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투데이] 아시아 최대 감자칩 생산 업체 일본 ‘카르비’와 공급망
[월드 투데이] 아시아 최대 감자칩 생산 업체 일본 ‘카르비’와 공급망
  • 최석진 기자
  • 승인 2023.08.09 05:48
  • 수정 2023.08.09 0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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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제과 업체 '카르비'의 주력 상품인 감자칩 [사진 = ATI]
일본 제과 업체 '카르비'의 주력 상품인 감자칩 [사진 = ATI]

아시아 최대의 감자칩(포테이토칩) 제조업체에 감자가 떨어지면 어떻게 될까? CNN방송은 8일(현지 시각) 일본 스낵 브랜드 ‘카르비(Calbee)’가 바로 이 문제, 즉 원료 확보에 봉착해 고군분투 중이라고 보도했다.

극심한 기후 변화와 공급망 위기로 인해 ‘카르비’는 작년에 세 번 가격을 인상해야 했고, 핵심 원료인 감자를 조달하는 방법을 재고할 수 밖에 없도록 했다.

‘카르비’의 CEO 마코토 에하라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공급망이 가장 큰 골칫거리입니다”라고 말했다.

감자의 공급 부족은 ‘카르비’가 야심차게 추진 중인 10억 달러 목표의 턴어라운드(turnaround)와 세계 2대 경제 대국인 미국과 중국을 목표로 하는 사업 확장 계획에 결정적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저렴한 감자칩은 74년 역사를 자랑하는 제과 기업인 ‘카르비’의 핵심 제품이다. 도쿄에 본사를 둔 이 회사는 피자에서 간장에 이르기까지 여러 품목에 들어가는 다양한 향의 칩을 만들기 위해 매년 수십만 톤의 야채를 사용한다.

이 제품들은 지난해 222억 엔(1억5,600만 달러)의 매출이 입증하듯 회사가 연간 수억 달러의 매출을 올리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하고 있다.

‘카르비’는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서 ‘펩시(PEP)’ 다음으로 감자칩을 많이 판매하고 있다. ‘펩시’는 자회사를 통해 ‘카르비’ 지분의 약 20%를 소유하고 있을 정도로 ‘카르비’와 오랜 파트너 관계를 맺고 있다. ‘유로모니터 인터내셔널(Euromonitor International)’의 데이터에 따르면 ‘펩시’는 아시아 태평양 지역 감자칩 시장의 약 24%를 장악하고, ‘카르비’는 약 12%를 점유하고 있다.

그런데 이 두 업체는, 2022년 토마토에서 쌀, 복숭아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든 식품 가격의 기록적인 급등으로 이어진 원자재 공급망 위기로, 지난 2년 동안 타격을 받았다.

전문가들은 이런 현상을 현대 역사상 최악의 식량 위기라고 부르며, 식품 물가가 현재는 전고점에서 크게 하락했음에도 불구하고, 앞으로 이어질 불안정에 대해 경고하고 있다.

공급망 악몽

‘카르비’는 2021년 여름부터 2022년 가을까지 감자 부족 사태를 겪으며 큰 위기를 맞았다.

‘카르비’의 위기는, 전 세계 제과·제빵 업체들이 코로나 팬데믹 관련 공급망 문제, 브라질의 기록적 가뭄, 식물성 기름, 설탕 및 곡물의 전 세계적 사용 증가를 놓고 경쟁하면서 결과적으로 사상 최고의 식품 가격 상승으로 이어진 배경과 관련이 많다.

그러다가 2022년 2월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하면서 중요한 글로벌 곡물 및 식물성 기름 수출국이던 우크라이나에 대한 접근이 차단되었다.

이 위기는 ‘유엔식량농업기구(FAO)’가 집계한 기준지표(benchmark index)를 2005년 이후 최고치에 도달하게 하는 는 등 지난해 식량 가격의 또 다른 기록적인 상승에 기여했다.

‘카르비’는 원료 감자의 90%를 일본에서 조달하며 그 중 80%는 북부의 홋카이도에서 생산된다.

그러나 홋카이도가 2021년 가뭄으로 큰 피해를 입자 ‘카르비’의 일본 내 원료 감자 공급률은 2021년과 2022년 회계연도에 각각 8%와 14%로 떨어졌다.

그러자 ‘카르비’는 감자 공급의 나머지 10%를 차지하는 미국에서 더 많은 감자를 수입해 부족분을 보충하려고 했다. 하지만 운이 따르지 않았다.

전 세계적으로 상품을 선적할 컨테이너가 부족하자 배송이 지연되고, 물류 비용이 상승한 것이다.

설상가상으로 2021년 말 미국 태평양 연안 북서부의 홍수로 항구가 평소처럼 운영되지 않아 감자와 감자 플레이크(potato flakes) 확보가 더 어려워졌다. 감자 플레이크는 ‘카르비’의 주력 상품인, 바삭한 비스킷 스틱 ‘자가리초(Jagarico)’를 만드는 데 사용되는 원료이다.

그 결과 회사는 더 높은 원료 조달 비용과 물류 비용을 현실로 받아들이면서 판촉 활동과 신제품 출시를 중단할 수밖에 없었다. 이러한 걸림돌로 인해 2022년 3월 기준 영업이익은 7%가 감소했다.

[사진 = CNN]
카르비 생산라인 [사진 = CNN]

해법 모색

감자 수급을 강화하기 위해 ‘카르비’는 일본 전역의 생산 농가들과 협력하여 국내 공급을 10년 이내에 연간 32만 톤에서 40만 톤으로 늘릴 계획이다.

“날씨가 결정적 요소입니다.”

‘카르비’의 CEO 에하라는 이렇게 말했다.

“그래서 난관을 돌파하기 위해 지금은 홋카이도 외에 일본의 다른 지역들에서도 감자 밭을 늘리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나아가 ‘카르비’는 유일한 해외 원료 수입국인 미국으로부터의 감자 수입 비율을 절반으로 줄일 계획도 가지고 있다.

관련해서 ‘카르비’ 홍보 책임자는 이번 대응책은 “팬데믹 동안 경험한 혼란의 교훈”이라고 밝혔다.

에하라 대표는 원료 확보를 더 다양화하기 위해 유럽과 같은 다른 시장에서의 수입도 고려 중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 5월에 FAO 지수는 ‘대부분의 곡물, 식물성 기름 및 유제품’의 가격이 크게 하락하면서 1년여 만에 최저 수준으로 하락했다. 이러한 추세는 6월에도 계속되었지만, 7월에는 다시 상승해 들쑥날쑥한 식료품 원료 가격 변동을 입증하고 있다.

에하라는 현재는 감자와 야자유 가격이 안정되어 있다고 말했다.

안정적인 원료 공급 확보는 ‘카르비’가 야심차게 추진 중인 턴어라운드 계획에 매우 중요하다.

‘카르비’의 판매는 최근 몇 년 동안 정체 상태에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회사는 지난 2월 자동화 및 해외 확장과 같은 분야에 3년간 약 10억 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카르비’는 월마트(WMT) 및 홀푸드(Whole Foods)와 같은 미국 내 주요 체인점에서 판매되는 인기 식물성 스낵 ‘카루비 하베스트 스넵스(Harvest Snaps)’의 판매에 기대를 걸고 있다.

그리고 중국에서는 한국의 ‘허니버터칩’에서 영감을 받은 제품들로 판매고를 높일 전략을 짜고 있다고, ‘카르비’의 해외 사업 책임자인 쇼 케이케이는 밝혔다. 이와 함께 그는 ‘카르비’는 평생 고객이 될 수 있는 젊은 세대 비율이 높은 인도네시아에 대해서도 낙관적이라고 덧붙였다.

‘유로모니터 인터내셔널’의 아시아 태평양 식품 분석가인 에밀 파지라는 미국 시장을 위해서는 감자의 “충분한 확보”가 특히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미국은 일본보다 5배가 큰 거대한 소매 시장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녀는 스낵 사업은 마진(이익)이 박하고, 새로운 맛이나 브랜드가 자주 출시되는 등 경쟁이 치열하다고 덧붙이며 이렇게 말했다.

“다른 감자칩 브랜드뿐만 아니라 다른 유형의 스낵들과도 경쟁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서든지 진열대를 지키고 있는 것이 필수적입니다.”

[위키리크스한국 = 최석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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