

“틱톡 사용자는 팔로우할 필요가 없는 사람들의 콘텐츠를 주로 보고 있습니다. 바로 틱톡이 갖는 사업 모델로서의 강점입니다.”

그녀는 이렇게 주장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 틱톡 사용자들은 최악의 상황에 대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일부 사용자는 자신이 좋아하는 크리에이터를 다른 플랫폼에서 팔로우할 것이라고 포스팅했고, 다른 사용자는 틱톡 앱이 금지될 경우를 대비해 ‘작별 인사’ 동영상을 게시하기도 했다.

“소셜미디어로 돈을 버는 사람이라면 이제 고객을 이 앱에서 분리해낼 방안을 찾아야 합니다. 틱톡이 정말로 완전히 금지된다면 어떻게 하겠습니까?”

틱톡의 고객 확대에 초점을 맞춘 콘텐츠를 제공하는 ‘Business with Sab’을 운영하는 한 크리에이터는 지난주 틱톡에 게시된 동영상을 통해 이렇게 지적했다. 

“당신이 틱톡 크리에이터라면 당신의 이메일 목록에 사람들을 추가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할 때입니다.”

[위키리크스한국 = 최석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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