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프리즘] 중국과 대만 사이에서 조심스럽게 줄타기 해야 하는 우크라이나
[월드 프리즘] 중국과 대만 사이에서 조심스럽게 줄타기 해야 하는 우크라이나
  • 최정미 기자
  • 승인 2022.11.10 05:56
  • 수정 2022.11.10 0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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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군에 지원해 폴란드에서 훈련하고 있는 외국 용병들. [AP=연합뉴스]
우크라이나군에 지원해 폴란드에서 훈련하고 있는 외국 용병들. [AP=연합뉴스]

대만 용병 조나단 쩡이 우크라이나에서 전사하면서, 우크라이나 정부의 중국에 대한 입장이 딜레마에 빠졌다고 폴리티코가 9일(현지시간) 논평을 통해 보도했다.

지난 주 루한스크 동부에서 벌어진 러시아와의 전투에서 쩡이 사망한 것에 대해 우크라이나 정부 일각에서는 그의 영웅적 행동에 경의를 표했다. 그는 우크라이나를 위해 러시아와 싸우다 전사한 최초의 동아시아인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쩡의 참전 동기가 우크라이나의 정치적 균형을 유지하는 것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고 논평은 시사했다. 

쩡을 비롯한 많은 대만인들이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해 공감을 하고 있으며, 중국에 맞서고 있는 대만의 상황과 비슷하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정치적 현실은 중국이 러시아와 친함에도 우크라이나 대통령 볼로디미르 젤렌스키가 러시아에게와는 다른 자세를 조심스럽게 중국에 취하고 있다는 것을 논평은 짚었다.

젤렌스키는 중국의 심기를 건드릴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또한 중국이 러시아에 무기 등의 지원을 하지 않도록 해야하는 입장이다.

우크라이나는 지난 달 위구르 소수민족에 대한 중국의 탄압을 막기 위한 유엔의 결의안에 표를 행사하지 않았다. 나중에 입장을 바꾸긴 했지만 이미 나온 득표 결과에 영향을 줄 수는 없었다. 또한 인프라 건설 역량을 갖고 있는 중국이 재건을 위한 도움을 구하는 우크라이나의 요청을 받을 것이 확실하다는 전문가들의 의견도 나오고 있다. 

전사한 쩡의 친구인 새미 린은 폴리티코에 대만의 미래에 대한 걱정이 쩡을 우크라이나로 가게 만들었다며, “그는 자신이 가지 않으면, 다음은 그의 조국에서 전쟁이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을 알기에 싸우러 갔다. 그가 전쟁터에 있을 때 나는, 그의 결정을 이해하고, 조국과 전 세계의 많은 사람들이 그 뜻을 지지한다며, 그를 응원했다”라고 쩡이 전쟁터에 있을 때 그와 연락하며 한 말을 전했다.

쩡의 사망 소식이 전해지고 나서야 우크라이나 국제 용병부대를 비롯한 우크라이나 부대에 자원 입대한 자국민들에 대해 대만인들은 주목하기 시작했다. 대만의 매체들은 10여 명이 우크라이나군에 입대했다고 보도했다.

대만에서 5년 동안 군사훈련을 받았던 쩡은 지난 6월 우크라이나에 도착해 두 달 전 카르파티아 지흐(Carpathian Sich) 부대에 합류했다.

이 부대의 참모부장 루슬란 안드리이코은 쩡의 전사에 대해 큰 슬픔이라며, 유가족과 대만에 큰 경의를 표한다고 말했다.

그는 페이스북에 “평화로운 삶, 집, 가족을 떠나, 떨어지는 폭탄 아래 전우들의 뜨거운 심장이 뛰며 잠도 잘 수 없는, 전쟁, 진흙, 비, 서리 추운 참호의 지옥에서 조나단은 지난 며칠을 보냈다”라고 글을 올렸다.

대만에 대한 공감에도, 또 시진핑 국가주석이 우크라이나와 직접 소통하려 하지 않는다해도 우크라이나가 중국에 대해 조심스러운 입장을 취하는 것이 바뀔 것 같지 않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우크라이나 의회의 외교 위원회 대표 올렉산드르 메레즈코는 폴리티코에 “안타깝게도 우리나라를 지키러 온 쩡의 사례가 정책 전체를 바꿀 수 있을 거라 생각하지는 않는다. 물질적인 이해관계가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고 중국은 우리의 가장 큰 무역 파트너”라고 말했다.

그러나 중국에 대한 우크라이나의 접근법이 중국과 러시아의 관계를 깰 수는 없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시작된 이후, 시진핑은 푸틴을 가장 친구라고 칭해왔다.

한 우크라이나 외교 관계자는 “전쟁이 시작된 후 젤렌스키의 중개자들은 시진핑과의 통화를 중국에 요청했지만, 응답이 없다. 그럼에도 중국 정부에 대해 그 어떤 비판도 신중하게 생각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지난 주 시진핑은 푸틴이 일삼고 있는 핵공격 위협에 대해 경고와 우려의 말을 했지만, 여전히 러시아 경제의 버팀목이 되려고 하고 있다.

지난 달 중국 공산당대회에서 강력한 권력의 자리를 지킨 중국 왕이 외교부 부장은 러시아의 외교부 장관 세르게이 라브로프와의 통화에서 “중국은, 푸틴의 리더십 하에 있는 러시아인들이 모든 역경에도 전략적 개발 목적을 달성하는 데 있어 확고하게 지지할 것이다. 중국과 러시아의 진보를 막는 어떠한 시도도 실패로 끝날 것이다. 중국은 러시아와 모든 수준에서 교류를 더 깊게 할 준비가 돼 있다”라고 말했다.

우크라이나는 대만의 지지 역시 필요한 입장이다. 지난 주 우크라이나 의원 미콜라 크니아지스키는 대만 방문 시 우크라이나 전통 옷을 차이잉원 총통에게 선물하며, 대만과의 지정학적 입장이 같음을 표했다.

그는 “물론 다른 상황이지만, 동시에 같다고도 생각한다. 민주국가에 대한 전쟁을 시작해야 하는 독재 정권이 있기 때문이다. 우크라이나 사람들은 대만을 지지한다. 미국의 펠로시가 왔을 때, 모든 우크라이나 사람들이 TV로 이를 봤고, 대만에 대해 걱정했다”고 말했다.

대만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연대의 표시로 3천만 달러 이상의 인도주의적 원조를 보냈으며, 러시아 제재에 동참했다. 지난 9월 차이잉원 총통은 “우리는 러시아 침공의 대학살을 지켜보며 대만은 조국과 자유를 지키기 위해 투쟁하는 우크라이나인들을 돕는 노력에서 역할을 한다는 것에 자부심을 느낀다”라고 말했다.

쩡은 전사하기 바로 전, 페이스북에 대만기와 우크라이나기 배지를 군복에 단 모습과 함께 “내가 대만군에 곤란한 상황이 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글을 올렸다.

[위키리크스한국 = 최정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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