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KI수첩] 글로벌 호구 취급받는 韓철강, 포스코의 돋보이는 경쟁력
[WIKI수첩] 글로벌 호구 취급받는 韓철강, 포스코의 돋보이는 경쟁력
  • 문 수호 기자
  • 승인 2018.07.29 23:12
  • 수정 2018.07.30 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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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전경 [사진=연합뉴스 제공]
포스코 전경 [사진=연합뉴스 제공]

우리나라 철강 시장이 세계 곳곳에서 반덤핑 제소를 당하는 것은 물론, 세계 각국의 보호무역주의 통상정책에 힘없이 휘둘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통상무역을 국가 간 힘겨루기로 비교한다면 한국은 철강 부문에 있어서만큼은 동네북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셈이다.

미국의 무역확장법 232조 발동을 시작으로 멕시코, 캐나다, 유럽연합(EU) 등의 세이프가드 발동에 중국마저 포스코를 대상으로 반덤핑 조사에 착수했다.

한국의 철강 시장은 그야말로 문턱이 존재하지 않는 완전 개방형 시장이다. 관세가 0%로 모든 나라들이 마음껏 수출을 할 수 있는 구조다. 물론 국내에 수입되는 철강제품들은 대부분 중국과 일본으로 한정돼 있다. 지리적 여건과 국내 유수의 철강업체들이 존재하는 만큼 경쟁이 힘들기 때문이다.

국내 철강업체들은 대부분이 생산 물량의 절반 정도를 수출하고 있다. 국내 수요가 적어 수출만이 공장가동률을 높일 수 있는 유일한 살길인 셈이다. 하지만 세계적인 보호무역주의 바람으로 다소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중국과 일본은 한국으로 수출이 상당하지만 반대의 경우는 흔치 않다. 중국에 철강제품을 수출하려면 아이러니하게도 21%의 관세를 물어야 한다. 국내 철강업계가 0%의 관세를 자랑하는 것과 사뭇 다른 모습이다.

중국산 철강제품 가격이 국산보다 싼데 수출할 수 있을 리가 없다. 일본은 카르텔로 똘똘 뭉쳐 있는 시장이다. 국내 업체들이 수출하고 싶어도 카르텔을 뚫는 데만 2년 이상의 시간이 걸린다. 제품 품질을 따지는 수준도 국내와는 차원이 다르다. 카르텔을 뚫어도 팔 수 있는 물량은 극히 미량에 불과하다.

결국 중국과 일본에 수출할 수 있는 업체는 거의 포스코 밖에 없다고 해도 무방하다. 최근 중국 정부는 포스코 스테인리스 제품에 103.14%의 반덤핑 관세를 부과했다. 포스코의 제품은 대부분 중국법인에서 사용되는 물량으로 중국 내 판매되지 않고 있다. 다분히 정치적 입김이 들어갔다고 볼 수도 있는 부분이다.

세계적으로 유행처럼 불고 있는 보호무역주의는 국내 철강업계를 휩쓸고 있다. 하지만 이런 와중에도 포스코는 글로벌 철강산업 분석기관 WSD에서 세계 철강사 경쟁력 평가 1위를 9년 연속 이어오고 있다.

다만 문제는 포스코의 경쟁력은 돋보인 반면, 다른 철강사들은 숨 쉴 여력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는 점이다. 정부에서 이대로 방관하면 문제는 심각해질 수밖에 없다. 국내에서도 한 차례 철강 구조조정 바람이 불었지만 사실상 포스코의 계열사 정리 선에서 끝났었다.

하지만 정치적인 이해관계에 따른 세계적인 보호무역주의가 지속된다면 국내 철강업체들의 경쟁력은 점차 퇴보할 수밖에 없다. 현재 국내 철강업계는 살아남기 위해 일부 철강 제조업체에서 자사가 만드는 제품을 중국에서 수입해서 파는 웃지 못 할 사례까지 나타나고 있다.

경쟁력의 부재가 만들어 낸 참극이기도 하지만 그만큼 정부가 철강 산업의 어려움을 대변해주지 못하고 있다는 점도 분명히 해야 한다.

세계 각국과의 무역 전쟁에서 보복 때문에 철강 시장을 무방비에 노출시키고 있는 한국 정부에겐 오로지 포스코의 돋보이는 경쟁력만 눈에 비치는 게 아닐까 하는 우려마저 생긴다.

정부가 철강업계를 위해 반덤핑이나 무역 장벽을 세워줄 수 없다면, 최소한 제대로 된 KS나 규격을 만들어 정당한 경쟁이 이뤄질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게 도리 아닐까?

수출보다 중요한 것은 내수다. 내수를 내주고 수출 부문에서마저 뺨맞고 있는 철강업체들에게 경쟁력을 키우라는 조언은 현실을 부정한 처사다. 포스코의 경쟁력이 한국 철강 산업의 모든 것을 대표하지는 않는다. 포스코 역시 이러한 환경이 부담스럽고 괴로운 것은 매한가지다. 정부가 포스코의 영업이익률에 눈 먼 장님이 되지 않길 바란다.

[위키리크스한국=문수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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