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팔 전쟁] 중동 전체 확전은 아직 ‘기우’…전선 제한적인 이유는
[이·팔 전쟁] 중동 전체 확전은 아직 ‘기우’…전선 제한적인 이유는
  • 강정욱 기자
  • 승인 2023.11.20 09:38
  • 수정 2023.11.20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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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의 전장이 된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의 모습. [출처=연합뉴스]
이번 전쟁의 전장이 된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의 모습. [출처=연합뉴스]

국제사회의 우려와는 달리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이 다른 국가의 참전 없이 양측의 교전만으로 진행되고 있다. 전쟁 초기 민족 대결로 상황을 정의해 다른 국가의 참전 명분이 줄어들었을 뿐만 아니라 확전의 키를 쥐고 있던 이란이 참전에 신중론을 보였고 서방국들도 확전 방지에 집중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20일 이스라엘국방군(IDF)에 따르면 최근 이스라엘군은 가자지구 북부 공격로 전선을 확대헀다. 이스라엘군이 무장정파 하마스를 대상으로 지상전을 벌여 북부를 거의 장악했지만 하마스 지도부와 조직원 제거에 실패해서다. 이스라엘은 이들이 가자지구 남부로 이동한 것으로 보고 있다.

전쟁 범위는 확대됐지만 당초 국제사회가 우려했던 것보다는 제한적 수준이라는 평가다. 일각에서는 오랜 앙숙인 이스라엘·팔레스타인의 무력 충돌이 방아쇠가 돼 중동 각국의 참전이 이어지면 제5차 중동전쟁이 벌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 바 있다.

요르단 암만에서 가자지구 팔레스타인 지지 시위에서 시위대가 현수막과 깃발을 들고 있는 모습. [출처=연합뉴스]
요르단 암만에서 가자지구 팔레스타인 지지 시위에서 시위대가 현수막과 깃발을 들고 있는 모습. [출처=연합뉴스]

전쟁 초기 여론 조성이 전선 설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양국의 갈등이 유대인(이스라엘)·팔레스타인인(팔레스타인) 등 민족 갈등으로 정의되면서 파급력이 보다 큰 종교전쟁으로 비화될 가능성이 선제적으로 차단됐다. 이스라엘이 신봉하는 유대교는 아브라함 계통의 종교로 서방국가들의 주류 종교인 기독교, 카톨릭과 뿌리를 같이 한다. 유대교와 이슬람교의 대립으로 비춰지고 전황이 악화될 경우 다른 국가들의 참전이 불가피할 수 있었다는 이야기다.

팔레스타인은 이슬람교 세력권에 속해 있다는 점도 다른 국가의 참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소였다.

민족 갈등으로 여론이 조성되면서 개전 초기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을 각각 지지하는 시위대의 구호 역시 제한적이 됐다. 친팔레스타인 시위대가 기독교 국가들에 대한 전면전을 부르짖고 친이스라엘 시위대가 이슬람 국가에 보복하자며 맞불을 놨을 경우 각 종교세력에 속해있는 국가들의 참전론에 불이 붙을 소지가 있었다. 

우려는 기우로 끝났다. 친팔레스타인 시위대가 외치는 구호에는 이스라엘, 유대인에 대한 비판만 담겼다. 드물게 미국에 비난의 화살을 돌리는 의견이 있었지만 확전에 미치는 영향은 미비했다.

중동국가 각국의 행보도 제한적 전쟁에 영향을 미쳤다. 유력한 참전 후보국이었던 이란은 예상과 달리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미국의 제재로 인해 경제위기가 심화된 상황에서 히잡 착용을 둘러쌓인 시위도 벌어져 내부 갈등 봉합이 시급했던 영향으로 풀이된다.

중동의 맹주인 사우디아라비아도 영향력을 발휘했다. 실권자인 빈 살만 왕세자가 팔레스타인의 손을 들어주는 한편 인도주의적으로는 전쟁에 반대한다는 입장도 분명히 했다. 이번 전쟁이 확전이 되지 않도록 균형 외교를 펼친 셈이다.

서방세계의 움직임도 마찬가지였다. 확전보다는 인도주의적 조치가 필요한 점을 강조했다. 간혹 참전을 주장하는 의견도 제기됐지만 친이스라엘 표방을 위한 행보의 일환으로 인식됐다.

시위대가 가자에서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가 인질로 잡고 있는 사람들의 사진을 들고 있는 모습. [출처=연합뉴스]
시위대가 가자에서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가 인질로 잡고 있는 사람들의 사진을 들고 있는 모습. [출처=연합뉴스]

확전 위기를 넘어선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의 변곡점은 인질 협상이 될 전망이다. 이스라엘은 자국인 및 외국인 인질을 확보해야 하는 상황에 놓여있고 하마스는 협상국면으로 이끌어 수세에서 잠시나마 벗어나야 한다는 점에서 타결은 시간문제일 것으로 보인다. 미국, 카타르, 이집트가 물심양면 협상의 타결을 위해 노력하는 점도 기대감을 높이는 요소다.

실제 세부적인 조건 외 대략적인 틀에서 이스라엘과 하마스는 인질석방의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 내 알시파병원이 하마스의 근거지라며 지상전을 강행했지만 현재까지 별다른 증거를 찾지 못한 점도 협상 국면으로 이끌 요인이다. 국제사회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지상전을 벌여 역풍을 받을 수 있지만 인질석방이 이뤄질 경우 조금은 무마될 수 있다.

[위키리크스한국=강정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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