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료 부풀려서 발생한 매출, 회사 전체의 50% 가량은 될 듯"
이규호 부회장, 지난해 사내이사 선임…승계 시험대 오른 상황
이웅열 코오롱 명예회장 장남인 이규호 부회장이 이끄는 코오롱 모빌리티 계열사 '코오롱오토모티브' 서비스센터에서 사고 나지 않은 부위를 그라인더로 긁어서 보험비를 부풀렸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18일 코오롱오토모티브 서비스센터에서 5년간 근무한 A씨에 따르면, 그는 입사 이후 김 모 코오롱오토모티브 사업부장 지시에 따라 사고 차량 입고시 철판이 보이도록 까내는 일명 '까대기' 작업을 했다고 털어놨다.
그는 "경미하거나 사고 부위가 광택 작업 혹은 판금 작업 없이 도장만으로도 충분히 할 수 있지만, 일부러 그라인더로 사고 부위를 철판이 보이도록 까냈다"고 입을 열었다.
그러면서 "이렇게 까대기 한 부위는 사진을 찍어서 보험사에 청구했다"면서 "아울러 도장부로 넘어온 차량은 색상만 칠하면 되는데, 그 외 작업까지 추가해서 사진 찍은 뒤 또 한차례 보험사에 보험료를 요청했다. 이런식으로 불필요한 판금도장 작업을 인위적으로 만들어 2중으로 보험회사에 청구했다"고 덧붙였다.
A씨는 "사고 당한 고객은 아무것도 모르고 부풀려진 보험비를 냈을 것"이라며 "회사는 불법적인 일이지만 매출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다보니, 나중엔 직원들에게 '보험사에 청구할 사진 더 없느냐'며 계속적인 압박을 일삼았다. 근무하면서 이런식으로 보험료를 부풀린 차량이 약 50% 가량 된다"고 꼬집었다.
지난해 코오롱그룹은 코오롱글로벌 자동차 부문을 코오롱모빌리티그룹으로 분할하고 이규호 부회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했다. 업계는 '코오롱 4세' 이 부회장의 승계 정당성을 입증하기 위해 실력을 보여줄 수 있도록 기회를 만들었다는 분석을 내놨다.
실제로 코오롱글로벌 계열사인 코오롱오토모티브는 지난해 법인 출범 이후 최다 판매를 달성했다. 하지만 제보자 A씨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이 부회장의 실적을 위해 보험료 부풀리기로 '보여주기식 매출 상승'을 만들었을 우려가 점쳐진다.
코오롱오토모티브 측 관계자는 "정비 부분에서 발생하는 매출은 전체의 10%밖에 안 된다"면서 "보험료 부풀리기가 이규호 부회장의 실적 쌓기로 연결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회사에서는 불법 행위 등 제보자가 주장하는 사항은 발생한 적이 없으며, 공식 프로세스에 따라 차량을 수리했음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위키리크스한국=박영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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