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이은 매각과 신규 투자…숨가쁜 최태원 SK 회장의 '딥체인지'
연이은 매각과 신규 투자…숨가쁜 최태원 SK 회장의 '딥체인지'
  • 양 동주 기자
  • 승인 2018.10.02 10:23
  • 수정 2018.10.02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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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과 집중'으로 사업구조 혁신 추구
SK증권·엔카에 이어 SK해운 매각 기사화
3대축 중심으로 신성장 동력 발굴 잰걸음
최태원 SK 회장[사진=연합뉴스]

선택과 집중이라는 SK그룹의 기조가 한층 뚜렷해지고 있다. 수익성이 저조한 분야에서는 과감한 결단을, 가능성이 큰 분야는 아낌없는 투자가 이뤄지는 분위기다. 최태원 SK 회장의 ‘딥체인지’ 전략에 본격 시동이 걸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2일 재계에 따르면 SK그룹은 한앤컴퍼니와 SK해운 지분 매각을 위한 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SK해운이 1조5000억원 규모의 신주를 발행하고 한앤컴퍼니가 이를 인수하는 방식이 이어질 것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한앤컴퍼니의 지분 인수는 SK그룹이 해운업에서 사실상 손을 뗀다는 걸 의미한다. 한앤컴퍼니는 신주를 사들일 경우 SK해운 지분을 80%가량 확보하게 되고 SK해운은 설립 36년 만에 새 주인을 맞게 된다.

재계에서는 SK그룹이 일감몰아주기 규제 대상에서 벗어나기 위해 SK해운 매각에 나섰다고 평가하고 있다. 실제로 SK해운은 총 매출액의 30% 이상을 내부 일감에 의존하고 있다. 특히 SK에너지를 통한 매출이 큰 비중을 차지한다. 

대규모 자금지원 부담을 없애기 위한 조치라는 시각도 존재한다. SK해운은 설립 후 계열사 물량 선제 확보를 통해 승승장구했지만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함께 해운업 불황이 표면화 되면서 지난해를 기점으로 완전자본잠식에 빠진 상태였다. 

눈여겨 볼 점은 SK해운 매각 작업 착수를 ‘선택과 집중’을 강조하는 최태원 회장의 최근 경영 기조와 연결 지을 수 있다는 사실이다. 실제로 최 회장은 2016년 무렵부터 공식 석상에서 혁신의 중요성을 강조했고 이 무렵부터 그룹 내분에서는 급격한 변화의 바람이 감지되기 시작했다. 

2016년 연말 사장단 인사에서 전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를 50대로 물갈이하는 세대교체를 단행했고 이어 조직개편으로 그룹 컨트롤타워인 수펙스추구협의회 임직원도 20%가량 줄였다. 또한 SK증권과 SK엔카의 연이은 매각 역시 동일 선상에서 이해할 수 있다.

대신 반도체·통신·화학이라는 그룹의 3대 중심축에 대한 투자는 한층 강화되는 양상이다. 반도체 사업 수직 계열화 도모를 위한 SK머티리얼즈과 SK실트론 인수, SK텔레콤의 신사업 추진에 첨병 역할을 하게 될 ADT캡스 인수 등이 대표적이다. 화학분야의 기둥인 SK이노베이션은 기존 정유업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석유화학·전기차 배터리 투자를 늘리고 있다. 

이런 가운데 SK해운 매각이 조속히 마무리되면 SK그룹의 기존 주력 사업 이외에도 신사업에 대한 투자도 가속화될 여지가 남는다. 성장 축으로 키우고 있는 공유경제 및 바이오/제약 분야 투자가 집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최 회장의 경영철학과 밀접히 맞닿아 있는 공유경제 관련 사업은 2015년 카셰어링 업체 쏘카 지분 인수를 기점으로 한층 확대되더니 지난해 9월 미국 카셰어링 업체 ‘투로’ 지분 투자로 좀더 명확해 졌다. ‘동남아 우버’로 불리는 ‘그랩’에 대한 투자, 지난달 21일 발표된 SK네트웍스의 AJ렌터카 지분 42.2% 매입 계획 역시 비슷한 맥락이다.  

바이오/제약 분야에서도 공유경제 분야 못지않게 투자 보폭이 넓어졌다. 특히 세계 최대 의약품 시장으로 꼽히는 유럽과 미국에 연이어 전진기지를 구축하는 모습이다. SK그룹은 지난해 6월 아일랜드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의 대형 원료의약품 생산 공장을 인수 소식에 이어 지난 7월 미국 바이오‧제약 업체인 엠팩의 지분 100% 인수를 결정했다. 

재계 관계자는 “최근 SK그룹은 최태원 회장의 경영철학인 ‘딥체인지’ 기조에 맞춰 사업 구조를 혁신적으로 변화시키고 있다”며 “비주력 사업 정리와 신성장동력 발굴이 시계태엽처럼 맞물리는 양상”이라고 평가했다. 

[위키리크스한국=양동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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