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보험업계… 초저금리 시대속 ‘진퇴양난’
위기의 보험업계… 초저금리 시대속 ‘진퇴양난’
  • 이세미 기자
  • 승인 2019.09.25 19:13
  • 수정 2019.09.25 1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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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저금리 영향...‘예정이율 인하’ 불가피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보험산업의 위기론은 어제 오늘일이 아니다. 저출산과 고령화로 인한 인구절벽 현상은 빠른 속도로 심화되어 가고 있고, 이미 포화상태에 이른 보험시장의 영업불황은 장기화로 접어들었다. 심지어 새 국제회계기준(IFRS17)도입으로 인한 저축성보험 판매가 어려워진 상황에서 ‘초저금리’시대 진입 경고는 보험시장의 생태마저 위협하고 있다.

최근 경기 둔화와 대외 여건의 불확실성 확대로 인해 시장금리가 역대 최저 수준으로 급락했다. 금리가 하락하면 보험산업의 자본이 감소될 뿐만 아니라 금리리스크가 더욱 확대된다.

보험연구원의 조영현 연구원은 “금리 하락에 의한 듀레이션 갭 확대에 대응하기 위해 보험사는 초장기채 매입을 확대하며, 이는 장기 금리를 더욱 하락시킬 우려가 있다”고 경고했다.

현행 회계제도의 자산과 부채 간 평가 불일치로 인해 금리가 하락하면 통상 보험산업의 지급여력(RBC) 비율이 상승한다. 자산의 상당부분은 시가평가되지만, 보험부채는 원가평가 되어 금리하락에 의해 가용자본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자산과 부채를 모두 시가로 평가할 경우 금리가 하락하면 보험산업의 자본성이 감소된다. 보험산업의 자산 듀레이션이 부채 듀레이션에 비해 짧아 금리 하락에 의해 자산보다 부채의 가치가 더 크게 증가하기 때문이다.

[자료=보험연구원]
[자료=보험연구원]

보험연구원은 보험사의 전략에 의한 초장기채 금리 하락이 예상될 경우 다른 기관 투자자들도 초장기채 매입을 확대할 수 있으며, 이는 장기금리의 하락을 더욱 확대시킬 수 있다고 밝혔다.

또한 2017년부터 진행된 책임준비금 적정성 평가 강화 정책에도 불구하고 보험사의 추가 적립이 거의 없었는데 올해 금리의 급격한 하락으로 인해 추가 적립 부담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보험부채를 시가 평가하여 재무건전성을 평가하는 신지급여력제도(K-ICS)에 대응하기 위해 보험사들은 2016년부터 후순위채와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확대하고 있다.

보험연구원은 보장성 보험의 경우 예정이율 인하에 의한 보험료 상승 가능성이 높아지며, 이로 인해 장기적으로 판매가 감소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또한 보험회사가 단기적인 금리 변화만으로 예정이율을 조정하지는 않으나 초저금리 환경이 지속될 경우 예정이율 인하가 불가필 할 것으로 전망했다.

보험료가 상승할 경우 장기적으로는 보장성보험의 수요가 감소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금리 하락의 영향은 보험산업의 성장성을 더욱 악화시킬 것으로 보인다.

현재 보험산업 수입(원수)보험료는 저축성보험 매출 감소 및 보장성보험 성장 둔화로 인해 2017년부터 2년 연속 역성장하고 있는 상태다.

금리가 하락하면 이차역마진 확대, 책임준비금 및 변액보험 보증준비금 추가 적립 확대 이외에도 자본성증권 발행 확대로 인해 보험산업의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하다.

보험산업은 2000년대부터 저축성보험을 금리연동형 중심으로 전환하고 자산 듀레이션을 확대하는 등 금리 하락에 대응하는 노력을 해왔지만, 예상을 뛰어넘는 시장금리 하락 속도로 인해 재무건전성, 성장성, 수익성 악화 부담이 매우 높은 상황이다.

특히 생명보험산업은 저축성 부채의 만기가 매우 길어서 구조를 전환하는 데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우리나라보다 앞서 저금리 환경을 겪고 리스크관리가 선진화된 것으로 알려진 독일, 노르웨이, 네덜란드 등 주요 유럽 국가 생명보험산업도 금리 하락에 의한 부담이 여전히 크다.

은행 중심의 금융시스템을 가진 국가의 생명보험산업은 고금리 시절 은행과의 저축상품 경쟁으로 인해 금리 확정형 상품을 중심으로 판매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조영현 연구원은 “보험사는 초저금리 환경에 대비한 리스크관리 및 사업모형 전환을 추진하고, 금융당국은 보험회사의 자구적 리스크관리를 유인하는 제도 및 산업 성장을 촉진하는 정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조 연구원은 이어 “초저금리 고착을 가정하여 적극적인 부채 구고조정을 실행할 필요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제언했다.

또한 “보험사는 해외 진출과 신사업 추진 등 성장성 및 수익성 제고를 위한 다각적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며 “초저금리 시대에 적합한 연금 상품의 구조와 판매에 대해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위키리크스한국=이세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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