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성 백제' 비밀 풀리나...하남 감일동서 최고위층 석실분 50기 쏟아져
'한성 백제' 비밀 풀리나...하남 감일동서 최고위층 석실분 50기 쏟아져
  • 윤 광원
  • 기사승인
  • 최종수정 2018.04.22 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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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남 감일동에서 나온 백제 횡혈식 석실분. [사진=연합뉴스]

경기도 하남시 감일동에서 '한성 백제' 당시의 최고위층이 묻힌 석실묘 50여 기가 한꺼번에 쏟아져 나왔다.

한성 도읍기 백제 왕성이 확실시되는 서울 풍납토성(사적 제11호)과 약 4㎞ 떨어진 곳이다.

22일 하남시에 따르면 고려문화재연구원(이사장 김병모)이 지난 2015년 11월부터 진행 중인 '하남 감일 공공주택지구' 조성사업부지에서 4세기 중반∼5세기 초반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횡혈식 석실분(橫穴式石室墳·굴식 돌방무덤) 50기가 발견됐다.

서울 인근에서 이처럼 많은 백제 석실분이 나온 것은 처음이다.

한성 도읍기 백제 왕릉급 무덤으로 추정되는 서울 송파구 석촌동과 가락동, 그리고 방이동 일대 고분군이 도시 개발로 대부분 파괴된 상황에서 당시 백제의 실체를 보여주는 중요한 유적으로 평가된다.

감일동 횡혈식 석실분은 경사면에 땅을 파서 직사각형 묘 광(墓壙·무덤 구덩이)을 만들고, 바닥을 다진 뒤 길쭉하고 평평한 돌을 차곡차곡 쌓아 올린 구조다.

크기는 묘 광이 세로 330∼670㎝, 가로 230∼420㎝이고, 석실은 세로 240∼300㎝, 세로 170∼220㎝다. 높이는 180㎝ 내외로 무덤 간 거리는 약 10∼20m다.

문재범 하남역사박물관장은 "시신과 부장품을 안치했다가 시간이 흐른 뒤 안쪽으로 밀어 넣고 또다시 장례를 치른 것 같다"고 말했다.

풍납토성에서 나오는 토기와 매우 흡사한 직구광견호(直口廣肩壺·아가리가 곧고 어깨가 넓은 항아리)를 비롯해 중국에서 제작된 청자 계수호(鷄首壺·닭 머리가 달린 항아리)와 부뚜막 형 토기 2점이 출토됐다.

국내에서 청자 계수호가 발굴되기는 최초이며 사각뿔에 동그란 구멍을 뚫은 것 같은 부뚜막 형 토기도 처음 출토됐다.

청자는 당시 중국에서만 만들 수 있었고, 부뚜막 형 토기를 무덤에 묻는 풍습도 중국에 있었으므로 당시 백제가 중국과 활발하게 교류했음을 알려주는 증거가 될 수 있다.

문 관장은 "유네스코 세계유산인 '백제 역사유적지구는 백제가 웅진과 사비를 도읍으로 삼았을 때 유적을 아우르는데, 세계유산을 한성도읍기 백제 유적으로 확장 등재한다면 감일동 고분군도 포함해야 한다"고 말했다.

[위키리크스한국=윤광원 기자]

 

gwyoun171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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