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올투자증권은 올초 IB사업이 위축된데 이어 회사채 공모에서도 흥행실패하며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4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다올투자증권은 창사 이래 처음으로 발행한 공모채 금액을 500억원으로 마무리하기로 했다. 당초 800억원대 자금조달을 목표했지만 IB사업 위축에 따른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익스포저 부담 증가로 시장의 외면을 받으면서 최종 발행금액이 축소됐다.
이번 다올투자증권의 회사채 금리조건은 6~7.3%대 수준으로 최근 A0 등급민평금리가 4.8%~5%대에서 형성된 것을 최대 200bp(1bp=0.01%포인트) 이상의 가산금리를 제시했다. 하지만 수요예측에서 480억원의 매수주문을 받는데 그쳤다. 20억원의 미매각 물량이 발생한 것이다. 이 미매각 물량은 1년물(6%~7%)과 1.5년물(6.3%~7.3%) 중 금리가 더 낮은 1년물에만 발생했다.
당초 다올투자증권이 목표한 1년물과 1.5년물의 공모액은 각각 600억원과 200억원이었다. 두 상품 중 1년물은 희망금리밴드 상단인 7.0%에서 180억원의 수요만 겨우 확보한 반면 1.5년물의 경우 밴드 상단인 7.3%에서 목표치보다 100억원 많은 300억원을 주문받았다.
이번 회사채 공모 흥행실패는 만기구조 장기화로 자금조달 안정성 및 유동성 대응력을 높이겠다던 다올투자증권의 큰 그림에도 악영향을 끼쳤다.
다올투자증권은 당초 800억원의 회사채를 발행해 75%(600억원)를 만기구조 장기화에 활용하고 25%(200억원)의 경우 채권 부문 운영자금 등 수익성 확보에 활용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최종 발행금액이 목표치 대비 62.5%로 줄면서 조달자금은 모두 단기자금을 상환하는데 활용될 계획이다.
이 경우 다올투자증권은 더 비싼 비용을 들여 단기차입을 장기차입으로 바꾸는 모양새가 된다. 현 시점 보유한 단기물 이자율이 5.9%와 5.85% 수준이기 때문이다.
이자부담이 늘어났음에도 유동성 우려는 여전하다. 우발채무와 기업여신 규모가 상당하기 때문이다. 지난 3월 말 기준 다올투자증권의 우발채무 규모는 자기자본 대비 90.4% 수준인 6932억원이며 부동산 PF 관련 우발채무와 기업 여신 규모는 자기자본 대비 78.2% 수준인 5995억원으로 집계됐다.
김선주 한국기업평가 책임연구원은 "다올인베스트먼트 매각대금 유입으로 재무 여력을 확보한 것으로 판단되지만, 유동성 갭 대비 우발채무 비중(86.7%)도 여전히 높다"면서 "최근 위험투자 확대로 자본적정성 지표도 하락해 개선 여부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위키리크스한국=장은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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