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건설사 4곳 중 3곳은 현재 금리 수준의 이자 비용을 감당할 수 있는 영업이익을 내기 어려운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이 ‘매출 500대 건설기업 자금 사정 조사’를 진행해 국내 건설사 102곳으로 답변을 받은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19일 밝혔다.
조사에 따르면 기업 10곳 중 4곳은 현재 자금 사정이 어렵다고 답했고, 2곳은 양호하다고, 나머지 4곳은 평년과 비슷하다고 답했다.
올해 하반기 자금 사정을 묻는 질문에는 10곳 중 3곳이 더 나빠질 것이라고 답했고, 1곳만이 더 나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나머지는 현재와 비슷할 것이라고 답했다.
건설사들은 원자재 가격과 인건비 상승(31%)과 높은 차입 금리(25%), 신규 계약 축소(17%)를 자금 사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주요인으로 꼽았다.
특히 대다수 건설사들은 현재 기준금리(3.5%)가 이자 비용을 부담하기 어려운 수준이라고 밝혔다. ‘현재 기준금리 수준이 영업이익으로 이자 비용을 감당할 수 있는 임계치를 넘었다’는 응답이 76%로 4곳 중 3곳에 달했다. 반면 ‘여유가 있다’는 답변 18%에 그쳤다.
건설사 10곳 중 7곳은 자금을 ‘금융기관 차입’으로 조달했다. 또 75%는 자금조달 시 ‘높은 대출금리 및 각종 수수료’가 최대 애로 사항이라고 답했다.
올 연말 우리나라 기준금리 전망에 대해서는 건설사 46%가 현재보다 내려간다고 예상했다. 반면 32%는 동결, 16%는 더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올 하반기 자금 수요에 대해서는 건설사 3곳 중 2곳이 현재와 비슷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26%는 자금 수요가 늘어난다고, 8%는 줄어든다고 예상했다.
자금이 필요하다고 예상하는 부문으로 건설사 32%는 ‘협력업체 공사대금 지급’을, 18%는 선투자 사업 추진, 17%는 원자재‧장비 구입, 15%는 차입금 및 이자 상환을 꼽았다.
건설사가 안정적인 자금관리를 할 수 있도록 하는데 필요한 정책과제에 대해서 건설사 39%는 ‘금리 부담 및 수수료 수준 완화’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공급망 관리를 통한 원자재 가격 안정화, 부동산 시장 연착륙을 위한 규제 완화를 꼽은 기업도 각각 17%에 달했다.
이상호 한경협 경제산업본부장은 “고물가·고금리 장기화, 부동산 경기 침체 등 복합 요인으로 건설기업의 금융비용 부담이 커지면서 자금 사정이 악화하고 있다”며 “금리‧수수료 부담 완화와 원자재 가격 안정화, 준공기한 연장 같은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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