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토리 키재기' 제4인터넷은행 출범, 갈길 멀다...관건은 '자본력'
'도토리 키재기' 제4인터넷은행 출범, 갈길 멀다...관건은 '자본력'
  • 강정욱 기자
  • 승인 2024.03.18 11:30
  • 수정 2024.03.18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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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뱅크 컨소시엄, 현대해상 효과 아직…자본 확충 여력 의심
한국신용데이터, 컨소시엄 구축에 안간힘…실제 성과는 의문
소소뱅크준비위, 승인 실패 사례 약점…핀셋 검사받을 가능성
제4인터넷은행 인가전에 유뱅크 컨소시엄, 한국신용데이터, 소소뱅크준비위원회가 뛰어들었지만 뚜렷한 경쟁력을 지닌 후보군이 보이지 않고 있다. [출처=연합뉴스]
제4인터넷은행 인가전에 유뱅크 컨소시엄, 한국신용데이터, 소소뱅크준비위원회가 뛰어들었지만 뚜렷한 경쟁력을 지닌 후보군이 보이지 않고 있다. [출처=연합뉴스]

금융당국이 규제를 낮춘 후 적지 않은 시간이 흘렀지만 제4인터넷은행 인가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여전하다. 유뱅크 컨소시엄, 한국신용데이터 컨소시엄, 소소뱅크설립준비위원회 중 뚜렷한 경쟁력을 가진 후보군이 아직 등장하지 않으면서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제4인터넷은행 후보군의 예비인가 준비가 한창이다. 유뱅크 컨소시엄, 한국신용데이터 컨소시엄, 소소뱅크설립준비위원회 등 총 3곳이 제4인터넷은행 인가에 참전했다.

후보군 중에서는 유뱅크 컨소시엄이 앞서나가는 모양새다. 컨소시엄에 대형 손해보험사인 현대해상이 합류한 결과다. 현대해상은 손보업계 빅3 중 하나로, 업계 내 강자다. 메리츠화재의 도약으로 작년 당기순이익 순위에서는 4위로 밀렸지만 시장에서의 영향력은 큰 변화가 없다. 렌딧, 루닛, 자비즈앤빌런즈, 트레블월렛 등 컨소시엄에 참여한 핀테크 업체보다 큰 주목을 받을 수밖에 없는 이유다.

현대해상이 참여한 것은 손보산업 외 수익원을 찾기 위해서다. 손보업계는 성장기를 거쳐 성숙기를 거치고 있는 데다가 대표적인 규제산업이라 신사업 분야를 찾기 어렵다. 일례로 고령화가 가속화되면서 요양산업의 문을 두드리는 손보사가 늘어나고 있지만 규제 문턱은 변화가 없다. 시설 건립을 위한 부지를 확보하려면 직접 소유하거나 공공부지를 임차 중 양자택일해야 한다. 비용 부담이 크다는 의미다. 이에 따라 블루오션으로 거론되는 요양산업에서 손보사들은 규제 완화를 기다리며 경쟁에 군불만 때고 있다.

현대해상의 자본력에 대한 의구심이 적지 않은 게 불안요소다. 수익성이 과거보다 떨어진 여파다. 현대해상은 손보업계 빅3의 위상에 걸맞지 않은 전년대비 37.1% 감소한 8057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작년에 거둬들이는 데 그쳤다. 

지속적 자본 확충이 필수적인 게 우려를 키우는 모양새다. 현대해상의 수익성이 하락곡선을 지속하면 자본 확충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시각이다.

인터넷전문은행특례법 상 인터넷은행의 최소 자본금은 250억원이지만 많을수록 경쟁력이 높다는 게 중론이다. 인터넷은행은 은행채 발급이 불가능하고 수신 기반도 불안정하다. 이에 따른 적자가 발생하면 대주주가 자금을 수혈해 줘야 한다.

컨소시엄의 주주 구성이 완료되지 않아 구체적인 자본 분담 규모는 미정이지만 업계에서는 현대해상이 15% 이상의 지분을 보유하는 것이 유력하다고 보고 있다. 현대해상의 실제 지분율이 정해질 때까지 유뱅크 컨소시엄 자본 확충에 대한 비관론은 이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한국신용데이터는 자본력 있는 금융사의 컨소시엄 합류가 감감무소식이다. 한국신용데이터는 캐시노트를 서비스하며 핀테크업계에서 인지도를 높였다. 소상공인을 통한 서비스가 락인 효과를 누릴 정도로 영향력이 있지만 컨소시엄을 독자적으로 이끌 자본력을 갖추지 못한 상태다.

한국신용데이터 관계자는 “복수의 금융그룹과 논의중이다”며 “올해 상반기 내 예비인가 서류를 제출하는 게 목표”라고 강조했다.

소소뱅크준비위는 일전에 인뱅 승인에 실패한 점이 불안요인으로 보인다. 신규 신청보다 금융당국이 꼼꼼하게 한계점을 개선했는지 심사할 것을 배제할 수 없다. 현재까지 합류 여부가 알려진 컨소시엄 구성원 중 자본 확충 능력이 검증된 업체가 눈에 보이지 않는 점에도 발목을 잡힐 수 있다.

소소뱅크준비위는 자본금 1조원을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는 25일까지 금융당국에 예비 인가를 신청할 계획이다. 

규제 문턱을 낮췄던 것과 달리 금융당국이 엄격한 심사가 예상되는 점도 악재다. 금리 인하 시기가 오면 은행산업 전체의 수익성이 악화될 수 있다. 기존 인터넷은행 3개사 중 흑자전환을 이룬 게 카카오뱅크뿐인 데다 전체 은행산업에서의 존재감이 적어 추가 인가 필요성이 크지 않다는 점 역시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인터넷은행 인가를 해놓고 안착에 차질이 빚어지면 책임론에 대한 비난이 금융당국으로 향할 수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예비인가 신청이 이뤄지지 않아 후보군들의 경쟁력에 대해 언급하기는 시기상조”라면서도 “현재는 모든 후보군들의 승인 가능성이 불확실한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위키리크스한국=강정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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