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예고에 시민 불안감 확산…다중밀집지역 순찰 강화
경찰, 특별치안활동 선포…살인 예고글 “엄정하게 대응”
지난 4일 대전지역 한 학교에서 대낮에 교사가 흉기에 찔리는 사건이 발생한 데 이어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살인 예고 게시글이 곳곳에서 올라오면서 국민들의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게다가 전국 각지에서 살인을 예고하는 온라인 게시글이 잇따라 올라오고, 각종 커뮤니티와 눈에 무분별하게 퍼져나가자 경찰이 대대적인 수사에 나섰다. 경찰청은 최근 잇단 ‘묻지마 살인’을 포함해 모방 살인 예고 게시글로 시민들의 공포감이 커지자 엄중 처벌 방침을 세운 것이다.
이날 경찰은 일부 게시자를 검거했는데, 이 중에는 중학생을 비롯한 10대 미성년자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살인 예고 게시자들에게 협박, 특수협박 혐의를 적용해 수사 중이다. 협박죄는 3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만원 이하의 벌금형, 특수협박죄는 7년 이하의 징역이나 1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할 수 있다. 경찰은 또 살인이나 상해를 구체적으로 준비한 정황이 확인되면 살인 예비나 상해 예비 혐의도 적용할 방침이다.
5일 경찰 등에 따르면 지난 3일 분당 흉기 난동 사건 이후 이날 오전 7시까지 온라인에 최소 42건의 살인 예고 게시글이 올라왔다. 게시 장소도 다양하다. 유명 인터넷 사이트인 ‘디씨인사이드’와 ‘사회관계망 서비스’(SNS), ‘대학생 익명 커뮤니티’ 등이 대표적이다.
경찰은 42건 가운데 13건은 작성자를 이미 검거 완료해 ‘경위’와 ‘범죄 혐의점’ 등을 조사 중이며, 아직 찾지 못한 게시물 29건에 대해선 IP 추적 등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서울에서는 전날 “오늘 16시 왕십리역 다 죽여버린다”는 글을 올린 20대 남성에 대한 신상 과 특정 학교가 거론됐다. 이를 토대로 “정문 앞에서 5명을 죽이겠다”는 글을 작성한 미성년자를 각각 검거한 것이다.
또 “내일 밤 10시 한티역에서 칼부림을 하겠다”는 글을 올린 20대 남성이 자수해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과가 조사가 이뤄지고 있으며, 잠실역과 강남역 등에서 흉기 난동을 벌이겠다는 글 또한 온라인에 게시돼 경찰이 수사 중이다.
경기 하남시에서는 전날 중학생 A(14)군이 “미사역 일대에서 살인 범죄를 저지르겠다”는 게시글을 썼다가 경찰에 검거됐고, 같은 날 부산 해운대 일대에서 흉기 난동을 예고한 글을 올린 미성년자가 자택에서 경찰에 붙잡혔다.
경북 경산경찰서는 경산 소재 대구대학교 익명 커뮤니티를 통해 칼부림을 예고한 20대 B씨를 추적한 결과 5시간 만에 검거해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B씨는 “대구대 롤로노아 조로 삼도류 칼부림 예고한다. 다 덤벼라”라는 게시물을 올린 바 있다.
경북 구미경찰서는 10대 미성년자를 5일 새벽 긴급체포했다. 인터넷 커뮤니티에 “다음에는 구미역 칼부림이다”라는 글을 올린 것을 경찰이 포착해 미리 검거한 것이다.
5일 오전에는 국내 최대 규모인 인천 펜타포트 록 페스티벌 축제장에서 흉기 난동을 예고한 글이 온라인에 올라왔으나 돌연 삭제됐다. 인천경찰청은 작성자를 추적 중이며, 전술팀과 폭발물처리반(EOD) 등 특공대 6명, 장갑차를 축제장 인근에 배치할 예정이다.
한편 경찰은 국민 불안감이 커지자 전날 사상 처음 ‘특별 치안활동’을 선포했다. 경찰은 인파가 몰리는 지하철역, 백화점 등 전국 247개 장소에 경찰관 1만2000여 명을 배치해 순찰한다.
전국 15개 시·도경찰청에 소총과 권총으로 이중 무장한 경찰특공대 전술요원(SWAT) 127명도 배치할 방침이다.
앞서 윤희근 경찰청장은 전날(4일) 긴급 대국민 담화문을 발표하며 “국민 불안이 해소될 때까지 흉악범죄에 대응하고자 특별 치안활동을 선포한다. 무책임하고 무분별한 사이버상의 흉악범죄 예고와 근거 없는 가짜뉴스에 예외 불문하고 강력히 대처하겠다”고 약속했다.
[위키리크스한국=김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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