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투데이] 중국의 소형 전기자동차에 글로벌 업계와 정치인들이 긴장하는 이유
[월드 투데이] 중국의 소형 전기자동차에 글로벌 업계와 정치인들이 긴장하는 이유
  • 최석진 기자
  • 승인 2024.03.26 06:59
  • 수정 2024.03.26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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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전시컨벤션센터(상하이)에서 열린 제20회 상하이 국제 자동차 산업 전시회에 출시된 ‘비야드 시걸(BYD Seagull)’ 소형 전기자동차 [사진 = ATI]
국립전시컨벤션센터(상하이)에서 열린 제20회 상하이 국제 자동차 산업 전시회에 출시된 ‘비야드 시걸(BYD Seagull)’ 소형 전기자동차 [사진 = ATI]

한 중국 자동차 메이커가 만든 소형 전기자동차가 돌풍을 일으키면서 미국을 위시한 전 세계 자동차 업계가 긴장하고 미국 정치인들이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고, CNBC가 25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돌풍과 약진의 원인은 전기차 자체가 아니라 전 세계 자동차 산업을 뒤흔들 수 있는 가격이다.

중국의 자동차 메이커 BYD(비야드)가 만든 해치백 스타일의 전기자동차 ‘비야드 시걸(BYD Seagull)’의 가격은 69,800위안(미화 1만 달러 미만)부터 시작한다. 비야드는 이 제품 덕택으로 시장 영향력이 확대되고 이익이 증대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비야드의 이익 확대는, 전기차 분야에서 흑자로 전환하지 못하는 대부분의 미국 자동차 제조업체의 상황과 비교된다. 나아가 유럽, 라틴 아메리카 등지로 영향력을 확장하는 비야드의 돌풍에 디트로이트와 텍사스 및 독일과 일본의 자동차 업계 임원과 정치인들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시걸’의 돌풍은 나머지 자동차 산업에 분명한 경종이 될 수 있다고, 제너럴 모터스(GM) 출신이자 현재 엔지니어링 컨설팅 회사인 ‘Caresoft Global’의 자동차 부문 사장인 테리 워쇼스키는 평가했다.

“중요한 의미를 가지는 일대 사건입니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비야드 시걸’은 아직 미국에서 판매되지는 않지만, 비야드는 판매 전략을 전 세계적으로 확장하고 있으며, 더 많은 중국산 차량이 미국에 상륙하는 것은 시간문제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워런 버핏이 투자한 ‘비야드’ 같은 중국 업체들이 각국 시장에 침투해 국내 생산 및 차량 가격을 하락시켜 자국 자동차 산업에 손해를 끼칠 수 있다는 우려가 글로벌 자동차 제조업체들 사이에 퍼지고 있다.

“중국 정부의 권력과 자금 지원을 받아 값싼 중국 자동차가 미국 시장에 도입되는 것은 결국 미국 자동차 업계의 멸종을 재촉하는 대사건이 될 수 있다.”

‘미국 제조업 연합(Alliance for American Manufacturing)’은 지난달 보고서를 통해 이렇게 주장했다.

‘비야드’는 지난해 157만 대의 전기자동차를 판매했는데, 이는 2020년 130,970대에 비하면 괄목할만한 성장이다. 이러한 폭발적 판매량 증가 덕택으로 ‘비야드’는 2023년 말에 테슬라(Tesla)를 제치고 세계 최대의 전기차 생산업체가 되었다.

‘비야드’ 등 중국 자동차 메이크의 부상으로 테슬라의 발등에도 불이 떨어졌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지난 1월 중국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무역장벽과 상관없이 글로벌 경쟁사들을 ‘멸절’시킬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베른스타인 리서치(Bernstein Research)는 ‘비야드’의 성장은 내연기관 자동차 판매를 포함한 자동차 수출 덕택이라고 분석했다. 해외 시장은 작년 ‘비야드’가 판매한 300만 대 이상 중 약 10%를 차지하면서 연초 대비의 시장 점유율 상승을 보였다.

‘비야드 시걸(BYD Seagull)’ 돌풍

‘시걸’을 운전하는 것은 시보레 볼트(Chevrolet Bolt)나 니산 리프(Nissan Leaf) 또는 BMW i3를 운전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시걸’도 빠르게 가속되고 조용하다. 뿐만 아니라 스포티하고 안락한 좌석을 포함하여 멋진 화면과 플라스틱 소재 및 부드러운 터치감도 나쁘지 않다.

라틴아메리카에서 ‘비야드 돌핀 미니(BYD Dolphin Mini)’로도 알려진 ‘시걸’은 현재는 단종된 GM의 전기차 시보레 볼트 EV(Chevrolet Bolt EV)보다 차체가 약간 작다.

한 번 충전으로 최대 약 190마일(특정 모델의 경우 250마일)까지 달릴 수 있는 주행거리는 현재 미국에서 판매되는 전기차들보다 떨어지지만, 많은 1세대 순수 전기자동차에 필적한다. 그러나 차량의 최고 속도 약 80mph와 74마력은 현재 미국에서 판매 중인 대부분의 전기차에 비해 떨어진다.

Caresoft에 따르면 ‘시걸’의 장점은 구성, 배터리 및 부품 조달에 있다.

Caresoft는 다른 스타트업 및 기존 자동차 제조업체의 차량들과 비교하기 위해 ‘비야드 시걸’의 부품들을 하나씩 분해해보았다.

그 결과 Caresoft는 ‘비야드 시걸’의 초기 연구에서 이 전기차가 단순하고 효율적인 설계를 바탕으로 엔지니어링 구축 및 실행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예상치 못한 품질과 신뢰성을 갖춘 것으로 보고했다.

“그들은 아주 훌륭한 차를 만들었습니다.”

워쇼스키는 이렇게 평가했다.

“효율적으로 만들어졌습니다.”

뿐만 아니라 ‘시걸’은 가성비도 뛰어난 차량이다. ‘비야드’는 이번 달 초 ‘시걸’의 공장 출하 가격을 올해 초 약 11,000달러에서 5% 낮췄다.

이처럼 저렴한 가격에도 불구하고 ‘비야드’는 ‘시걸’에서 최소한의 손익분기점을 맞추며 “약간이라도” 돈을 벌고 있다고 Caresoft의 CEO 매튜 바차파람필이 지난 1월 시카고 연방준비은행이 주최한 자동차 컨퍼런스에서 말했다.

지난 1월 31일(현지 시각) 독일 베를린의 자동차 대리점 슈테르나우토에서 열린 비야디(BYD) 매장 오픈식에서 전시된 BYD 전기차의 운전석 모습. [사진 = 로이터]
지난 1월 31일(현지 시각) 독일 베를린의 자동차 대리점 슈테르나우토에서 열린 비야디(BYD) 매장 오픈식에서 전시된 BYD 전기차의 운전석 모습. [사진 = 로이터]

점점 증가하는 경계심

‘비야드’의 부상은 글로벌 자동차 업계가 어려움을 겪는 시기에 이루어지면서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

중국의 자동차 제조업체가 약진하는 동안 미국의 전통적인 자동차 제조업체는 국내 시장과 중국 시장 모두에서 위축되고 있다.

미국의 전통 자동차 메이커들의 쇠퇴는 도요타, 닛산, 혼다 자동차와 같은 일본 자동차 제조업체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한국의 자동차 기업인 현대, 기아 자동차의 등장으로 인해 촉발되고 있다.

업계 데이터에 따르면, 미국의 전통적인 빅3 자동차 제조사들인 GM, 포드, 크라이슬러(현재는 Stellantis 소유)는 미국 시장 점유율이 1984년 75%에서 2023년 약 40%로 하락하는 것을 지켜봐야 했다.

그러자 자국 자동차 산업을 우려하는 미국 정치인들은 중국산 수입차를 겨냥했고, 유럽 국회의원들은 중국산 전기차의 부상에 대한 조사에 나섰다.

제니퍼 그랜홈 미국 에너지부 장관은 지난 6일 ‘Axios’ 행사의 토론 패널로 나와 “우리는 이렇게 놀라운 제조 기반을 지니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중국이 미국에서 우리 산업을 크게 방해하는 것에 대해 매우 우려하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또, 플로리다의 공화당 상원의원 마르코 루비오도 중국이 “미국 자동차 시장에 범람하는” 것을 막기 위해 중국 자동차 수입에 대한 관세를 차량당 2만 달러씩 대폭 인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중국산 전기차는 미국으로 수입될 때 27.5%의 관세가 부과된다. 여기에는 일반적으로 수입차에 적용되는 2.5% 관세와 2018년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산 차량에 부과한 25%의 추가 관세가 포함된다.

하지만 중국 자동차 제조업체는 이를 우회해서 멕시코에서 생산한 뒤 USMCA(이전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를 통해 미국으로 자동차를 들여올 수 있다.

그러나 2024년 대선에서 공화당 후보가 유력시되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주 토요일 자신이 재선될 경우 중국 기업이 멕시코에서 생산하는 자동차에 10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장담했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모든 자동차 제조업체는 결국 중요한 모든 시장에 진출한다는 것이 입증되었습니다. 궁극적으로 중국차는 미국에 상륙할 겁니다.”

포드 전기차 사업부의 COO인 마린 자야는 최근 CNBC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예견했다.

워쇼스키는 ‘비야드’와 같은 중국 브랜드와 경쟁하려면 미국의 전통적인 자동차 제조업체가 빠르게 배우고, 과거를 잊고, 변화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는 디트로이트의 전통적 자동차 메이커들은 ‘비야드 시걸’ 같은 차량이 미국에 상륙하기 전에 경쟁력을 키우기 지난 100년의 절차, 표준 및 기타 작업 흐름에 대해 다시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빨리 배우고 과거는 빨리 잊고 빨리 움직여야 합니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100년 동안 어떤 일을 해 왔다고 해서 계속 그 일을 해야 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과거의 관행은 더 이상 적절하지 않습니다.”

[위키리크스한국 = 최석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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