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보건기구(WHO)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한 이들에 한해 '마스크 착용 의무'를 해제하는 세계 각국의 움직임에 주의를 촉구했다.
15일 연합뉴스는 로이터 통신 보도를 인용해 마이클 라이언 WHO 긴급대응팀장이 14일(현지시간) "마스크 의무를 해제하기를 원하는 국가의 경우 해당 지역의 전염 강도와 백신의 보급 정도를 모두 고려하는 맥락 안에서만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전했다.
앞서 미국 보건 당국은 전날 코로나19 백신 접종자에 한해 사실상 마스크를 의무적으로 착용하지 않아도 된다고 권고한 바 있다.
같은 날 CNN방송은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전격적 마스크 지침 완화가 백악관 관리들에게도 놀라운 일이었다"고 보도했다. 특히 미국 보건 당국이 많은 국민들에게 해방감과 동시에 두려움과 혼란을 안기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 결정이 조 바이든 대통령으로선 임기 초기의 큰 정치적 성공이자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박멸의 여정에서 핵심적 전환점으로 기록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날 미 전역의 학교에서는 교실 문으로 아직 백신을 맞지 않은 아이들이 쏟아져 나오는 가운데 방과 후 자녀를 데리러 온 많은 부모가 여전히 마스크를 쓴 모습으로 목격됐다고 이 방송은 전했다.
CNN은 아직 어린이를 위한 백신이 승인되지 않은 시점에 이런 장면은 CDC의 새 지침이 무엇을 의미하는지에 대한 질문을 불러일으킨다고 꼬집었다.
이런 가운데 WHO는 부유한 국가들이 아이들을 접종하기보다 코로나19 백신 공동 구매·배분을 위한 국제 프로젝트인 코백스를 통해 저소득 국가에 백신을 기부해야 한다고 목소리 높였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지난 1월 나는 도덕적 재앙의 전개 가능성을 언급했다"며 "불행히도 우리는 지금 그것을 목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공급되는 백신의 대부분을 사들인 소수의 부유한 국가에서는 지금 위험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그룹에 대한 백신 접종을 하고 있다"며 "나는 그들에게 다시 생각할 것을, 그리고 대신 코백스에 백신을 기증할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위키리크스한국=유경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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