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항공업계가 여객 수요 감소로 몸살을 앓고 있는 가운데 최근 나타나고 있는 한일 양국 관계의 회복 조짐이 일본행 항공 여객 증가로 이어질지 주목하고 있다.
항공업계는 ‘노 재팬(NO japan)’ 운동의 여파가 여전하지만 최악의 시기는 벗어난 만큼 일본 노선 수요 부진이 회복세로 전환될 경우 올해 실적개선의 신호탄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작년 하반기 일본행 탑승객 최대 40% 감소
13일 인천국제공항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인천공항을 통해 해외로 나간 여행객수가 4.3% 늘어 총 7,116만9,000여명으로 집계됐다.
일본 여행 자제로 일본행 여객은 11.7% 감소했지만 나머지 지역이 고른 증가세를 보이면서 소폭 증가가 나타났다. 지역별로는 중국과 동남아시아가 각각 11.9%, 11.7%로 가장 높은 증가를 보였고 유럽 8.6%, 북미 3.7%의 순이었다.
일본 노선의 여객 감소는 지난해 불매 운동의 영향이 결정적이었다. 지난해 1월부터 7월까지 꾸준히 늘다가 일본이 한국산 반도체 부품 수출 제한 조치를 감행한 8월부터 감소세로 급격히 전환됐다.
월별로 살펴보면 8월이 96만9,000명으로 19.5% 줄었고, 9월에는 29.2%가 감소해 여행객수가 68만6,000명에 머물렀다. 또 10월 67만4,000명(-38.9%), 11월 66만8,000명(-39.5%), 12월 75만6,000명(37.4%)으로 조사됐다. 이 기간 월평균 감소율이 무려 32.9%나 됐다.
◇일본행 탑승률 90%...최악의 시기는 지났나?
현재 국내 항공사들은 겨울철 일본 관광 성수기를 맞아 잠시 폐쇄했던 일부 노선의 운행을 조심스레 재개하기 시작했다. 대한항공이 인천-고마쓰 노선을, 에어부산이 지난해부터 부산-삿포로 노선의 운항을 재개한 상태다.
그러나 아직은 일본행 여객이 늘었다고 보기는 힘들다는 게 업계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일본행 여객 탑승률이 90%에 이른다는 일부 언론 보도가 있었지만 이는 여행객 증가가 아닌 운행 편수를 줄인 결과라는 설명이다.
한 관계자는 "아직까지 승객수 자체에는 큰 변동이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현장에서도 일본행 여객수 회복을 별달리 체감하지는 못하는 형편"이라고 말했다.
다만 항공사들은 한일 관계가 최악의 시기는 넘긴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때문에 일본행 여객 감소에 따른 항공사들의 실적 악화도 조금씩 완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 관계자는 "저가항공사(LCC)의 경우 올 1월 일본행 여객이 전년 대비 4~5% 감소했는데 이는 작년보다 훨씬 나아진 수치"라며 "겨울철 일본 온천 여행 등 일본행 노선의 여객수 증가를 조심스럽게 예상하고 있다"이라고 말했다.
[위키리크스한국=장원석 기자]
jws@wikileaks-kr.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