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건설 신사업] “시공부터 운영까지”…주요 건설사, 데이터센터 ‘완성형 패키지’ 눈독
[K-건설 신사업] “시공부터 운영까지”…주요 건설사, 데이터센터 ‘완성형 패키지’ 눈독
  • 안준용 기자
  • 승인 2024.02.16 09:31
  • 수정 2024.02.16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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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통신기업 주도 데이터센터, 이제는 건설사들이 전체 시스템 구축
GS건설·DL이앤씨, 데이터센터 디벨로퍼로서 사업 밸류체인 참여 강조
삼성물산·SK에코플랜트, 포항·해남 등 국가산단 데이터센터 사업 참여
포항 블루배리 국가산단 데이터센터 조감도. [자료=SK에코플랜트]

국가산업단지와 전산설비 시설 증가로 인해 국내 대형 건설사들이 데이터센터 건설 사업에 적극 나서는 분위기다. ‘주택시장 빙하기’라 불리는 지금의 시기에 데이터센터는 건설사들의 새로운 ‘먹거리 아이템’으로 떠올라서다.

데이터 센터는 애플리케이션과 서비스를 구축하고, 이러한 서비스와 연관된 데이터를 저장 및 관리하기 위한 IT 인프라를 보관하는 건물 또는 시설을 일컫는다.

최근 데이터센터는 한 회사만 사용할 수 있도록 기존 IT 인프라를 보관하는 사적으로 소유되고 엄격하게 통제되는 온프레미스 시설에서, 여러 회사 또는 고객이 공동으로 사용하도록 가상화된 IT 인프라를 보관하는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업체가 소유한 원격 시설 또는 시설들의 네트워크로 진화하는 추세다.

한국데이터센터연합회에 따르면 2022년 기준 전국의 데이터센터는 187곳으로, 수도권에 절반 이상인 105곳이 몰려있는 상황이다.

과거 데이터센터 개발은 KT, LG 유플러스, SK텔레콤의 자회사 SK브로드밴드 등의 이동통신 국내 3사가 주도했지만 현재는 데이터센터 시장이 더 성장하면서 GS건설, 삼성물산, DL이앤씨, SK에코플랜트 등 건설사들도 데이터센터 시장에 뛰어드는 모습이다.

GS건설의 에포크 안양 센터

허윤홍 GS건설 대표가 지난달 24일 ‘에포크 안양 센터’ 준공식에서 기념사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GS건설]

우선, 투자부터 운영까지 모든 단계를 담당하게 될 GS건설은 안양에 지난 10년 간의 노하우를 집결시켰다. ‘에포크 안양 센터’는 지하 3층~지상 9층 총 40MW 용량 규모의 시설로 약 10만대 이상의 서버를 갖춘 하이퍼스케일 데이터 센터다.

네이버 데이터센터 각 춘천, 하나금융그룹 IDC를 포함해 총 10건의 데이터센터 시공 실적을 보유한 GS건설은 10년전부터 데이터센터 사업에 공을 들여왔다. 데이터센터 시장성에 관심을 갖고 기존의 다수 시공실적을 바탕으로 투자, 임대, 운영에 이르는 데이터센터 전체 밸류체인을 신사업 비즈니스 모델로 삼아 성장시켜왔다는 것이 GS건설 측의 설명이다.

GS건설 관계자는 “데이터센터는 서버 설비의 최적운영환경을 유지하기 위해 항온항습기와 여러 전산설비가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데, 에포크 안양 센터는 GS건설의 다수 데이터센터 시공 노하우와 건설 기술력을 통해 안전사고 없이 준공했다”고 덧붙였다.

안양 호계동 에포크 안양 센터. [사진=GS건설]

GS건설은 에포크 안양 센터를 통해 시공을 넘어 개발과 운영까지 직접 관여해 사업을 확장하겠다는 목표를 세운 상태다.

국내 건설사 중에서는 처음으로 디벨로퍼로서 데이터센터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지난 2021년 데이터센터 영업과 운영서비스를 담당하는 ‘디씨브릿지’를 자회사로 설립했다. 디씨브릿지는 이안양 센터의 운영에 일부 참여한다. 또한 같은 해 설립한 자회사 지베스코자산운용이 본 사업의 기획, 투자 운용 및 사업 관리를 수행한다.

안양 센터는 3km거리에 있는 두개의 변전소로부터 전력을 공급받으며, 하나의 변전소가 문제가 생길 경우 다른 곳에서 전력을 수급받을 수 있다. 

허윤홍 GS건설 대표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국내 데이터센터 시장도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GS건설은 데이터센터 전체 밸류체인에서 전문성을 갖추고 AI와 데이터 시대에 부응하고자 지속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주)DL의 가산동 데이터센터

서울 가산동 데이터센터 조감도. [자료=DL이앤씨]

㈜DL은 올해 새롭게 데이터센터 사업에 뛰어들었다. 대림은 지난 2021년 호주 회사와 합작법인을 설립하고 데이터센터 개발사업을 추진해왔다.

지난 1월 착공한 가산동 데이터센터는 서울 금천구에 지하 1층~지상 8층 규모의 데이터센터를 조성하는 프로젝트로, 2025년 준공 및 서비스 개시가 목표다. 대림이 사업 기획부터 부지 선정 및 매입, 인허가, 자금 조달 등 개발 사업 전반을 주도했다.

DL그룹 관계자는 “대림의 첫 데이터센터는 고성능 컴퓨팅 구현에 적합한 설계를 기반으로 업계 최고 수준의 표준에 따라 구축될 예정”이라면서 “무엇보다 서울 내 가산디지털국가산업단지에 자리잡고 있어 접근성과 효율성, 사업성 측면에서 핵심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업 파트너인 호주 DCI는 세계적인 자산운용사인 브룩필드가 전액 출자한 회사다. 데이터센터 시설 구축 및 운영에 전문성을 보유하고 있으며 향후 가산 데이터센터 운영도 담당할 예정이다. 

대림은 이번 사업을 초석으로 다양한 국내외 파트너사와 함께 데이터센터 디벨로퍼 사업을 적극 확장할 계획이다. 룹 관계자는 “전 산업에 걸쳐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되면서 데이터센터 사업은 꾸준히 수요가 증가하고 있고 장기적인 임대차 계약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면서 “주거, 오피스, 리테일, 물류 등 다양한 부동산 개발 영역에서 축적해온 폭넓은 경험을 살려 데이터센터 디벨로퍼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 데이터 센터 핵심 기술 확보

삼성물산 관계자가 데이터센터 서버를 교체하고 있다. [사진=삼성물산]

삼성물산 건설부문(이하 삼성물산)은 데이터센터에 필수적인 차세대 핵심 인프라 기술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삼성물산은 국내 냉각기술 전문기업인 데이터빈과 협업해 데이터센터의 핵심 인프라 설비인 차세대 냉각시스템을 자체 개발해 상용화에 나선다.

이번에 개발한 냉각시스템은 전기가 통하지 않는 비전도성 액체에 서버를 직점 담가 열을 식히는 액침냉각 방식이다. 공기나 물을 사용하는 기존의 냉각 방식 대비 높은 효율은 물론 전력소비가 낮아 차세대 열관리 방식으로 주목받고 있다.

삼성물산에 따르면 지금까지는 미국이나 스페인 등이 글로벌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데 국내 업체가 핵심 기술을 확보했다는데 의의를 뒀다.삼성물산 관계자는 “무엇보다 이번 기술 확보를 통해 설계에서 시공, 장비공급, 핵심인프라에 이르기까지 데이터센터 일괄 구축이 가능해지면서 품질과 안정성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게 됐고 더불어 비용과 공기를 크게 낮출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준호 데이터센터 팀장은 “전문기업과의 상생협력을 통해 데이터센터 핵심 인프라 기술을 개발한 것에 의미가 있다”면서 “향후 데이터센터의 에너지 효율 개선 및 탄소배출량 감축에 기여할 수 있는 관련 기술 개발에 힘 쓸 것”이라고 강조했다.

삼성물산은 다수의 데이터센터 시공 경험을 바탕으로 향후에도 단순 시공을 넘어 개발과 운영 등 밸류체인 전 과정에 참여해 시장 주도권을 확고히 해나갈 계획을 밝혔다.

국가산단에도 필요한 데이터센터

‘솔라시도 스마트시티’ 조감도. [사진=보성산업]

이밖에도 삼성물산은 국가에서 추진하는 데이터센터 조성에도 참여한다.

지난해 8월 삼성물산은 전남 해남 ‘솔라시도 홍보관’에서 전라남도, 해남군, 한국전력공사, 전남개발공사, LG CNS, NH투자증권, 보성산업(한양), ㈜TGK, 코리아DRD, 데우스시스템즈과 함께 솔라시도에 데이터센터 파크 조성사업 추진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한 바 있다.

삼성물산 등 투자기업들은 해남군 솔라시도에 데이터센터 집적화 단지를 조성하고 40MW 규모의 데이터센터 25동을 2037년까지 단계적으로 유치할 계획이다.

2027년까지 부지와 도로를 조성하고, 첫 5동 투자 유치가 이뤄지고 나서 데이터 센터 구축이 본격화한다.

SK에코플랜트가 지난해 9월 ‘육양국 연계 글로벌 데이터센터 캠퍼스’ 조성을 위한 투자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사진=SK에코플랜트]

SK에코플랜트도 포항 블루배리 산업단지에 데이터센터를 조성한다.

SK에코플랜트와 DCT텔레콤, KB자산운용은 경상북도 포항에 위치한 포항 블루밸리 산업단지 내에 약 1조5000억원을 투자해 총 120MW 규모의 글로벌 데이터센터 캠퍼스 및 이와 연계한 국제 해저 광케이블, 신규 육양국을 조성하게 된다. 육양국은 국가 간 연결된 해저 광케이블을 지상 통신망과 연결해주는 중간기지 역할을 하는 시설이다.

데이터센터 캠퍼스 EPC(설계·구매·시공), 부지확보, 인허가 취득, 운영사 합작법인 설립 등에 참여하는 SK에코플랜트는 데이터센터 디벨로퍼에서 나아가 디지털 인프라 디벨로퍼로 영역을 넓힌다는 방침이다.

SK에코플랜트 관계자는 “수도권이나 부산이 아닌 경상북도 포항 지역에 대규모 데이터센터 캠퍼스 조성을 추진한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매우 크다”면서 “정부와 산업통상자원부가 전력수급 불균형 해소와 분산에너지 활성화의 일환으로 시행중인 ‘데이터센터 지방 분산 지원 정책’의 첫 민·관·공 협력사례”라고 강조했다.

지난 2020년 데이터센터 전담 조직을 신설하고 사업을 적극적으로 전개하고 있는 SK에코플랜트는 그동안 쌓아온 데이터센터 디벨로퍼 경험을 바탕으로 캠퍼스, 모듈러 등 다양한 형태의 데이터센터 상품을 개발 중이다.

박경일 SK에코플랜트 사장은 “지난해 연료전지 국내 1위 사업자로서 분산에너지 활성화 기여는 물론 데이터센터 디벨로퍼 역량을 총동원해 정부 기조에 적극 동참하고자 한다”면서 “포항 데이터센터 캠퍼스가 국내를 넘어 세계적인 디지털 인프라 모델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포항 블루밸리 국가산단 조감도. [자료=포항시]

데이터센터가 약 200개에 육박하는 가운데 ‘전기먹는 하마’라는 오명을 받고있기도 하다. 이에 한국전력(한전)은 지난해 12월 데이터센터 전기사용신청 급증에 대한 사회적 염려와, 데이터센터 전력수요의 과다 산정 우려를 사전에 인지해 ‘데이터센터 전기공급실태 특별감사’를 실시했다.

한전은 감사 결과를 바탕으로 산업통상자원부에 ‘데이터센터 설립 권장지구’ 지정 등을 건의하기도 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정부도 데이터센터 지역 분산 건설을 위해 지자체, 관계기관 등과 지원 TF 구성을 통해 행정지원 및 전력공급 등을 포함한 맞춤형 정책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위키리크스한국=안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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