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한 물리학 교수가 상온초전도체 연구 과정에서 부정행위를 저질렀다는 의심을 받은 끝에 징계를 받을지도 모른다고, 21일(현지 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로체스터대학의 연구원이자 조교수인 랑가 디아스(Ranga Dias)는 지난해 국제 과학저널 ‘네이처(Nature)’에 “N-도핑된 루테튬 수소화물에서 주변 초전도성의 증거(Evidence of near-ambient superconductivity in a N-doped lutetium hydride)”라는 논문을 발표하면서 루테늄에 대한 관심을 한껏 높인 바가 있다.
이 논문에 따르면 랑가 디아스 교수와 연구팀은 루테튬이라는 희토류 금속을 수소 및 소량의 질소와 혼합한 물질을 만들어 고온에서 2~3일 동안 반응하게 했다.
이 화합물은 짙은 파란색으로 나왔으나 초전도성에 도달하면 파란색에서 분홍색으로 변할 때 매우 높은 압력으로 눌려졌다가 초전도가 아닌 금속 상태에서 다시 짙은 빨간색으로 변했다.
이와 함께 이 논문에 참여한 과학자들은 초전도 물질의 실용화가 가능한 새로운 시대가 열릴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디아스 교수는 성명서에서 “초전도 가전제품, 에너지 전달 라인, 수송 및 핵융합을 위한 자기 감금 분야의 연구가 질적 변화를 일으키게 되었다”고 주장했었다.
다시 말해, 디아스 교수팀이 만들어낸 화합물이 상온에서 저항 없이 전기를 전도할 수 있다는 말이다. 이 주장이 익숙하게 들린다면 작년에 한국의 한 연구팀이 개발했다고 주장하면서 소셜미디어에서 급격하게 입소문을 탄 ‘LK-99 초전도체’ 때문이다. 그러나 과학자들은 나중에 디아스의 연구에서 모순점을 발견했다.
이후 디아스 교수는 연구 결과의 정확성에 대한 의문이 불거지면서 지난해 8월부터 외부 전문가 위원회의 조사를 받아왔다.
디아스 교수의 연구를 면밀히 조사한 전문가들은 최초의 상온초전도체 중 하나를 개발했다는 그의 주장이 ‘연구 부정행위’에 연루되었음을 밝혀냈다.
로체스터대학 대변인 사라 밀러는 성명을 통해 “우리 대학은 해당 분야에 전문 지식을 갖춘 외부 과학자 패널이 실시한 철저한 조사를 완료했습니다.”라고 말했다.
“조사위원회는 대학 정책 및 연방 규정에 따라 디아스 교수가 연구 부정행위에 연루되었다고 결론지었습니다.”
대학측은 이렇게 밝혔다.
이 논문은 디아스 교수의 다른 연구 결과들과 함께 철회되었다. 조사위원회가 “해당 논문에서 데이터 신뢰성 문제를 확인했다”라고 밀러 대변인은 밝혔다.
“로체스터 대학교는 학문적 진실성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그녀는 이렇게 주장했다.
이번 조사와는 별도로 대학측은 이전에도 디아스 교수의 연구를 놓고 두 건의 조사를 진행했지만, 전면적인 조사는 실시하지 않기로 결정한 바가 있다.
대학측은 다이스 교수에 대해 징계 절차에 돌입할 수도 있는데, 이는 해당 기관의 학장의 재량에 달린 것으로 알려졌다.
[위키리크스한국 = 최석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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