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 2022년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2년 만에 처음으로 서방 국가 언론과 인터뷰를 실시했다. 푸틴 대통령은 "협상을 통해 우크라이나 분쟁 해결을 원한다"며 "조만간 우크라이나와 합의에 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9일(한국시간) 터커 칼슨 전 폭스뉴스 앵커와의 인터뷰에서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와 협상을 결코 거부하지 않았다"면서 "대신 러시아는 외교 채널을 통해 미국에게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공급 중단을 전제 조건 차원에서 요구했다"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전쟁의 원인을 '나토'에게 돌렸다. 푸틴 대통령은 "북대서양기구가 2008년 우크라이나에 문을 열었고, 우린 이에 동의할 수 없었다"면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패배하는 것은 지금 상황에선 사실상 불가능한 일"이라고 단언했다.
서방 국가가 푸틴을 인터뷰한 사례는 지난 2021년 미국 경제전문 방송 CNBC 인터뷰 이후 처음이다. 푸틴을 인터뷰한 터커 칼슨은 미국 보수 매체 폭스뉴스의 간판 앵커이자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절친인 인물로 알려졌다.
그는 인터뷰 내용을 공개하기 전인 지난 6일 SNS를 통해 "푸틴 대통령과 인터뷰를 위해 러시아에 왔다"면서 "이런 인터뷰는 분명 위험이 따른다. 그래서 수개월간 신중하게 검토했다. 우린 기자이고 사람들에게 알리는 것이 임무다. 이것이 우리가 하는 일"이라는 글을 남겼다.
칼슨은 "전 세계를 재편하고 있는 전쟁이 시작된 지 2년이 지났지만 대부분의 미국인은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조차 전혀 모르고 있다. 하지만 그 사이 상당한 비용이 지불되고 있고, 전쟁으로 수십만 명이 죽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 전쟁 후 미국 언론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 등 우크라이나 측과 접촉하면서 미국이 전쟁에 더 깊이 관여해야 한다는 그의 요구를 널리 알리는 데 집중했다"면서 "그건 저널리즘이 아니다. 조 바이든 행정부는 푸틴 대통령 인터뷰를 무산시키기 위해 개입했으나 결국 모스크바에 도착했다"고 강조했다.
[위키리크스한국=박영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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