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프리즘] 선진국 학생들에게 더 이상 매력적이지 않은 중국 유학
[월드 프리즘] 선진국 학생들에게 더 이상 매력적이지 않은 중국 유학
  • 최정미 기자
  • 승인 2024.03.18 06:29
  • 수정 2024.03.18 11: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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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국기 [로이터 연합뉴스]
중국 국기 [로이터 연합뉴스]

이 달 열린 중국 인민정치협상회의에서 베이징대학교의 자칭궈 교수로부터 주목할 만한 두 가지 제안이 나왔다.

하나는 중국을 외국 유학생들에게 더 메리트 있게 만드는 데 집중하자는 것과 해외에 중국에 관한 이야기를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도록 대중들을 독려하자는 것이다. 이 중 첫 번째 안에 많은 이들이 주목했다.

그러나 유학생들에게 더 끌리는 중국을 만들자는 첫 번째 안은 시진핑의 정책과 상충한다고 매체 디플로맷은 전했다.

그럼에도 자칭궈 교수는, 외국인 유학생들에게 중국을 경험하게 하고, 중국의 교육이 해외에 영향을 미치게 하며, 광범위하게 세력을 떨치고자 ‘중국에서 공부를’이라는 이름으로 시진핑이 추진해 온 정책이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점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았다. 

중국에서 공부하고 있는 유학생의 수는, 특히 미국에서 온 학생들의 경우 10년 전 최고점인 15,000명에서 2023년 350명으로 크게 추락했다. 한국 유학생의 수 또한 2017년 이후 78% 급락한 것으로 전해진다.

자칭궈 교수는 그 이유가 코로나 팬데믹 때문이라고 볼 수 없다고 했다. 다른 국가들의 경우 유학생 수가 팬데믹 이전으로 이미 회복했기 때문이다. 해외 선진국들로 나가는 중국 유학생들의 수도 회복되고 있기 때문에 국제정세의 변화 역시 이유에서 배제됐다.

그는 세 가지 이유에 무게를 뒀다.

첫째, 인식의 문제이다. 즉, 중국에서 공부하는 게 외국 학생들에게는 크게 의미있지 않은 것이다. 심지어 중국 교육부로부터 학자금 지원을 받는 것은 어려울 뿐더러 위험하기까지 하다고 한다. 

둘째는, 침체돼 가고 있는 중국 경제 때문에 외국계 기업들이 중국에서 대거 철수하고 있는 중이다. 인텁십 등이 대폭 줄어 외국 유학생들이 취업을 위해 중국으로 가는 일이 없어졌다. 

셋째 이유는, 학술 연구 분야의 문제로 들었다. 중국과 다른 국가들과의 큰 차이점인 ‘정치적 올바름(PC, political correctness)’의 개입으로, 외국 학생들이 쓴 논문의 익명 심사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더해 두 가지 추가적인 우려가 있다. 첫째, 방첩법을 비롯해 중국 법의 치외법권 기준이 모호하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외국인들에게 적용되는 불법과 합법에 대한 기준이 명확하지 않다. 마지막으로 자칭궈 교수는 생활의 불편함을 짚었다.  

위의 문제점들과 함께 그는, 중국 정책이 의도하는 바를 다른 국가들에게 잘 이해시키는 것 등을 비롯해 9가지 방안을 제시했다. 

외국인 학생들의 논문을 익명 심사하는 것에 대해서는 중국의 법을 기반으로 정치적 판단에 좌우되는 중국 학생들의 논문과 분리해서 다룰 수 있을 것이라고 봤다. 이는 중국 학생과 외국 학생 들을 학술적인 면에서 다르게 다루는 것이 아닌 정치적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라고 한다. 

자칭궈 교수는 또한 합법적인 학술 연구를 장려하기 위해, 정부가 방첩법 등의 법 적용에 대해 모호함을 없애고, 원칙을 명확히 하는 상세한 가이드라인을 빨리 내놓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관련 정부부처가 중국에서 공부하고 있는 유학생들에 관한 데이터와 정보를 주기적으로 공개하고, 조사를 강화하며, 이를 바탕으로 더 합리적인 정책을 만들어내야 한다고 했다.

자칭궈 교수가 내놓은 이러한 제안들이 적용된다고 하더라도, 선진국 학생들이 실제로 중국에서 공부하려고 할지는 미지수라고 디플로맷은 짚었다. 그러나 최소한 중국 인민정치협상회의에 제기된 문제와 제안에 대해 관련부처가 답을 해야 할 것이고 이들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가 관건이다.

중국에서 많은 수의 학생과 학자 들이 외국으로 나가고 있지만, 그 반대의 경우는 회복되지 않고 있다. 중국이 친 벽이 유학생들의 유입을 막는 동안 중국에서 점점 많은 사람들과 돈이 밖으로 나가고 있다. 중국 정부가 현실 자각을 해야 한다는 것을 디플로맷은 시사했다.

 

[위키리크스한국 = 최정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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