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고적 주주제안·사외이사 선임건 부결로 승패 굳혀
다올투자증권 주주총회에서 최대주주인 이병철 회장이 승자가 됐다. 2대주주 김기수 프레스토투자자문 대표가 제안한 안건들이 충분한 동의를 얻지 못하면서 주총에서 부결된 영향이다.
다올투자증권은 15일 여의도 이룸센터 누리홀에서 제44기 정기 주주총회를 열었다. 이날 주총장에는 2대주주 김기수 프레스토투자자문 대표 측 대리인과 황준호 다올투자증권 대표이사 사장,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된 강형구 한양대학교 파이낸스 경영학과 교수 등이 참석했다.
김기수 대표의 주주제안 통과 여부가 최대 관심사였다. 지난해 말 기준 김 대표와 특수관계인(최순자, 순수에셋)의 지분은 14.35%로 이병철 회장(특수관계인 포함 25.19%)에 이은 2대 주주다. 지난해 지분 보유 목적을 경영권 영향으로 변경하면서 다올투자증권에 날을 세우면서 경영권 분쟁이 일어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됐다. 양측의 지분 차이가 10.84%포인트에 불과하다는 점이 우려를 부추겼다.
이날 김 대표의 안건은 부결 또는 자동폐기됐다. 김 대표는 △권고적 주주제안 신설의 건 △주주총회 보수심의 신설의 건 △이사의 수 및 임기 변경의 건 △차등적 현금 배당의 건 △임원퇴직금 지급규정 일부 변경의 건 △유상증자에 따른 자본금 확충의 건 △자회사 매각에 대한 주총 보고 등 총 12건에 달하는 주주제안을 건의했다. 권고적 주주제안이 26%의 찬성률을 얻는 데 그쳤다. 유상증자에 따른 자본금 확충, 자회사 매각에 대한 주총 보고가 상법에 따라 자동 폐기됐다.
김 대표가 제안한 강형구 한양대학교 파이낸스 경영학과 교수의 사외이사 선임건도 불발됐다.
김 대표의 제안에 소액주주들이 찬성할 명분이 부족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유상증자에 따른 자본금 확충 건이 대표적이다. 유상증자가 시행될 경우 주가가 떨어질 수 있어 소액주주들의 지분 가치가 감소할 수 있다. 김 대표가 소액주주 표심 잡기에 나섰지만 역부족인 이유로 지목된다. 김 대표는 다올 밸류업 홈페이지를 개설하고 비사이드를 통해 소액주주의 의결권 위임을 촉구했다.
주주총회에는 77.4%의 주주가 위임 및 현장 출석 또는 전자투표로 의결권을 행사했다.
SK증권, 케이프투자증권, 중원미디어의 지원설은 사실상 사실로 굳어졌다. 이날 주총 시작을 앞두고 SK증권(4.7%), 케이프투자증권(4.7%), 중원미디어(4.8%)가 다올투자증권에 의결권을 위임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다올투자증권 관계자는 “이번 주총에서 2대주주의 주주제안 안건이 다수 상정되며 관심을 모았지만 2대주주의 주주제안을 살펴보면 다른 행동주의펀드와 달랐다”며 “소액주주의 이익 또는 회사의 가치보다는 경영참여 확대를 위한 2대주주의 개인적 목적과 연관성이 높다는 의견이 많았다”고 말했다.
[위키리크스한국=강정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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