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있던 이란 자금이 18일(현지 시각) 스위스를 거쳐 카타르로 송금된 뒤 이란에 구금되어 있다가 풀려난 미국인 5명이 카타르 측이 마련한 여객기를 타고 카타르 수도 도하에 도착했다.

이와 관련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미국인들의 석방에 도움을 준 한국 정부에 감사를 표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성명에서 “우리의 목표 달성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준 카타르, 오만, 스위스, 한국 정부를 포함한 국내외 파트너들에게 감사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CNN방송은 풀려난 5명의 미국인 중 3명에 대해 보도했다.

이란에 부당하게 구금되어 있던 미국인들이 석방됨으로써 인권 침해로 악명 높은 테헤란의 ‘에빈 교도소’에 오랫동안 인질처럼 붙잡혀 있던 미국인들을 둘러싼 수년 동안의 논란에 종지부를 찍게 되었다.

에마드 샤기(Emad Shargi), 모라드 타흐바즈(Morad Tahbaz), 시아막 나마지(Siamak Namazi)는 한국에 묶여 있던 60억 달러의 이란 자금이 카타르를 거쳐 이란으로 송금되는 대가로 이란이 석방하기로 한 5명의 미국인 중 3명이다. 이번 거래에 포함된 나머지 2명의 미국인의 신분은 아직 공개되지 않고 있다.

이들 중 가장 오랫동안 수감되어 있던 이란계 미국인 시아막 나마지(51)는 2015년부터 구금됐다.

나마지는 이란에 업무 출장 중 당국에 체포됐는데, 유엔은 그의 수감을 ‘자의적 구금(arbitrary detention)’이라고 규정한 바가 있다. 두바이에서 사업을 운영하던 나마지는 이후 이란에서 미국을 지칭하는 ‘적성국과의 관련’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결국 징역 10년 형을 선고받았다.

이란 내 ‘국제인권캠페인(International Campaign for Human Rights)’은 이란이 이중 국적을 인정하지 않으며 “국가 안보 혐의를 날조해 시민과 이중 국적자를 일상적으로 괴롭힌다”고 밝혔다.

나마지는 이란의 핵 프로그램과 관련된 국제 합의가 발표된 이후 이란에 구금된 것으로 알려진 최초의 미국 시민이었다. 그의 아버지 바케르도 2016년에 투옥되었다가 2022년 10월 신병 치료 차 석방된 바가 있다.

그리고 환경운동가 모라드 타흐바즈와 사업가 에마드 샤기는 2018년 처음 체포됐다.

타흐바즈는 미국, 영국, 이란 시민권을 소지한 다국적자로 이란 여행 중 간첩 혐의로 체포됐다. 체포되기 전 그와 그의 아내는 먼저 출국 금지 조치가 적용돼 이란을 떠날 수 없는 처지가 되었다. 2019년 11월 그는 징역 10년을 선고받았다.

타흐바즈의 딸 타라는 올해 초 아버지의 구금과 관련되어 CNN과 인터뷰를 진행했었다.

“어렸을 때부터 환경보호와 야생 동물 보존에 큰 열정을 지니고 있던 아버지는 ‘페르시아 야생동물 유산 재단(Persian Wildlife Heritage)’을 공동 창립했습니다.”

그녀는 이렇게 말했다. 

“아버지는 정말 훌륭한 분입니다. 그는 매우 온화하고 침착하며, 이해심이 많고 인품이 뛰어난 분입니다. 그는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해서라면 물불을 안 가립니다. 너무나 존경스러운 분입니다.”

그녀는 아울러 이 인터뷰에서 아버지가 암에 걸린 상태이며 “수감 중 코로나19에 여러 번 감염되는 등 많은 질병에 걸려 고생하고 있다”고 주장했었다.

‘페르시아 야생동물 유산 재단’의 또 다른 공동 창립자인 카부스 세예드 에마미(Kavous Seyed Emami)도 2018년에 체포, 수감되었다가 석연찮은 이유로 감옥에서 사망했다.

샤기는 2018년 기술 투자 회사에서 근무하던 중 처음 체포됐다. 그는 감옥에서 8개월을 보낸 후 보석으로 풀려났지만, 여행 금지 처분을 받았다. 2020년 11월, 그는 간첩 혐의로 혁명법원으로부터 다시 징역 10년을 선고받았다.

샤기의 딸 중 한 명인 하나흐 샤기는 아버지와 제일 친한 친구처럼 지냈다고 말했다. 그리고 샤기의 여동생 네다 샤기는 오빠가 가택연금으로 풀려나 대화를 나눌 수 있게 되었을 때 “제일 먼저 나와 내 아이들 및 그의 아내와 두 딸, 그리고 부모님 걱정을 하던 전형적인 큰오빠였다.”고 말했다.

미국 국무부에 따르면 샤기와 타흐바즈는 모두 “국제 인권 단체가 증거 부족 및 공정한 수사를 기반으로 하지 않은 채 재판을 받고 유죄로 확정되었다”고 주장한 인물이다.

[위키리크스한국 = 최석진 기자]

dtpchoi@wikileaks-kr.org

최석진 기자 다른기사 보기

• facebook
• 트위터
• 카카오톡
• 네이버블로그
• 유튜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