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동의 영국·호주 ‘미지근’…美·日 회담 의제 될 듯
미국의 중국 견제가 한창인 가운데 일본의 오커스(AUKUS, 미국·영국·호주 3국 안보동맹) 가입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기존 회원국인 미국, 영국, 호주가 관련 대화에 착수했다는 언론 보도가 나왔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7일(현지시간) 관련 사정에 밝은 소식통을 인용해 3개국 국방장관이 오는 8일 오커스의 양대 축인 필러(pillar) 1과 2 가운데 필러 2 확장과 관련된 대화 개시를 선언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필러 2는 3개국이 해저, 양자 기술, 인공지능(AI)과 자율무기, 사이버, 극초음속과 대(對)극초음속, 전자전, 국방 혁신, 정보 공유 등 8개 핵심 방위기술을 공동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여기에 일본을 새 회원국으로 받아들이는 방안을 논의하겠다는 이야기다.
3개국은 필러 1에 대해서는 참여국 확대를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필러 1은 재래식 무기를 탑재한 핵추진잠수함을 호주에 제공하는 것이다.
파이낸셜타임즈는 "오커스가 외연 확대와 관련한 협의를 개시한다고 선언하는 건 일부 미 당국자가 일본을 오커스에 정식 가입시킬 것을 요구한 이후 나온 동맹국 간의 타협안 성격을 지닌다"고 설명했다.
오커스 내부에선 2021년 출범 당시부터 다른 동맹국을 필러 2에 가입시키자는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후보군은 일본이었다.
람 이매뉴얼 주일 미국대사는 최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실은 기고문에서 "(일본이) 곧 필러 2에 첫 번째로 추가되는 파트너가 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다만 3개국 사이에 확실한 동의는 이뤄지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이매뉴얼 대사의 기고 이후 3개국과 일본 등에서 논란이 커졌다.
중국의 태평양 진출을 억제하기 위해 일본의 오커스 가입을 주장해 온 미국과 달리 영국과 호주는 상대적으로 소극적이라서다. 당장 기존 회원국 3개국 간 협력 과정에서도 여러 복잡한 문제가 있는 상황에서 새 회원국을 받아들이는 건 적절하지 않다는 것이다, 일본이 민감한 정보를 보호하기에 충분한 정보보안 체계를 갖췄다고 보기 힘들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일본 정부 일각에서도 3개국의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가입을 강력히 추진하기는 부담스럽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즈는 짚었다.
이와 관련해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지난 5일 진행한 내외신 인터뷰에서는 "현시점에서 일본이 오커스와 직접 협력하는 것에 대해서는 정해진 것이 없다"면서도 "미국, 영국, 호주와 계속 협력을 강화해 나가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기시다 총리는 오는 8일부터 14일까지 미국을 국빈 방문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진행할 예정이다.
[위키리크스한국=강정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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