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투데이] 비벌리힐스에서 명품시계 폰지형 사기로 300만 달러를 편취한 남자
[월드 투데이] 비벌리힐스에서 명품시계 폰지형 사기로 300만 달러를 편취한 남자
  • 최석진 기자
  • 승인 2023.11.18 06:39
  • 수정 2023.11.18 0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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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소니 페어러가 인스타그램에 올린, 명품 시계들을 찬 손목 사진 [앤소니 페어러 인스타그램]
앤소니 페어러가 인스타그램에 올린, 명품 시계들을 찬 손목 사진 [앤소니 페어러 인스타그램]

CNN방송은 17일(현지 시각) 비벌리힐스 명품샵 거리에서 시계 위탁 판매업을 하며 호화로운 생활을 살던 한 사업가가 폰지형 사기를 저지르며 몰락한 사연을 소개했다.

앤소니 페어러(35)의 삶은 그가 비벌리힐스에서 판매한 고급 손목시계만큼이나 화려했다.

페어러는 시계 위탁 업체 ‘The Timepiece Gentleman’을 운영하며 비벌리힐스의 전설적인 명품샵 거리인 로데오 드라이브에 매장을 운영했다.

그의 빨간색 람보르기니와 두카티 오토바이는 산타모니카에 있는 그의 호화로운 임대 주택 앞에 놓여 있었다. 그는 자주 라스베이거스로 도박 여행을 떠나 그곳에서 수만 달러를 쓰곤 했다.

그는 파텍필립, 롤렉스 등 고가의 시계를 소유자들로부터 위탁을 받아 고급 시계 수집가들에게 판매했다.

CNN이 입수한 연방 형사 고소장에 따르면 그가 맺은 시계 위탁 고객과의 계약에 따르면 그는 매 판매마다 5%의 수수료를 받았다고 한다.

페어러의 사업은 번창했고 그의 고객들도 그렇게 생각했다. 그는 소셜 미디어에 최대 43만 달러 상당의 시계들을 전시했으며, 인스타그램과 유튜브에서는 30만 명의 팔로워가 그의 시계 수집 능력에 감탄했다.

하지만 지난주 FBI가 고객에게 사기를 쳐 300만 달러를 편취한 혐의로 페어러를 체포하면서 모든 것이 달라졌다.

그는 금융 사기(wire fraud) 죄로 기소를 앞두고 있다. 연방 문서에 따르면 그는 지난해 말부터 올해 여름 사이에 ‘고급 시계 폰지형 사기(luxury watch Ponzi-type scheme)’를 저질렀다.

“페어러에게 시계 구입 대금을 송금했거나 시계 판매 위탁을 위해 시계를 우편으로 보냈으나 돈을 받지 못한 여러 명의 피해자들이 당국에 신고를 접수했습니다.”

캘리포니아 중부 검찰청은 성명을 내고 이렇게 밝혔다. 

“법 집행 기관은 현재까지 피해액이 약 300만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페어러의 변호인 최 에리카는 CNN의 논평에 응답하지 않았다.

연방 법원 문서에 따르면 페어러의 삶은 체포되기 몇 달 전부터 금이 가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의 화려한 생활 때문에 내부의 금전 문제가 가려진 것으로 알려졌다.

댈러스에서 시작해 LA로 옮긴 고급 시계 위탁 판매 사업

법원 문서는 페어러가 명품 시계 판매자에서 사기꾼으로 몰락한 과정을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그는 2017년 댈러스에서 시계 판매업을 시작했으며, 고급 시계 구매자와 판매자를 연결하기 위해 2022년 로스앤젤레스에 새로 매장을 열었다.

형사 고소장에 따르면 페어러는 캘리포니아로 이주한 지 불과 몇 달 후인 2022년 11월부터 명품 시계를 수수료를 받고 판매해주겠다고 속이기 시작했다.

그는 시계를 판 뒤 돈을 지급하지 않고 자신이 편취했다.

고소장은 “페어러는 판매 위탁 고객으로부터 시계를 접수하면서 보통 5%의 판매 수수료를 징수하는 위탁 계약에 서명하게 했다”고 밝히고 있다.

페어러의 명품 시계 사업이 번창하는 한편에서 그가 시계나 돈을 가지고 사라졌다고 비난하면서 레딧(Reddit)과 유튜브에 피해 내용을 공유하는 고객들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올해 8월, 법 집행 기관은 비벌리힐스에 있는 페어러의 매장을 찾아 해당 매장이 더 이상 운영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보안 카메라가 망가져 있었고, 건물 보안 담당자는 일주일 동안 어떤 직원도 출근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 무렵 페어러가 소셜 미디어에 올린 글들을 보면 당시 그가 사우스캐롤라이나, 콜로라도, 텍사스, 플로리다 등 다양한 지역을 돌아다닌 것으로 보인다.”

연방 문서에는 이렇게 씌어있다.

조사관들은 페어러가 시계 판매에서 편취한 돈으로 호화로운 생활을 유지했다고 밝혔다. 일부 구매자는 특정 명품 시계를 사기 위해 그에게 돈을 송금했지만, 시계를 받지 못하거나 돈을 지급받지 못했다고 고소장에서 주장했다. 법원 문서에 따르면 페어러는 고객이 요청한 것과 다른 제품을 보내기도 했다고 한다.

한 고객은 페어러가 롤렉스 시계로 대신 지불하겠다는 제안을 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법원 문서에 따르면 그 롤렉스 시계는 그에게 위탁 판매를 맡긴 다른 고객의 시계였다.

조사관들은 시계를 구입하기 위해 페어러에게 돈을 보냈거나 시계를 팔아달라고 우편으로 보낸 20명 이상의 고객을 조사했다고 밝혔다.

한 피해자는 페어러에게 유명 시계 75개를 판매 위탁하기도 했다. 금액으로 약 320만 달러에 해당했다. 페어러는 이후 이 고객에게 총 가격의 일부인 약 385,000달러를 지급하고, 남은 시계 일부를 30만 달러를 대출받는 데 담보로 사용했다고, 법원 문서는 밝히고 있다.

고급 시계 위탁 판매업을 운영하며 화려한 생활을 하다 폰지형 사기를 저지르고 체포된 앤소니 페어러 [CNN 캡처]
고급 시계 위탁 판매업을 운영하며 화려한 생활을 하다 폰지형 사기를 저지르고 체포된 앤소니 페어러 [CNN 캡처]

‘가짜’의 삶과 수백만 달러의 빚을 고백하는 동영상을 올린 사기범

페어러는 인스타그램과 유튜브의 수십만 명 팔로워들에 자신의 성공스토리를 공개했다.

그는 자신의 화려한 비벌리힐스 쇼룸에서 시계를 선보였고, 자신의 웹사이트에 시계 사진들을 공유했으며, 롤렉스나 스위스 명품 시계 등을 착용한 손목 사진을 인스타그램에 게시했다.

리얼리티 쇼 형식의 영상에서 그는 고객들과 전화로 고액의 거래를 하는 것부터 헬스클럽에서운동 모습, 고급 레스토랑에서의 저녁 식사 같은 화려한 일상을 공개하며 부러움을 샀다.

그는 자신의 파란만장한 과거도 공개했다. 그는 전과자로서의 과거를 뒤로하고 사업에서 성공한 어두운 과거도 솔직히 털어놓았다.

CNN이 입수한 법원 기록에 따르면 그는 2015년 약물 복용 상태에서의 운전(DWI) 혐의로, 2008년에는 텍사스에서 공무집행 방해 혐의로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페어러에 대한 비난이 증가하자 그는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는 동영상을 소셜 미디어에 공개했다. 지난 8월 그는 탱크탑을 입고 야구 모자를 쓰고 주방에 있는 자신의 모습을 담은 영상을 공개했다.

이 영상에서 그는 자신이 돈에 물들고 화려한 생활 방식에 익숙해지면서 도박에 빠졌고, 큰 빚을 졌다고 말하면서 자신의 사업 실패에 대해 장황하게 털어놓았다.

그는 자신이 고객들에게 약 500만 달러의 빚을 졌다고 말하면서 그 돈의 절반 이상은 두 명의 고객에게 진 빚이라고 주장했다.

“나는 악마들과 싸우면서 악마들이 마음대로 하도록 방치했습니다. 나쁜 판단을 많이 내렸고 어리석은 실수를 많이 저질렀습니다.”

그는 영상에서 이렇게 말했다.

“이런 가짜 생활을 살면서 ‘난 머리가 좋아. 난 성공했어’라고 떠들어대며 겉모습에 집착했습니다. 그게 나를 갉아먹었습니다. …… 약간의 성공에 취해 거짓 삶에서 빠져나오려 하지 않았습니다.”

한때 명품 시계 위탁 판매 사업을 운영했던 페어러는 현재 보석금 없이 로스앤젤레스 연방 교도소에 수감돼 12월 기소를 기다리고 있다고, 검찰 대변인 키아란 맥이보이는 CNN에 말했다.

페어러는 금융 사기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을 경우 최대 20년 형을 선고받을 수 있다. 수사관들은 그의 범죄 규모를 확인하기 위해 추가 고객들을 인터뷰하는 중이다.

[위키리크스한국 = 최석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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